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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二十回 秦淮河畔(진회하반)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혈검단심(血劍丹心)

第二十回 秦淮河畔(진회하반)

알타쵸 2016. 8. 16. 21:28

第二十回 秦淮河畔 (진회 강가에서)

 




盂雄躬身答應,緩緩退了出來。

맹웅이 허리를 굽히며 대답하고 천천히 물러갔다. 

修羅王重又恢復笑容,立起身來道:“走吧,老夫久不涉足風月,倒覺興致極濃呢。”

수라왕은 또 다시 웃은 낯으로 일어서며 말했다.

"가자. 노부는 절경을 못 본지 오래되어 흥취가 아주 크게 이는구나." 

杜君平微微一笑,起身隨在他身後,緩步向秦淮河行去。

두군평이 미소를 띠며 일어서더니 그의 뒤를 따라서 진회하(秦淮河)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華燈初上,正是秦淮河上游人極多之時,二人信步街頭,一路緩緩行走,只見河上一片笙歌,盡是遊艇畫舫,修羅王原無相識的船隻,一時尚無法決定上哪一條好,在河畔踱了一會,一個青衣小帽,堂倌打扮的漢子,見二人衣著鮮明,氣度不凡,知是好戶頭,迎上前來賠笑道:“老爺子可是來游河的?”

휘황찬란한 등불이 밝혀진 초저녁은 진회하를 유람하는 사람이 극히 많을 때였다. 두 사람은 발가는 대로 거리를 천천히 걸었다. 강 위에서는 노랫소리와 화려하게 장식한 유람선이 가득했다. 수라왕은 아는 배가 없어 어느 배로 올라야 좋을지 한 순간 결정할 수 없어 강변을 거닐고 있는데 한 명의 평범한 옷을 입은 당관(堂倌:점원, 심부름꾼)차림의 사내가 두 사람의 옷차림이 눈에 띄게 비범해보여 돈이 많은 것을 알고 맞이하여 앞으로 나와서 웃는 낯으로 말했다.

"나으리께서는 강을 유람하러 오셨습니까?"

修羅王點點頭,堂倌又問道:“可有相識的船娘?”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니 당관이 또 물었다.

"알고계시는 선랑(船娘​)이 있는지요?" 

修羅王搖頭道:“老夫初來金陵,哪來相識的船娘?”

수라왕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노부는 금릉에 처음 왔는데 아는 선랑이 어디 있겠는가?" 

堂倌笑道:“小的可為老爺子做嚮導,包你老滿意。”

당관이 웃으며 말했다.

"소인이 나으리를 위해 안내하겠습니다. 나으리께서 만족하실 것을 보장합니다." 

修羅王微微一笑道:“老夫要河上最有身價的歌妓,千金在所不惜。” 

수라왕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

"노부는 강에서 최고의 몸값을 가진 가기(歌妓​)를 원하네. 천금(千金​)도 아깝지 않다네." 

堂倌知遇闊佬,心中大喜,急道:“那面飛鳳號上的秦姑娘,乃是河上拔尖兒的姑娘,棋琴書畫無一不通,老爺子如若有興,小的帶路。”

당관은 부자를 알아봤다는 것에 속으로 크게 기뻐하며 급히 말했다.

"이쪽 비봉호(飛鳳號​)의 진낭자는 강에서 제일 뛰어난 낭자입니다. 바둑(棋​), 금(琴​), 서(書​), 화(畫​) 통달하지 않은 것이 없습죠. 나으리께서 만약 흥미가 있으시다면 소인이 길을 안내하겠습니다."  

修羅王揮揮手道:“帶路。”

수라왕이 손을 휘두르며 말했다.

"안내하게." 

他身為島主,舉動之間自有一副頤指氣使之慨。

그는 도주의 신분이었기에 행동하는 가운데 은근히 사람을 부리는 모습이 배어났다.

堂倌卻是識貨,越是這樣,越是認定遇上了財神,這般混混兒,專門在河上拉客,如能拉到好的客戶船上姑娘也許一次就能賞給十兩八兩的。

당관은 사람 볼 줄 알았다. 이런 모습을 볼소록 더욱 재신(財神​)을 만났다고 믿게되었다. 이렇게 전문적으로 손님을 끄는 사람들은 배 위의 낭자와 거래를 터놓고 좋은 손님을 끌어오면 많은 돈을 받을 수도 있었다.

修羅王與杜君平隨著他行至一座拱橋畔,果見船邊停了一艘極其豪華的遊艇,堂倌上去打了個招呼,隨有一個青衣小帽的人行了出來,對二人打量了一眼,賠著笑臉道:“二位老爺請上來吧!”

수라왕과 두군평은 그를 따라 무지개 다리 가에 이르렀다. 과연 멈추어 서 있는 배 중에서 한 척의 화려한 유람선이 보였다.당관이 올라가 두드리며 부르자 곧 한 명의 청의를 입은 하인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나와서 두 사람을 훑어보더니 웃음띤 얼굴로 말했다.

"두 분 나으리는 올라오시지요!" 

二人行至艙內,只見裡面金壁輝煌,打整得一塵不染,甚是潔淨,堂倌在旁替二人吹噓道:“這個員外與公子,乃是京城來的,因慕金鳳姑娘的色藝,特命小的嚮導。”

두 사람이 선창 안에 이르자 안이 금색 벽면이 휘황찬란하고 먼지 하나 없이 깨끗이 정돈되어 있어 매우 정결해 보였다. 당관이 두 사람을 추켜세우며 말했다.

"이 나으리와 공자는 경성에서 오셨는데 금봉(金鳳​)낭자의 미모와 기예를 흠모하여 특별히 소인에게 안내를 부탁하셨소." 

青衣家人一面張羅茶水,一面入內通報,催促姑娘出來見客。

청의하인은 찻물을 준비하는 한편 안으로 들어가 통보를 하며 낭자가 손님 맞으러 나오기를 재촉했다. 

修羅王與杜君平醉翁之意不在酒,徑自坐下,舉目四壁一看,只見壁上刻有一副描金對聯,僅只八個字,寫的是“才兼文武,色藝雙絕。 ”下款大書:“河間杜飛卿書。” 字跡蒼勁,入木三分,杜君平見後心頭咚地一跳,倏地立起身來。

수라왕과 두군평은 본심은 딴 데있어 자리에 앉자 눈을 들어 사방의 벽을 둘러보았다. 벽에는 한 폭의 금색으로 새겨진 대련(對聯​)이 있었는데 "재겸문무(才兼文武​), 색예쌍절(色藝雙絕​)"이라고 단지 여덟 자가 씌어져 있고 "하간의 두비경이 쓰다"라고 서명이 크게 적혀 있었다. 필체가 고아하면서 굳세고 삼 푼 깊이로 나무에 새겨져있었다. 두군평이 보더니 가슴이 쿵, 하고 뛰어 벌떡 일어섰다. 

修羅王微微搖頭,示意他不要激動,杜君平只得重又坐下,但聽一陣環佩叮噹,出來了一位年約雙十,眉目如畫的紅衣姑娘,對著杜君平抿嘴一笑,又對修羅王福了福道:“小女子金鳳,累二位貴客久候了。”

수라왕이 미미하게 고개를 저으며 그에게 격동하지 말라고 눈짓하자 두군평은 부득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몸에 찬 고리가 댕그랑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약 이십 세로 보이는 그린듯한 용모의 홍의낭자가 걸어나왔다. 두군평을 향해 입을 약간 오므리며 웃더니 수라왕에게 두 손을 모으고 절하며 말했다.

"소녀가 금봉이옵니다. 두 분의 귀한 손님을 오래 기다리게 했습니다."

修羅王擺手道:“姑娘請坐,老夫本就沒事,多坐一會又何妨。”

수라왕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낭자, 앉으시오. 노부는 본디 일이 없으니 오래 기다려도 괜찮소." 

見領來的堂倌仍候在那裡,隨取出一錠銀子遞給他道:“多謝你了,這個拿去喝酒吧!”

안내해온 당관이 여전히 그곳에서 기다리는 것을 보고 한 덩어리의 은자를 건네주며 말했다.

"고맙네. 이것으로 가서 술이나 한 잔하게!"  

堂倌打扮的漢子,見那錠銀子足有十來兩重,不禁心花怒放,接過打了一個扦道:“謝老爺賞。”徑自下船去了。

당관차림의 사내는 그 은자가 족히 열냥은 되어보여 기뻐 어쩔줄 모르더니 넙죽 받아들며 말했다.

"나으리 고맙습니다." 

그 길로 배를 내려갔다. 

金鳳一面吩咐將船搖至河面,一面吩咐備酒。跟著又喚出一個青衣使女,重新為二人泡上香茗。杜君平冷眼旁觀,只覺這金鳳高華絕俗,舉止大方,毫無一點風塵女子的習性,心中大感驚異。

금봉은 강에 배를 띄우라고 분부하는 한편 술을 준비시켰다. 곧이어 한 명의 청의시녀를 불러내더니 두 사람에게 새로 향기로운 차를 우려내도록 했다. 두군평은 차가운 눈으로 옆에서 지켜보다가 금봉이 몹시 화려하면서도 속되지 않으며 행동거지가 시원시원하여 추호도 세속의 여자와 같은 습성이 없어 속으로 크게 놀랐다. 

修羅王究竟是老江湖了,並不急於查問金鳳來歷,直等她張羅完畢,方始開言道:“此艇除了姑娘外,尚有何人?”

수라왕은 어쨌든 노강호인이라 결코 성급하게 금봉의 내력을 캐묻지 않고 그녀가 접대를 끝내기를 기다렸다가 비로소 입을 열었다.

"이 배에 낭자 외에 어떤 사람이 있소?"  

金鳳笑了笑道:“普通一般的艇上,總有三二個搭班的姑娘,只有我這飛鳳艇,乃是小女子自購,是以只得我一人。”

금봉이 웃으며 말했다.

"보통 일반적인 배에는 총 두세 반(班​)의 기녀들이 있지요. 다만 저의 비봉정(飛鳳艇)은 원래 소녀가 사들인 것이라 저 한 명이 있을 뿐입니다."  

修羅王哈哈笑道:“姑娘人如其名,果屬人間龍鳳,若如一般流俗,便顯不出高貴了。”

수라왕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낭자는 그 이름처럼 과연 인간에 속한 용봉이구려. 만약 일반 속세와 같다면 고귀함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오."

金鳳展面一笑道:“老爺子誇獎了。”隨即問道:“老爺子尊姓,這位公子是你什麼人?”

금봉의 얼굴에 웃음이 퍼지며 말해다.

"나으리께서 너무 추켜세우시는군요." 

곧 물었다.

"나으리의 존성은 어떻게 되시며 이분 공자는 나으리와 어떻게 되는지요?" 

修羅王道:“老夫姓郭,那位是杜公子,乃是我的世侄,他是來應試的。”

수라왕이 말했다.

"노부는 곽이요. 그분은 두공자라오. 원래 나의 세질(世侄​)인데 그는 과거를 보러 왔소." 

金鳳對杜君平點頭笑道:“原來杜公子乃是來應試的舉人,小女子失敬啦。”

금봉이 두군평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원래 두공자는 과거를 보러 오셨군요. 소녀가 실례했습니다." 

杜君平笑道:“姑娘不必客氣。”隨指著壁上對聯道:“寫這對聯之人,姑娘認識他?”

두군평이 웃으며 말했다.

"낭자는 예의차리실 필요없소." 

곧이어 벽면의 대련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대련을 쓴 사람을 낭자께서는 아시오?" 

金鳳看了對聯一眼道:“小時候見過,不過不記得了,他是家母的好友呢!”

금봉이 그 대련을 힐끗 쳐다보고는 말했다.

"어렸을때 본 적이 있지만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는 가모의 좋은 친구였어요!" 

杜君平心裡一動道:“令堂還在嗎?”

두군평은 마음이 움직여 말했다.

"영당은 계시오?" 

金鳳嘆了一口氣道:“她並非我的生母,已然過世多年了。”

금봉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그녀는 결코 나의 생모가 아니며 이미 돌아가신 지 오래입니다." 

杜君平又道:“這位杜先生呢?”

두군평이 또 말했다.

"그분 두선생은?" 

金鳳道:“他是一位大劍客,據說已經死了。”想了想又道:“公子也姓杜,莫非認識他。”

금봉이 말했다.

"그는 한 분의 대검객으로 들리는 말로는 이미 죽었다고 합니다." 

잠시 생각하더니 또 말했다.

"공자도 성이 두씨이니 혹시 그를 아십니까?" 

杜君平搖頭道;“天下姓杜的極多,我哪會認識。”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천하에 두가는 많소. 내가 어찌 알겠소." 

修羅王徐徐插言道:“對聯上寫的是才兼文武,莫非令堂亦會武功?”

수라왕이 서서히 끼어들며 말했다.

"대련에 재겸문무라고 적혀있는데 설마 영당도 무공을 하셨소?"

金鳳欲言又止,半晌方道:“實不相瞞,先母並非是生來下賤,她之所以操此賤業,乃是迫不得已罷了。” 

금봉이 말을 하려다 말고 한참 있다가 말했다.

"숨김없이 말하자면 선모는 결코 비천한 출신이 아니었어요. 그녀가 비천한 일을 하게 된 이유는 부득이한 것이었어요."  

杜君平緊接道:“如此說來,姑娘來到河上,亦是另有所圖了?”

두군평이 곧이어 말했다.

"그 말대로라면 낭자가 강에 온것도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오?" 

金鳳似知自己失言,唉聲一嘆道:“小女子生長游艇,只會些吹彈歌舞,不操此業,又能幹些什麼?”

금봉이 자기가 실언을 했음은 안듯 후, 하고 탄식하더니 말했다.

"소녀는 유람선에서 자라며 피리를 불고 금을 타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만 할 줄 아니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무얼 하겠어요?"  

杜君平想了想道:“令堂既是武林中人,又與杜大俠是好友,定然也是知名人物,姑娘傳其衣缽,原用不著以此營生,今仍留戀河上,自然是有所圖謀。”

두군평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영당이 무림인이고 또 두대협과 친구였다면 필시 이름 있는 인물일 것이오. 낭자가 그 의발을 이어 받았으면 원래 이렇게 살아가지 않아도 되오. 지금까지 여전히 강에 미련이 남아 머물고 있는 것은 자연히 도모하는 바가 있을 것이오." 

他生性率直,不擅詞令,心有所疑便衝口而出。

그는 천성이 솔직하고 능수능란한 말을 할 줄 몰라서 마음속에 미심쩍은 바를 그대로 내뱉았다.  

金鳳神色微變道:“公子是來游河,抑是來查案?”

금봉의 신색이 미묘하게 변하더니 말했다.

"공자께서는 강에 유람하러 오신 것입니까? 아니면 사건을 캐러 오신 것입니까?" 

杜君平不覺一怔,修羅王呵呵笑道:“我這世侄書讀得多了,遇事只知據理推斷,他何嘗有什麼用心。”

두군평은 저도 모르게 멍해졌다. 수라왕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나의 이 세질은 책을 많이 읽어 어떤 일이든 추리하고 추단할 줄 밖에 모른다오. 그가 무슨 속셈이 있겠는가?"

金鳳神色稍定道:“他這種好管閒事的性格,在江湖上行走,乃是極其犯忌的。”

금봉의 표정이 조금 안정되어 말해다.

"그의 이런 참견 잘 하는 성격으로 강호를 행도하는 것은 금기를 크게 어기는 것입니다."

修羅王接道:“杜先生一代大俠,令堂亦是聞名美女,英雄美人相得益彰,必然留下許多佳話,老夫倒樂於一聞呢!”

수라왕이 이어서 말했다.

"두선생은 일대 대협이고 영당 역시 유명한 미녀이니 영웅과 미녀는 서로를 돋보이게 한다는데 필시 많은 미담을 남겼겠구려. 노부가 한토막 듣고 싶소!"  

金鳳黯然嘆道:“家母如果不是遇上他這位英雄,或不致這麼早死,說起來應是他害了家母。”

금봉이 울적하게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가모께서 만약 그 영웅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마 그렇게 일찍 돌아가지시 않았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그가 가모를 해친 것이지요."

杜君平心中大感吃驚,暗忖道:爹爹之死,或許與這事有關了。

두군평은 마음 속으로 깜짝 놀라서 몰래 중얼거렸다.

'아버님의 죽음이 혹시 이 일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 

金鳳緊接道:“家母來至秦淮河上,果有不得已的苦衷,不想平空邂逅杜大俠,二人惺惺相惜,每日詩酒留連,杜大俠竟樂而忘返。”微嘆一聲又道:“杜大俠生來情種,膩友極多,不久便風聲外洩,被其膩友偵知,潛入艇內下毒,本意是毒死先母,不想竟被杜大俠誤食,杜大俠於毒發之時,誤認是先母所為,揮掌猛襲,先母猝不及防,被震得口吐鮮血,落入河內。”

금봉이 이어서 말했다.

"가모가 부득이한 고충이 있어 진회 강에 오셨을때 뜻밖에 두대협과 해후를 하셨지요. 두 분은 서로를 아끼며 매일 시를 읊고 술을 마시며 마냥 떠나기 싫어했지요. 두대협은 돌아가는 것을 잊었습니다." 

가늘게 탄식하더니 또 말했다.

"두대협은 태어나면서부터 정이 많았고 지긋지긋한 친구가 매우 많았지요. 오래지 않아 소문이 새어나가 그 친구들이 알게되어 배 안에 잠입하여 독을 풀었어요. 본래 의도는 생모를 죽이려는 것인데 생각지도 않게 두대협이 잘못 먹고 말았지요. 두대협은 독이 발작했을때 선모가 그런 것으로 오인하여 장을 휘둘러 맹렬하게 기습을 했지요. 선모는 졸지에 무방비로 부상을 입고 선혈을 토하며 강물로 떨어졌지요."  

杜君平此刻心中十分悲慟激動,將金鳳的話與陰風老怪所說,兩相對照,竟然十分吻合。

두군평은 이때 마음 속이 매우 비통하여 격동하였다. 금봉의 말을 음풍노괴가 했던 말과 서로 대조해보니 뜻밖에 아주 완전히 일치하였다.  

修羅王暗用傳音對杜君平道:“賢侄,你暫時忍耐,不可露出痕跡。”當下惋惜地一嘆道:“這實是一樁人間慘劇,不知後來他二人如何了。”

수라왕은 몰래 전음으로 두군평에게 말했다.

"현질, 너는 잠시 참도록해라. 흔적을 노출시키서는 안된다." 

즉시 애석해하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이것은 실로 하나의 인간참극이구나. 이후에 그 두 사람이 어떻게 되었소?"  

金鳳垂下淚來道:“杜大俠所中之毒,十分劇烈,他於掌擊先母之後,身上已開始潰爛,遂奮身躍上河岸,狂奔而去,先母則被操舟的水手救起。”唉聲一嘆又道:“先母身負重傷,仍然念念不忘杜大俠中毒之事,當時換下濕衣,乃扶創傷趕去尋找,她老人家不去倒好,一經登岸,便遭了毒手。”

금봉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두대협이 당한 독은 매우 극렬하여 그는 선모를 일장으로 공격한 뒤 몸이 이미 짓무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몸을 솟구쳐 강언덕으로 뛰어올라 미친듯 달려갔어요. 선모는 즉시 배 선원에게 건져올려져 구조되었지요." 

휴, 하고 탄식을 하더니 말했다.

"선모는 중상을 입고도 여전히 두대협이 중독된 일을 염두에 두고 잊지 못하셨어요. 당시 젖은 옷을 갈아입고 상처 입은 몸을 이끌고 찾아나섰는데 안갔으면 좋았을 거예요. 일단 언덕에 오르자 독수를 당했어요." 

杜君平霍地立起身來道:“你可知殺死令堂的是誰?”

두군평이 갑자기 벌떡 일어서더니 말했다.

"당신은 영당(令堂​)을 살해한 사람이 누군지 아시오?" 

金鳳驚異地看了他一眼道:“不知道,但小女子猜想,定是那暗中下毒之人。”

금봉이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몰라요. 다만 소녀의 추측으로는 그 암중에서 독을 쓴 사람일 거예요." 

修羅王接道:“如此說來,那下手之人不僅是女的,而且是位武功極高之人。”

수라왕이 이어서 말했다.

"그렇게 말하니 그 손을 쓴 사람은 여자일 뿐 아니라 게다가 무공이 극히 고강한 사람이군."

金鳳點了點頭道:“先母當時雖然身負重傷,但等閒之人,仍無法傷得了她。”

금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선모는 당시 비록 중상을 입고 있었지만 보통 사람이 그녀를 상하게 할 수 없어요."

杜君平想不到無意之中,竟獲得爹爹遇害的詳細經過,想起爹爹尚暴骨荒山,心中十分難受,立起身來道:“韓伯伯,天已不早,咱們回去吧。”

두군평은 뜻하지 않게 선부가 해침을 당한 상세한 경과를 듣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선부가 아직 황량한 산에 묻혀 있다는 것을 떠올리자 마음이 몹시 견딜 수 없어 벌떡 일어서서 말했다.

"곽백부님, 시간이 이미 늦었으니 돌아가시지요." 

修羅王點頭道:“老夫原有意作澈夜之遊,你既急著回去,那就走吧!”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노부는 원래 밤을 새며 놀 생각이었는데 네가 급히 돌아가자하니 가자꾸나."  

金鳳乃是冰雪聰明之人,察顏觀色,已然看出幾分,故作歉疚地道:“都是小女子不好,以致掃了兩位的遊興。”暗瞥了一下杜君平的臉色,又道:“小女子久就有心將杜大俠遇害的經過,告訴他的門徒子弟,可是杜大俠一生不曾收徒,亦不知他還有沒有後人。”

금봉은 원래 지극히 총명하였다. 안색을 살피더니 이미 얼마쯤 알아차리고 고의로 송구스러운듯 말했다.

"소녀가 잘못하여 두 분의 흥을 깨뜨렸군요." 

몰래 두군평의 안색을 살피더니 또 말했다.

"소녀는 두대협이 살해당한 경과를 오랫동안 가슴에 품고 있었는데 그의 문도제자에게 알려주려 했어요. 그러나 두대협은 평생 제자를 거두지 않았고 후인이 있는지 없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杜君平張口正待說話,修羅王已然感慨地接道:“可惜我們不是此道中人,不然倒可為你查訪一下了。”

두군평은 말을 하려고 할때 수라왕이 이미 감개무량해하며 이어서 말했다.

"애석하게도 우리는 그쪽 사람이 아니네. 그렇지 않다면 낭자를 위해 한번 알아볼 텐데."

此刻遊艇已然靠岸,修羅王當下行下游艇道:“叨擾姑娘了,告辭。”

이때 유람선이 이미 물가에 대어졌다. 수라왕은 즉시 배에서 내리더니 말했다.

"후한 대접에 감사하오, 낭자. 이만 가보겠소." 

金鳳笑道:“老爺子說哪裡話,得二位前來賞光,連我這遊艇都增了不少光彩。”

금봉이 웃으며 말했다.

"나으리께선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두 분께서 왕림해주시니 저의 이 유람선까지도 더욱 큰 영광인 걸요." 

杜君平隨在修羅王身後,舉步正待下船,金鳳輕輕拉了他一把,悄聲道:“有空請隨時來,賤妾持候。”

두군평은 수라왕의 뒤를 따라 발걸음을 떼어 배를 내려가려고 하는데 금봉이 그를 살짝 붙잡고 조용히 말했다.

"틈이 나시면 아무 때나 오십시오. 천첩(賤妾​)이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杜君平心裡一動,微微點了點頭,急步下船,趕上了修羅王。 

두군평이 마음이 움직여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여보이고는 급히 배를 내려가서 수라왕을 따라잡았다. 

修羅王扭臉看了他一眼道:“此事未可深信,但也不可認為完全無稽。”

수라왕은 얼굴을 돌려 그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이 일은 깊이 믿을 수 없다. 다만 완전히 터무니 없다고 여길 수도 없다." 

杜君平嘆道:“實不相瞞,此乃千真萬確之事,晚輩再無疑慮了。”

두군평이 말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이것은 엄연한 사실임을 후배는 의심하지 않습니다." 

修羅王大感詫異道:“就憑一個秦淮歌妓的幾句話,你便深信不疑?”

수라왕은 크게 이상하게 느껴 말했다.

"일개 진회의 가기가 하는 몇 마디 말을 너는 의심없이 그대로 믿느냐?"

杜君平搖頭道:“並非晚輩輕信人言,而是另有佐證。”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결코 후배가 너무 쉽게 다른 사람의 말을 믿는 것이 아니라 다른 증거가 있습니다."

隨將陰風老怪帶領他去看骸骨,以及所述說的詳情,轉述了一遍。

즉시 음풍노괴가 그를 데리고 가서 뼈가 묻힌 곳을 보여준 것과 그가 진술했던 바를 상세히 쭈욱 전해주었다. 

修羅王沉忖有頃道:“由此看來,那就頗可相信了,走,此刻時間尚早,咱們去看看你父親的墳墓再說。”

수라왕은 잠시 생가에 잠기더니 말했다.

"그것으로 볼때 꽤 믿을만 하군. 가자. 지금 시간이 아직 이르니 우리는 가서 네 부친의 분묘(墳墓)를 살펴보고 다시 이야기하자." 

杜君平當時因對陰風老怪之盲,未能深信,故不重視那堆墳墓,此刻一經想起,心中甚感懊喪,急道:“伯伯之言甚是,晚輩領路。”

두군평은 당시 음풍노괴를 잘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깊이 신뢰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 분묘를 중시하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마음속으로 몹시 실의에 빠져 급히 말했다.

"백부님의 말씀이 매우 옳습니다. 후배가 안내하게습니다."  

二人一路展開輕功,疾逾奔馬地向杜飛卿埋骨之所奔去。

두 사람은 그 길로 경공을 전개하여 달리는 말보다 더 빠르게 두비경이 묻힌 곳을 향해 달려갔다.

杜君平憑著一點記憶,將修羅王領到杜飛卿墓地,驀然驚呼道;“咦!是誰將骸骨挖去了?”

두군평은 기억에 쫓아서 수라왕을 안내하였다. 두비경의 묘지에 도착하자 갑자기 놀란 외침을 내질렀다.

"어! 누가 유골을 파갔단 말인가?"

修羅王近前一看,墳墓果已被人挖開,他乃經驗豐富之人,四下看了看,忖度了一番地形,徐徐言道:“那陰風老怪領你來此時,可曾說過你父是怎生到此的?”

수라왕이 가까이 가서 보니 분묘가 과연 이미 다른 사람에 의해 파헤쳐져 있었다. 그는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라 주위를 둘러보고 지형을 한번 헤아려보더니 서서히 입을 열었다.

"그 음풍노괴가 너를 데리고 왔을때 네 부친이 목숨이 붙은 상태에서 왜 이곳에 왔는지 말한 적 있느냐?" 

杜君平想了想道:“他是無意中發現先父來到此間,當時準備扶持先父離此,但為先父拒絕,因恐毒液佔染,反倒累了他。”

두군평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는 무의식중에 선부가 이곳으로 온 것을 발견했고 당시 선부를 부축하여 여기를 떠나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선부께서는 독액이 옮겨묻어서 그에게 누를 끼칠까 두려워 거절했다고 했습니다." 

修羅王點頭道:“依當時情況而論,令尊既已身中奇毒,自當趕緊尋找太醫診治,為何捨棄城內不去,卻來到這曠無人蹟的荒野?”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시 정황늘 놓고 말하자면 영존은 이미 기독에 당하여 서둘러 의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무엇 때문에 성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인적이 없는 이 황야에 왔을까?"  

杜君平道:“想是他老人家自知回生乏術,是以才來此荒郊,免得遺毒旁人。”

두군평이 말했다.

"그 어르신은 스스로 회생할 방법이 없음을 알고 다른 사람에게 독을 옮기지 않기 위해 이곳 황량한 교외로 오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修羅王不以為然道:“話雖不錯,但以令尊的內功修為來說,任是再毒的藥物,也能以真元抗拒些時,他來此荒郊,必是尋人。”

수라왕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듯 말했다. 

"그 말은 비록 틀리지 않다만 영존의 내공수위로 말하자면 아무리 독한 약물도 이겨낼 수 있다. 진원으로 항거할 수 있음에도 그는 이 황량한 교외로 왔다는 것은 필시 사람을 찾는 것이다."

杜君平奇道:“荒郊曠野,他來尋什麼人?”

두군평이 이상하다는듯 말했다.

"황량한 광야에서 누구를 찾아오셨을까요?" 

修羅王道:“此地不過是城外的荒郊,並非山野,說不定他有同伴隱跡此地。”

수라왕이 말했다.

"이곳은 결코 산야(山野)가 아니라 성 밖의 황량한 교외에 지나지 않는다. 확실치 않지만 이곳에 숨어있던 동료가 있었을 것이다."

杜君平冷眼旁觀,猛然省悟,點頭暗忖道:原來是她。

두군평은 차가운 눈으로 지켜보다 갑자기 깨닫는 것이 있어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원래 그녀였구나.' 

修羅王嘴上說著話,目光仍然四處察看,突然一指那墓碑道:“你看這上面寫的是什麼?”

수라왕은 입으로는 말을 하면서 시선으로 사방을 살펴보다가 돌연 묘비를 가리키며 말했다.

"너는 묘비에 무엇이라 씌어져 있었는지 보았더냐?" 

杜君平藉著星光,閃目細看,只見杜公飛卿之墓六字之旁,又加了一行字:“生不同衾死同穴,紫金山下悼孤魂。。

두군평이 눈에 성광을 빛내며 자세히 보았다. 두공비경지묘(杜公飛卿之墓​) 여섯글자 옆에 한 줄의 글귀가 더해져 있음을 보았다.

"생부동금사동혈(生不同衾死同穴​), 자금산하도고혼(紫金山下悼孤魂​)." 

"살아서 같은 이불을 덮지 못하고 죽어서 같은 구덩이에 묻히지 못했구나, 자금산 아래에서 외로운 넋을 애도하노라."

字跡秀麗圓潤,深有三分,似是運用金剛指一類功夫所寫,不禁甚是驚異道:“此人好像是位女子哩。”

필체가 수려하고 매끄러웠으며 깊이가 삼 푼으로 금강지(金剛指​) 종류의 무공을 써서 적은 것이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하여 말했다.

"이 사람은 여자 같군요." 

修羅王捋鬚一嘆,半晌方道:“她挖去令尊骸骨,絕無惡意,由她去吧。”

수라왕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탄식하더니 한참만에 말했다.

"그녀가 영존의 유골을 파간 것에는 절대 악의가 없다. 내버려두거라."

杜君平唉聲嘆道:“晚輩忝為人子,生不能晨昏侍奉,死後竟連春秋祭祀都不能,豈不愧煞。”

두군평이 후, 하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후배는 황송하게도 아들이 되어 살아계실 때 아침저녁으로 섬기지 못하고, 돌아가신 후에 봄가을로 제사를 드리지도 못하게 되었으니 부끄러워 죽겠습니다."

修羅王搖搖頭道:“早晚真像必可大白,你何苦急在一時,走吧,咱們回棧房再說。”

수라왕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조만간 진상이 반드시 밝혀질 텐데 너는 무엇이 아쉬워 급하게 구느냐. 가자. 객잔으로 돌아가 이야기 하자꾸나." 

杜君平心中怏怏不樂,但卻無可奈何。

두군평은 불만에 가득 차 울적했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修羅王深知他此刻的心情,暗暗一嘆,舉步前行,二人回到店房,已然三更過後,不便敲門,竟由後牆躍人,人不知鬼不覺地回到房中。

수라왕은 그의 지금 심정을 잘 알고 암암리에 탄식하더니 걸음을 옮겨 앞으로 걸어갔다. 두 사람이 객잔에 돌아왔을때는 이미 삼경이 지난 후였다. 문을 두드리기가 불편해서 뒷담을 뛰어넘어 귀신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방으로 돌아왔다. 

杜君平回到房中,盤坐床上運息,只覺腦際思潮起伏,怎麼也無法靜下心來,突然一陣微風入耳,隱覺似有人行入修羅王的房中,當下一身躍出窗外,行近窗前往裡一看,來人竟是孟雄,心中探悔自己太過孟浪,趕緊一縮身退了回來,只聽裡面修羅王輕喊道:“不用迴避,進來吧!”

두군평은 방에 돌아오자 가부좌를 틀고 침상에서 조식을 했지만 머릿속에 갖가지 상념이 오락가락하여 어떻게 해도 마음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 돌연 일진의 미풍이 귀에 들리더니 수라왕의 방으로 들어가는 사람이 있음을 느꼈다. 즉시 창 밖으로 뛰쳐나가 수라왕의 방 창 밖으로 다가가 안을 살펴보니 방문자는 맹웅이었다. 자기가 너무 경망스러웠음을 후회하고 서둘러 자기 방으로 돌아가려고 몸을 움츠리는데 안에서 수라왕이 나직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피할 필요없다. 들어오너라!"

杜君平只得再度邁步進入,修羅王似有急事,招手把他叫到面前道:“孩子,伯伯有急事要辦,咱們暫時分手幾天,你不要離開,到時我會來尋你。”

두군평이 부득이 재차 발걸음을 내딛어 들어가자 수라왕이 급한 일이 있는듯 손짓해 앞으로 부르더니 말했다.

"얘야, 백부가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겨 우리는 잠시 며칠 헤어져야겠다. 너는 떠나지 말고 있거라. 때가 되면 내가 와서 너를 찾겠다."

杜君平知是他們本島之事,隨道:“伯伯只管請便,晚輩等著你就是。”

두군평은 그들 본 도의 일임을 알고 곧 말했다.

"백부께서 편하신대로 하십시오. 후배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修羅王去後,回到房中坐息了一會,天已大亮,起身漱洗一番,突然想起了金鳳,暗忖道:“她義母究竟是誰,如能探知此女姓名,便不難尋著仇人。”

수라왕이 가고난 후 방으로 돌아와 좌식을 하고 나니 날이 이미 밝아서 자리에서 일어나 씻고 나자 돌연 금봉이 떠올라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녀의 의모(義母​)는 도대체 누구일까? 그녀의 성명을 알아낼 수 있다면 원수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겠구나.' 

主意一定,立時匆匆向秦淮河畔行去。

생각을 정하자 즉시 총총히 진회 강변으로 걸어갔다. 

那飛鳳號甚是醒目,不久便被他尋著,匆匆行入舟中,只見船上靜悄悄的,一個青衣使女行了出來,沒好氣地道:“你一大早來尋誰?”

그 비봉호는 몹시 시선을 끌었기때문에 오래지 않아 찾아낼 수 있었다. 총총히 배에 올랐으나 선상은 조용하기만 했다. 한 명의 청의시녀가 나오더니 기분나쁘게 말했다.

"당신은 이른 새벽에 누구를 찾아 오셨소?"

杜君平道:“在下要見金鳳姑娘,有急事相談。”

두군평이 말했다.

"저는 금봉낭자를 만나려합니다.  급히 의논할 일이 있소." 

使女冷笑道:“姑娘還沒起來呢,你請回吧,她從來沒早晨見過客。”

시녀가 냉소하며 말했다.

"낭자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니 돌아가시오. 그녀는 이른 새벽부터 과객(過客​)을 받지는 않소." 

杜君平沉下臉冷冷道:“這次是例外。”舉步往艙內行去。

두군평은 굳은 얼굴로 냉랭하게 말했다.

"이번은 예외요." 

걸음을 떼어 선창 안으로 갔다. 

使女大怒,舉手一攔道:“放尊重點,這裡可由不得你撒野。”出手快捷俐落,顯然是個會家子。

시녀가 대로하여 손을 들어 막으며 말했다.

"점잖게 구시오. 이곳은 당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곳이 아니오." 

출수는 쾌속하고 민첩했다. 무공을 할 줄 아는 것이 분명했다.

杜君平冷冷一笑,輕輕舉袖一拂,人已藉勢行入了船內。

두군평이 냉랭하게 웃더니 가볍게 소매를 털어내자 사람은 이미 배 안에 들어가 있었다. 

那使女只覺手腕一麻,人已失去踪影,不覺大為震驚,一反手掣出一支雪亮短劍,縱身躍入艙內,只見杜君平端然坐在椅上,哈哈笑道:“難道你們就是這般接待客人的嗎?”

그 시녀는 팔이 마비되는 것을 느꼈을 뿐인데 사람은 종적이 사라져버리자 저도 모르게 크게 놀라서 한 손을 뒤집어 한 자루의 눈부신 단검을 뽑더니 선창 안으로 뛰쳐들어갔다. 두군평이 의자에 단정히 앉아있다가 하하, 웃더니 말했다.

"설마 당신들은 이렇게 손님을 접대하시오?"

青衣使女又驚又怒,劍訣一領,舉劍便待刺出,只聽後艙一聲嬌喝道:“胡鬧,還不與我退下。”

청의시녀가 놀랍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여 검결을 지으며  검을 들어 찔러나가려 할때 선창 뒤에서 교갈이 들려왔다.

"쓸데없이 말썽피우는구나. 어서 물러나거라."

杜君平知是金鳳出來了,舉目看去,只見金鳳披著一頭青絲,身禦一襲粉紅睡衣,滿臉含怒立在艙門,遂起身拱手道:“請恕在下來得魯莽。”

두군평은 금봉이 나온 것을 알고 눈을 들어 바라보았다. 금봉이 머리를 푼 채 분홍색 잠옷을 입고 얼굴 가득 노한 기색을 담은 채 선창 문에 서있었다. 곧 일어서서 공수하며 말했다.

"경솔하게 온 것을 용서하시오."

金鳳換上笑容道:“這丫頭太以膽大妄為,容小女子換了衣服再與公子賠罪。”

금봉이 웃는 얼굴로 바꾸어 말했다.

"이 계집애가 겁없이 함부로 행동했으니 소녀가 옷을 갈아입고 다시 공자께 사죄하겠어요."  

不多會,已從艙內行了出來,微傲含笑道:“杜公子恁早前來,必有重要事故。”

오래지 않아 선창 안에서 나오며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두공자께서 이렇게 일찍 오셨으니 필시 중요한 일이 있겠군요." 

杜君平見她已換上一套蔥綠緊身褲襖,披上鵝黃大氅,嬌媚中隱泛英銳之氣,不覺眼睛一亮笑道:“姑娘這身打扮,倒像個江湖俠女了。”

두군평은 그녀가 한 벌의 담녹색의 몸에 달라붙는 바지와 상의로 갈아 입고 담황색의 외투를 걸치니 예쁘고 귀여운 가운데 은은히 빼어난 기운이 어린 것을 보자 저도 모르게 눈이 부셔서 웃으며 말했다.

"낭자가 이렇게 단장하니 강호의 협녀같소." 

金鳳格格笑道:“吃我們這行飯的,那配稱俠女。”

금봉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이런 밥을 먹는 우리같은 사람이 무슨 협녀 자격이 있겠어요." 

杜君平面容一整道:“請問姑娘,令堂是何姓氏?”

두군평이 표정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낭자께 묻겠소만 영당의 성씨가 어떻게 되시오?" 

金鳳一怔道:“難道你不曾聽說過當年風靡一時,秦淮最具艷名的葛三娘?” 

금봉이 의아해서 말했다.

"설마 당년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진회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이름난 갈삼랑(葛三娘)을 들어보신 적이 없단 말입니까?"

杜君平搖頭道:“在下遠在燕京,十年前還是個蒙館的童生,怎會知道這些事。”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멀리 연경에 있어고 십 년 전에는 이제 갓 글을 배우던 어린애였는데 어찌 그 일을 알겠소."

金鳳點頭道:“原來如此,但不知公子今天提到這事是何原因?”

금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원래 그랬군요. 다만 공자께서 오늘 그일을 언급하신 것은 무슨 때문인지 모르겠군요?"

杜君平道:“在下不過隨口問問罷了。” 

두군평이 말했다.

"저는 입에서 나오는대로 물어보았을 뿐이오." 

金鳳眼珠一轉,微微笑道:“公子此來,想是打聽那位杜大俠的事,小女子所知道的,俱已說了,再問我什麼,我也是和你一樣,當時還小呢!”

금봉이 눈알을 굴리며 미소를 띤 채 말했다.

"공자께서 여기 오신 것은 두대협의 일을 탐문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저에게 무엇을 더 물어 보셔도 소녀가 아는 것은 모두 이미 말했습니다. 저도 당신과 같이 그 당시 어린애였으니까요!"

杜君平不曾防到她竟單刀直入,自動提到這事,想了想道:“姑娘眼神閃炯,步履穩健,一望而知,是位身俱上乘武功之人,何故一直隱跡風塵之中?”

두군평은 그녀가 단도직입적으로 자진해서 그 일을 언급할 줄은 생각지 못해서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낭자의 안광이 빛나고 발걸음이 굳세니 상승무공을 지닌 사람임을 한번에 알 수 있소. 무엇 때문에 줄곧 풍진 속에 숨어 계시오?"  

金鳳格格笑道:“杜公子你是不打自招,一個弱不經風的白面書生,能說這些話麼?這證明你就是行家。”

금봉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두공자 당신은 스스로 자백하셨군요. 바람불면 날아갈 것 같은 일개 백면서생이 그런 말씀을 하실 수가 있겠어요? 그것은 당신이 바로 고수임을 증명하는 것이죠."

杜君平點頭道:“男兒志在四方,讀書習劍,原是極其平常之事,在下並不否認。”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남아가 원대한 포부를 갖고 책을 읽고 검을 익혀야 하는 것은 원래 극히 흔한 일이오. 저는 결코 부인하지 않겠소."

金鳳指著壁上的聯語道:“先母既是才兼文武,小女子傳其衣缽,習幾天武那也平常得很,不足為怪。”睨視杜君平一眼,見他默然不語,遂輕嘆一聲道:“家家有本難唸的經,小女子若不是有難言之隱,也不會在風塵中打滾,操此賤業了。”

금봉이 벽에 있는 대련을 가리키며 말했다.

"선모께서는 재겸문무하셨지요. 소녀가 그 의발을 이어받아 몇 가지 무공을 익힌 것도 아주 흔한 것이니 이상할 것 없지요." 

두군평을 슬쩍 훔쳐보니 그가 묵묵히 말이 없자 곧 나직히 탄식하며 말했다.

"집집마다 곤란한 일이 있는 법입니다. 소녀가 만약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풍진 속에서 굴러가며 이런 천한 일을 하겠어요?"

杜君平搖搖頭道:“咱們不談這些好嗎?”

두군평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우리는 이런 것들은 말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겠소?"  

金鳳嘆了一口氣道:“不談就不談。”頓了頓又道:“你那位郭伯伯呢?”

금봉이 탄식하며 말했다.

"말하지 말라시면 안하지요." 

멈추었다 또 말했다.

"당신의 그 곽백부는?" 

杜君平隨口答道:“他拜客去了。”

두군평이 곧 대답했다.

"그는 손님을 방문하러 갔소." 

金鳳突然壓低嗓音道:“你不用瞞我,我看得出來,你們一定是專為打聽杜大俠的消息來的。”

금봉이 돌연 낮은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나에게 숨길 필요없어요. 당신들이 꼭 두대협의 소식만 전적으로 물어왔을때 제가 알아보았어요."   

杜君平心頭一懍,徐徐道:“你不用胡猜,我們不過是隨口問問罷了,與他非親非故,打聽這些事幹什麼。”

두군평은 가슴이 서늘해져서 서서히 말했다.

"쓸데없는 추측할 필요없소. 우리들은 입에서 나오는대로 물어보았을 뿐이지 그와 일가도 친구도 아니오. 그 일을 좀 물어보는게 무슨 상관이오."    

金鳳冷冷笑道:“但願你言出由衷,老實對你說吧,近日江湖風雲緊急,金陵城隱伏著一片殺機,而且此事與杜大俠之死大有關連,杜公子你若果非武林中人,就犯不上淌入這混水,免罹殺身之禍。”

금봉이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말씀이 진심이기를 바랍니다. 당신께 사실대로 말하자면 근일 강호에 풍운이 닥치려 하고 있습니다. 금릉성에 은은한 살기가 감돌고 있고 게다가 그 일이 두대협의 죽음과 연관이 있습니다. 두공자 당신이 만약 과연 무림인이 아니시면 살실지화를 당하는 것을 면하기 위해서는 혼탁한 물 속에 뛰어들어서는 안됩니다."

杜君平劍眉一揚,正待答話,金鳳又道:“杜公子,你若沒有旁的事,就請回吧,但不妨留下一個住址,有空小女子當著人前來專請。” 

두군평이 검미를 치켜올리며 막 대답을 하려는데 금봉이 또 말했다.

"두공자, 다른 일이 없으면 돌아가십시오. 머물고 계신 곳을 알려주시면 소녀가 시간이 날 때 사람을 보내 청하겠습니다."

杜君平隨口道:“在下住城內悅來客棧。”隨即立起身來告辭道:“打擾姑娘了,告辭。”

두군평이 입에서 나오는대로 말했다.

"저는 성 안의 열래객잔에 묵고 있소." 

곧 일어서서 작별을 고했다.

"폐가 많았소. 이만 가보겠소." 

金鳳也不挽留,送到艙門便即迴轉。

금봉도 만류하지 않고 선창 문까지 배웅하고는 곧 돌아섰다.  

杜君平離開飛鳳號後,心中百感交集,甚覺煩惱,信步向一家酒樓行去,獨自要了幾樣菜,自斟自酌地慢慢吃著。

두군평은 비봉호를 떠난후 마음 속에 만감이 교차해서 심하게 번뇌에 빠졌다.  발이 가는대로 어느 주루에 들어가 혼자 몇 가지 요리를 시켜서 스스로 술을 따라 마시며 천천히 먹었다.

只聽一陣樓梯聲響,一連上來了六人,有的道裝,有的叫化打扮,赫然竟是六君子,​​杜君平已久不見他們了,心裡不覺一動,因他已然易容,且是舉子打扮,故六君子全然不識,幾人找了張桌子坐下,要了一桌酒菜,隨即高談闊論起來。

일진의 계단 오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연이어 육인이 올라왔는데 도복을 입은 자도 있고 거지차림을 한 자도 있었다. 갑자기 육군자가 나타나자 두군평은 그들을 못본 지 오래되어 마음이 동했지만 그는 역용을 하고 과거보러 가는 사람으로 분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육군자는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그들은 긴 탁자를 찾아서 앉더니 술과 요리를 시키고는 곧 탁상공론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萬里獨行客奚容首先開言道:“杜家娃兒久不見露面,若是落在天地盟手裡,那可是大大不妙。”

만리독행객 해용이 먼저 입을 열었다.

"두가 아이가 오랫동안 보이지 않는데 만약 천지맹의 손에 떨어진 것이라면 큰일이오." 

天河釣客姜天龍徐徐言道:“據說不久以前曾在金陵出現,近日卻是下落不明。”

천하조객 강천룡이 서서히 입을 떼었다.

"금릉에 출현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요 며칠 또 행방불명이오."

五柳先生接道:“難道飄香谷的兩個丫頭,也不知他的下落?”

오류선생이 이어서 말했다.

"혹시 표향곡의 두 계집애도 그의 행방을 모를까?" 

奚容搖頭道:“她們也正在尋他,據說並非失陷在天地盟,而是被修羅島的人擄去了。”

해용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녀들도 그를 찾고 있는 중이오. 결코 천지맹의 함정에 빠진 것이 아니라 수라도의 사람들에게 잡혀갔다고 하오." 

就在幾人議論紛紜之際,樓下又緩緩上來了一位白面書生,頭戴方巾,腰懸長劍,生得十分俊美,杜君平只覺此人甚是面熟,但怎麼也想不起來。白面書生落坐之後,目光卻一直在六君子身上打轉,顯然他十分留意此六人。

이 몇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할 그때 계단 아래서 한 명의 백면서생이 느릿느릿 올라왔다. 머리에는 방건을 쓰고 허리에는 장검을 찼는데 매우 준수하게 생겼다. 두군평은 그 사람이 몹시 낯이 익다고 느꼈지만 왠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백면서생이 자리에 앉은 후 시선이 줄곧 육군자의 신상을 맴도는 것이 분명히 그는 십분 그 육인을 주의하고 있었다. 

六君子生性豪放,言事無忌,秦嶺樵夫三杯下肚,更是語無憚忌,又開言道:“不論怎樣,咱們非得把杜家娃兒找到不可,不然這個人可丟大了。”

육군자는 천성이 호방하여 언사가 거리낌이 없었다. 진령초부가 술 석 잔을 마시더니 기탄없이 또 입을 열었다.

"어찌 되었든 간에 우리가 두씨 가문의 아이를 반드시 찾아내야만 하오. 그렇지 않다면 크게 체면을 잃을 수 있소."

奚容瞪了他一眼道:“你急什麼,喝你的酒吧。”

해용이 눈을 부릅떠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자네는 무엇이 그리 급한가? 술이나 마시게." 

秦嶺樵夫不服氣地道:“修羅門無故來中原生事,就算沒有杜家娃兒這件事,咱們也得找他算算帳去。”

진령초부가 불복하여 말했다.

"수라문이 이유없이 중원에서 사고를 쳤으니 설령 두가 아이가 그 사건으로 아무 일이 없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들을 찾아 계산을 해야하오."

只聽隔座的白面書生冷笑道:“你惹得起人家嗎?”

건너편 자리에서 듣고 있던 백면서생이 냉소하며 말했다.

"당신은 남의 성질을 돋구려 하시오?" 

秦嶺樵夫一怔,呼地從座上跳起喝道:“你是什麼人,膽敢管爺們的閒事。”

진령초부가 일순 멍해지더니 휙, 하며 의자로부터 뛰어오르며 호통쳤다.

"너는 누군데 대담하게 너와 상관없는 나으리들의 일에 끼어드느냐?" 

白面書生冷冷道:“你不是要尋修羅島的人嗎?他們就住在三宮殿,對我發橫有什麼用。”

백면서생이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은 수라도의 사람들을 찾아야한다고 하지 않았소? 그들은 삼궁전(三宮殿)에 묵고 있는데 나한테 행패를 부려서 무슨 소용있소." 

天河釣客急將秦嶺樵夫攔住,對白面書生拱拱手道:“尊駕尊姓大名?”

천하조객이 급히 진령초부를 막으며 백면서생에게 공수하더니 말했다.

"귀하의 존성대명은 어떻게 되시오?" 

白面書生搖搖頭道:“在下無意高攀,犯不上稱名道姓,再說江湖末流,就算把姓名說出,也沒有人知道。”

백면서생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높으신 분과 사귈 생각이 없으니 성명을 말씀드릴 필요가 없군요. 다시 말해 강호의 하류인지라 설령 성명을 말해도 아는 사람이 없소."

天河釣客喝道:“光棍眼裡不摻沙子,尊駕剛才無故插言,必有用心,何妨明白說出。”

천하조객이 호통쳤다.

"미꾸라지가 물을 흐리는구나. 귀하가 지금 막 이유없이 끼어들어 말한 것은 필시 저의가 있을 텐데 왜 분명히 말하지 않소?"

白面書生哼了一聲道:“剛才你們提到杜家娃兒之事,我倒知道一點。”

백면서생이 흥, 하더니 말했다.

"조금 전 당신들이 두씨 가문 아이의 일을 꺼냈는데 내가 조금 알고 있소."

天河釣客心裡微微一動,接道:“你知道他現在哪裡?”

천하조객이 마음이 동하여 말을 받았다.

"당신은 그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 아시오?" 

白面書生冷笑道:“要在下告訴你們也可以,但有個條件。”

백면서생이 냉소하며 말했다.

"필요하면 제가 당신들에게 알려줄 수 있소. 단, 조건이 있소."

天河釣客一怔道:“還附帶有條件?”

천하조객이 의아하여 말했다.

"부대 조건이 있다고?"

白面書生道:“不錯,久聞你們的六爻陣,無人能夠闖得出來,在下倒極願試一試。”

백면서생이 말했다.

"그렇소. 당신들의 육효진은 빠져나갈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들어왔소. 제가 한번 시험해보길 원하오." 

萬里獨行客奚容朗朗大笑道:“好啊,原來閣下繞了這麼大的一個圈子,目的是衝著我兄弟來的。”

만리독행객 해용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좋아. 원래 귀하는 크게 빙빙 돌려서 말하지만 목적은 우리 형제들을 쳐부수기 위해 온 것이군."  

白面書生立起身來道:“此地不是談話之所,咱們找個地方再談。”

백면서생이 일어서더니 말했다.

"이곳은 이야기할 곳이 아니니 우리는 적당한 곳을 찾아 다시 이야기합시다." 

萬里獨行客奚容道:“很好!我兄弟當得奉陪。”

만리독행객 해용이 말했다.

"아주 좋지! 우리 형제가 당연히 모시겠소." 

白面書生得聆萬里獨行客的爽朗回答,正中下懷,朗聲笑道:“在下與六君子無怨無仇,即令能闖出六爻陣,也不想對你們怎麼樣,不過你們得聽從在下之命,前去辦一件事情。”

백면서생은 만리독행객의 시원시원한 대답을 듣게되자 마음에 들어 낭랑한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저는 육군자와 아무런 원한이 없습니다. 설령 육효진을 빠져나갈 수 있다 해도 당신들을 어떻게 할 생각이 없소. 그러나 당신들은 저의 명령에 따라 앞으로 한가지 일을 처리해 주셔야 하오." 

六君子對自己所練成的六爻陣,具有極大的信心,白面書生在江湖上甚少露面,可說是藉藉無名,若在平時,奚容必然一口答應,此刻忽然想起天河釣客之言,不禁遲疑起來,沉聲道:“尊駕究竟什麼人,找上我兄弟果是為了見識六爻陣?”

육군자는 자기들이 연성한 육효진에 대해 매우 큰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백면서생은 강호에 얼굴을 내민 것이 몹시 적어 무명이라 말할 수 있는데 만약 평상시라면 해용이 틀림없이 한 마디로 승낙했겠지만 지금 문득 천하조객의 말을 떠올리더니 자기도 모르게 망설이다가 침성으로 말했다.

"귀하는 도대체 누군데 육효진을 견식해보기 위해 우리 형제들을 찾아온 것이오?"

白面書生見他突然變卦,甚感意外,冷笑道:“六君子自詡六爻陣無人能破,怎的竟怕了區區一個江湖末流。”

백면서생은 그가 돌연 마음을 바꾼 것을 보자 의외라고 느껴 냉소하며 말했다.

"육군자는 아무도 육효진을 파해할 수 없다고 허풍을 떨더니 어째서 일개 보잘것 없는 강호하류를 두려워하는 것이오?"  

天河釣客徐徐插言道:“我兄弟二次出江湖後,極少與人動手,亦不曾誇什麼海口,你這話從何聽來?”

천하조객이 천천히 끼어들어 말했다.

"우리 형제는 두번째 강호에 나온 후 다른 사람과 손을 쓴 것은 극히 적고 또한 무슨 과장하여 허풍을 떤 적도 없는데 당신은 그런 말을 어디서 들었소?" 

白面書一仰面笑道:“有道是人的名兒,樹的影兒,六君子二次入江湖的傳聞,已是人人皆知,在下亦久所仰慕,是以不惜拋磚引玉,一償夙願。”

백면서생은 앙천대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사람의 명성은 나무의 그림자와 같은 법. 육군자가 두번째로 강호에 들어왔다는 소문은 이미 모두가 다 알고 있소. 제가 앙모한지 오래이니 포전인옥(拋磚引玉)하여 그 숙원을 풀려하오."

奚容仰面一陣怪笑道:“原來如此,我看不用擺什麼陣了,老叫化就用這獨臂,見識見識尊駕的絕技。”

해용이 고개를 쳐들고 일진의 괴소를 터뜨리더니 말했다.

"원래 그랬군. 나는 무슨 진을 펼칠 필요도 없다고 본다. 노규화의 한쪽 팔을 써서 귀하의 절기를 견식해보겠다." 

白面書生冷冷道:“你們六人用六爻陣還不一定能勝得了在下,若是一人單打獨鬥,那可是自己找死。”

백면서생이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들 육인이 육효진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저를 이길 수 없을 것이오. 만약 한 사람이 단독으로 싸운다면 스스로 죽으러 뛰어드는 셈이오." 

奚容大怒道:“那可未必見得,看招。”呼的一掌劈面攻去,他身為六君子之首,功夫自非等閒,掌勁發出,猶如一股狂飚,直撞了過來。

해용이 대로하여 말했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받아랏." 

휙, 하니 일장을 쪼개어냈다. 그는 육군자의 우두머리로 무공이 범상치 않았다. 장경이 발출되자 마치 한 줄기 폭풍처럼 그대로 부딪혀갔다.

白面書生冷冷一哂道:“就憑這點點氣候也配稱雄?”

백면서생은 냉랭하게 비웃으며 말했다.

"이 정도의 성취로 어찌 영웅이라 불릴 자격이 있겠소?"

大袖輕輕一拂,奚容那股挾著呼呼嘯聲的掌勁,立被化解得無影無踪。

큰 소매를 가볍게 털어내자 해용의 그 휙휙, 바람소리를 내는 한 줄기 장경이 흔적도 없이 와해되어 버렸다.

奚容心頭駭然一驚,掌心神功再聚,揉身又是一掌攻來,他這番有了經驗,招式發出,僅用五成真力,餘勁隱蓄不發,以觀變化。白面書生白晰無情的臉上,抽搐了一下,倏然一聲冷哼,右臂長袖一圈一引,把莫容的掌勁引到一旁,左臂忽地一搶,露出春筍​​似的纖纖五指,閃電似地擊出。

해용이 속으로 깜짝 놀라서 장심에 신공을 다시 모아 몸을 구부리더니 또 일장을 공격해왔다. 이번에는 몸소 경험했기에 초식을 발출할때 겨우 오성의 진력만 사용하고 나머지 힘은 숨겨두어 변화를 관찰했다. 백면서생의 아무런 표정없던 얼굴이 실룩이더니 갑자기 차갑게 흥, 하며 오른팔의 긴 소매를 말아서 당기며 해용의 장경이 한 쪽으로 비켜가도록 하고는 왼팔을 갑자기 뻗자 죽순같이 가늘고 긴 다섯 손가락을 드러내며 번개같이 격출했다.

奚容只覺對方那一圈一引之勢,隱隱似有一股絕大的吸力,迫使掌上隱蓄的力道,不由自主地發出,身子也被牽得往前一傾。倉促間只覺肩上一涼,一陣寒風拂面而過,忍不住打了一個寒戰。他練的是太乙神功,原具有抗禦寒毒之功,當下趕緊提氣行動,活動血氣,詎料半邊身子就和落在冰窖一般,已然運轉不靈。

해용은 상대의 말아서 끌어당기는 기세가 마치 한 줄기의 거대한 흡인력이 숨겨져 있어 손바닥에 축적했던 힘을 자기 뜻대로 발출할 수 없게 되었고 몸이 앞으로 끌려가는 것을 느꼈다. 긴박한 순간 어깨 위가 서늘해지더니 일진의 한풍이 얼굴을 스치고 가자 참을 수 없어 한번 몸서리를 쳤다. 그가 연마하는 것은 태을신공(太乙神功)으로 원래 한독 음공에 대항할 수 있었기에 즉시 진기를 끌어올려 운행을 시키며 혈기를 돌게했다. 하지만 어찌 생각이나 했으랴? 몸의 일부가 얼음 창고에 빠진 듯 이미 운기가 신통치 않게 되었다.  

白面書生嘿嘿笑道:“你已中了在下的天癸指,如不及時解救,子不見午,今晚子時便行骨化神消了。”

백면서생이 흐흐, 웃으며 말했다.

"너는 이미 나의 천계지(天癸指)에 적중되었다. 만약 때맞춰 구하지 않으면 내일 해를 보지 못하고 오늘 밤 자시에 죽게될 것이다." 

天河釣客大吃一驚,疾步上前扶住道:“老大,你怎麼了?”

천하조객이 깜짝 놀라 재빨리 앞으로 나와 부축하며 말했다.

"노대, 어떻게 된거요?" 

奚容全身顫抖,昏昏欲睡,微弱地喊道:“愚兄恐怕不行了。”身子往前一栽,昏厥過去。

해용은 전신을 부들부들 떨며 정신이 가물가물해져 미약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형은 안될 것 같네." 

몸이 앞으로 고꾸러지며 까무러치고 말했다.  

秦嶺樵夫大吼一聲,雙手揮斧,猛向白面書生攻去,跟著五柳先生、滇池大俠、妙通道長亦紛紛出手。

진령초부가 대갈일성하며 양 손의 도끼를 휘두르며 맹렬하게 백면서생을 향해 공격해갔다. 뒤를 이어 오류선생, 전지대협, 묘통도장이 분분히 출수하기 시작했다.

六君子交誼深厚,一向以奚容為首,今見奚容身負重傷,個個暴怒如雷,怒不可遏,已失去平日的理智。

육군자는 교분이 두터웠고 줄곧 해용을 우두머리로 삼았다. 지금 해용이 중상을 입은 것을 보자 화를 참을 수 없어 벼락같이 호통치며 이미 평상시의 이지(理智)를 상실했다. 

天河釣客見兄弟們俱已出手,知道攔阻已不可能,釣竿一擺,沉聲道:“擺陣。”

천하조객은 형제들이 모두 출수하는 것을 보고 제지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알고 낚시대를 흔들며 침성으로 말했다.

"진을 펼쳐라."  

也虧得有他這一聲招呼,才把秦嶺樵夫等人激動的情緒稍稍穩定,於是各佔方位,把六爻陣發動。

다행히 그가 소리쳐 불렀기에 진령초부 등 사람들의 격동된 정서가 조금씩 진정되어 각 방위를 점하고 육효진을 발동시켰다. 

白面書生系孟紫瓊喬裝,她早見識過六爻陣子,雖無破解之法,但也不愁被圍住,況她此來另有陰謀,意欲設法降服這六位怪傑,是以身在陣中,僅藉著飄香步法,飄飛閃舞,並不還擊。

백면서생은 맹자경이 변장한 것이었다. 그녀는 육효진이라는 것을 견식한 적이 있어 비록 파해법은 없지만 포위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았다. 하물며 그녀가 이곳에 온 것은 다른 음모가 있었는데 이 여섯 명의 괴걸(怪傑)들을 항복시킬 방법을 강구할 작정이었다. 그래서 몸은 진 가운데에서 표향보법만으로 표표히 날아서 피하며 반격하지 않았다.

六君子六爻陣法,係得自古賢所遺下之秘笈,出自河洛圖書,各人所佔方位,俱暗合先天之數,甚是神奇,萬里獨行客奚容為六君子之首,功力深厚,處在天一之位,為全陣之樞紐,奚容負傷,只好由天河釣客接替,如此一來,天河釣客原有的位置,只好由其餘四人輪流換替了。

육군자의 육효진법은 옛날 성현이 남긴 비급에서 얻은 것으로 하도락서(河圖洛書)에서 나온 것이다. 각 자가 방위를 점(佔)하면  선천지수(先天之數)가 암암리에 더해져서 몹시 신기하였다. 만리독행객 해용은 육군자의 우두머리로 공력이 심후하여 천(天)의 방위를 맡았는데 진의 중심축이 되는 해용이 부상당하자 천하조객이 대체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되자 천하조객의 원래 위치는 남은 네 명이 번갈아 가며 메꿀 수 밖에 없었다.  

孟紫瓊身負絕學,原先還覺有些應接不暇之勢,漸漸地已然看出破綻,呼呼一陣冷笑道:“六爻陣法不過如此,在下已經見識過了,看我破解你們的陣法吧。”

맹자경은 몸에 절학을 지니고 있었다. 종전에는 조금 압도되는 것을 느꼈지만 점점 허점을 알아차리게 되어 후후, 하며 일진의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육효진은 이 정도에 불과하군. 저는 이미 견식하였으니 이제 내가 당신들의 진법을 파해하는 것을 보시오."

身形一飄,呼地向坎位攻去。

휙, 하며 신형을 표연히 날리며 감(坎) 방위를 공격해갔다.

坎位之上,滇池大俠恰時趕到,大喝一聲道:“回去。”雙掌齊翻,打出一股掌力。

감 방위에는 전지대협이 때맞춰 이르러 대갈일성했다.

"돌아가라." 

쌍장을 일제히 뒤집으며 한 줄기 장력을 쳐냈다. 

孟紫瓊冷冷一笑,一飄身早向滇池大俠空出的艮位衝去。

맹자경은 냉랭하게 웃더니 다시 몸을 날려 전지대협이 비운 자리인 간(艮) 방위를 향해 부딪혀갔다.  

秦嶺樵夫暴吼一聲,巨斧疾揮,迎面砍來,可是,孟紫瓊的飄香步疾逾飄風,就這一剎那間,已運轉了幾個方位,迫得五君子不得不加快身法,竭力填補缺口,此種情形若是對付普通高手,還可應付,遇上孟紫瓊這樣深明易理之人,就有應接不暇,漏洞百出之感,有好幾次都險險被她脫出陣外。

진령초부가 사납게 호통치며 커다라 도끼를 질풍같이 휘두르며 면상을 베어왔다. 그러나 맹자경의 표향보법은 바람보다 더 빨라 찰나의 순간에 이미 몇 개의 방위를 돌아가며 공격했다.

오군자는 부득불 신법을 더욱 빨리 하여 온 힘을 다해 빠진 구멍을 메꾸어야 했다. 이러한 상황은 만약 상대가 보통의 고수라면 대응할 수가 있지만 맹자경 같은 역리(易理)에 밝은 사람을 만났으니 그야말로 눈코뜰 새가 없어 곳곳에 허점이 노출되는 느낌이었다. 몇 번이고 그녀가 진 밖으로 벗어날 기회가 있었다.

五柳先生看出情勢危殆,大喝道:“老二,你仍守你的陣尾,天元交給我。”

오류선생이 정세가 위태로움을 알아차리고 고함쳤다.

"노이, 천원(天元)을 나와 교대하고 당신은 진미(陣尾)를 지키시오."  

此時恰值孟紫瓊攻向陣尾,不容天河釣客再加思索,釣稈一擺,飛身填入。孟紫瓊就盼有這一著,身影倏地飄起,閃電似地向天元沖去,身在空中,雙掌齊發,挾著泰山壓頂之勢,疾射而下。五柳翻天復地話才說完,人尚未趕到,而孟紫瓊已先一步攻到。

이때 마침 맹자경이 진미를 공격하고 있어 천하조객은 더 생각할 것 없이 낚싯대를 흔들며 솟구쳐 올라 그 자리에 들어갔다.  맹자경이 그것을 보자 그림자가 갑자기 날리더니 번개같이 천원을 향해 부딪혀갔다. 공중에 뜬 채로 쌍장을 일제히 내밀어 태산압정의 기세로 빠르게 뿜어냈다.  오류선생은 천원의 방위를 교대하자고 말을 하고 아직 그곳에 이르지 못했는데 맹자경이 이미 한 발 먼저 공격해 온 것이다.

就這瞬息萬變的剎那,暗影中倏然飛出一位身禦藍衫的年輕書生,單掌一抬,呼的一股巨大潛力,迎著孟紫瓊發出的掌勁撞去,兩股暗勁一觸之下,年輕書生的身子連搖了兩搖,隨即屹立不動。孟紫瓊只覺心頭一震,身形落地,張口正待喝問,五柳先生已然攻到了面前,只得住口出手應付。

이 순식간에 만변하는 찰나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갑자기 한 명의 몸에 남삼을 걸친 나이 어린 서생이 날아 나오더니 한 손을 쳐들어 휙, 하니 한 줄기의 거대한 잠력으로 맹자경이 발출한 장경을 맞아 부딪쳐갔다. 맹자경은 가슴이 떨리는 것을 느끼고 신형을 땅에 내려서 막 소리쳐 물으려 했지만 오류선생이 이미 앞에서 공격해오는 바람에 입을 닫고 출수하여 대응했다.

那年輕書生一經加入,情勢立變,他雖不明陣勢變化,但功力深厚,掌勢沉渾,較萬里獨行客還要強勝幾分,兼以天元乃一陣樞紐,天元穩固,其餘五人便可自生變化,顛倒陣勢。

그 나이 어린 서생이 일단 개입하자 정세가 즉시 변하였다. 그는 비록 진세의 변화는 잘 몰랐지만 공력이 심후하고 장세가 웅혼하였는데 만리독행객에 비해 몇 푼 더 강했다. 동시에 천원은 그 육효진의 중추인데 천원이 견고해지자 나머지 다섯 사람이 변화를 줄 수 있어 진세가 전도되었다.

天河釣客細察年輕書生,只覺他馬步沉穩,掌法猶如巨斧開山,雄猛無匹,穩如山岳地立於天元之上,不覺精神大振,大喝道:“由那位小哥鎮守天​​元,餘人各就方位。”

천하조객이 나이 어린 서생을 자세히 관찰해보니 그의 마보(馬步)가 굳게 안정되어 있고 장법이 마치 도끼로 산을 쪼개는듯 웅맹하기 그지없었다. 산악처럼 천원 방위에 우뚝 서 있으니 저도 모르게 정신이 크게 진작되어 큰 소리로 외쳤다.

"그 소형제가 천원을 단단히 지키고 있으니 나머지 사람은 각자 방위를 잡으시오."

此際六爻陣的威勢已然大增,但見鞭聲斧影,一片呼嘯之聲,孟紫瓊無淪到哪個方位,均遭受到數種不同的潛力襲擊,心頭不覺一懍。她原無意與六君子爭雄,但此際卻由不得她了,只得振奮精神,亦將全身功夫施展應付。

이때 육효진의 위세는 크게 증대되어 채찍 소리, 도끼 그림자가 일으키는 휙,하는 바람 소리만이 들렸다. 맹자경은 어느 방위도 무너뜨리지 못하고 여러 종류의 서로 다른 잠력의 습격을 당하여 가슴이 절로 서늘해졌다. 그녀는 원래 육군자와 싸워 이기려는 생각이 없었지만 지금 이때는 그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단지 정신을 진작시켜서 전신의 재간으로 대응했다.

這一場爭鬥,可謂慘烈異常,年輕書生就是杜君平,他因不明六爻陣的變化,只知緊守一方,寸步都不移動,這一來倒暗台了六爻陣以靜制動之機,兼以他武功內力,都強勝萬里獨行客一籌,每遇孟紫瓊撲攻主樞之時,憑持本身力量,便可將她擋住,因此使陣容更形穩固。雙方全力爭持了約有一個時辰,孟紫瓊已是一身香汗淋漓,隱覺真力不繼,五君子也個個汗流夾背,只有杜君平仍然氣定神閒,屹立如山。

이 일장의 싸움은 대단히 처참하다고 할 수 있었다. 나이 어린 서생은 바로 두군평이었다. 그는 육효진의 변화를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단지 하나의 방위를 굳게 지키며 촌보도 움직이지 않았는데 이것이 오히려 육효진의 이동제동의 이치와 부합되었다. 동시에 그의 무공과 내력이 모두 만리독행객 보다 조금 더 강했기에 매번 맹자경이 중요한 방위를 덮쳐올 때 본신의 역량으로서 그녀를 막아낼 수 있었고 이로 인하여 진이 굳건한 모양을 유지할 수 있었다.

쌍방이 전력으로 싸우기를 약 한 시진 정도하자 맹자경은 몸에 땀이 흐르기 시작하고 진력이 이어지지 않음을 느꼈다. 오군자도 각자 등에 땀이 흘렀지만 오직 두군평은 여전히 여유있게 기와 신이 안정되어 산처럼 우뚝 서있었다. 

天河釣客看在眼裡,心中大感驚異,驀地一聲大喝道:“兄弟們加點勁,若不趁此刻將他擒獲,搜出解藥,老大便沒解救的希望了。”

천하조객이 보더니 속으로 크게 놀라서 갑자기 고함을 쳤다.

"형제들 힘을 내시오. 만약 이 틈을 타서 그녀를 붙잡아 해약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노대를 구할 희망이 없소." 

六君子情同骨肉,天河釣客此言一出,餘人齊聲答應,暴喝連聲,俱都奮不顧身地猛力前攻,孟紫瓊身在陣中,頓覺壓力大增,不禁惱怒異常。

육군자는 서로의 정이 친형제와 같았다. 천하조객이 이 말을 하자 나머지 사람들이 일제히 대답하더니 호통 소리가 연달아 터지며 모두 자신을 돌보지 않고 맹렬하게 공격해갔다. 맹자경은 진 속에서 압력이 증대됨을 느끼자 몹시 화가 나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蓋因陣法所以不同於圍攻,那是因為陣法配合嚴密,聯合數人成為一整體,攻首則尾應,攻尾則首應,被攻之人,無法施行各個擊破方法,突出陣外。正當五君子出盡一身功夫,蓄意為奚容報仇之際,突然一陣琴聲,悠悠由山坡之上飄了過來,杜君平曾經吃過這苦頭,心裡不禁一驚,大喝道:“諸位小心抗拒琴音。”

진법으로 덮어누르는 것은 포위공격과는 같지 않다. 연합한 몇 사람이 한 몸이 되어 수미상관하니 공격을 받는 사람은 각개격파하여 진을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마침 오군자는 해용의 복수를 하려는 마음이 쌓여 있을 때라 일신의 재간을 모두 펼쳐내었다. 

돌연 일진의 금음이 산비탈에서 아득히 들려왔다. 두군평은 일찌기 쓴 맛을 보았기에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여 크게 소리쳤다.

"제위께서는 조심해서 금음에 대항하시오." 

這陣琴音不僅來得奇突,而且怪異異常,那隨風飄蕩而來的音律,一入耳內,心頭頓覺一緊,只覺胸前如遭重壓,生似一股抑鬱之氣,陰塞心頭,亟欲一吐為快。

그 일진의 금음은 갑자기 들려올 뿐 아니라 게다가 괴이하고 심상치 않았다. 바람을 타고 들려온 음률이 귀에 들어가자 마음 속으로 긴장됨을 느끼고 가슴이 무거운 압력을 받는듯 하였다. 우울한 기분이 가슴에 차게 하더니 한바탕 속시원히 토해내고 싶어졌다.  

此際琴音已越來越近,突然,林中又響起一陣歌聲,那歌聲似是配合琴音的節拍而唱,其聲鏗鏘,如鳴金石,恍如奔流於狹谷之內的洪流,突然得到宣洩一般,一瀉千里,澎湃奔流,在場之人,一聞那歌聲,齊感心頭一寬,長長吁了一口氣。

금음은 점점 가까이 들려오는 그때 돌연 숲 속에서 마치 금음의 장단에 맞춰 부르는 듯한 일진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쇳소리처럼 낭랑해여 마치 협곡 안에서 세차게 흐르는 물줄기가 돌연 한 쪽이 트여 일사천리로 마구 흘러가는 급류와 같아 그 곳에 있던 사람들은 일순간 그 노랫소리에 일제히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을 느끼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被困陣中的孟紫瓊,正自莫可奈何之際,突然坡上傳來琴聲,心中大喜,就趁五君子陣式一窒之際,飄身而起,脫出了陣外,及至歌音傳來,解除琴音的重壓,她早已不見了影子。

진에 갇힌 맹자경은 어찌할 도리가 없을 그때 돌연 금음이 들려오자 속으로 몹시 기뻤다. 오군자의 진식이 멈칫하는 틈을 타서 몸을 날려 진 밖으로 탈출했다. 노랫소리가 들려와서 금음의 중압감을 제거시켜버렸을때 그녀는 이미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天河釣客骨肉情深,立時釣竿一丟,疾奔至萬里獨行客奚容的身前,只見他雙目緊閉,全身冰涼,臉上隱隱泛有一重黑氣,不禁唉聲一嘆。

천하조객은 골육의 정이 깊어 즉시 낚싯대를 내던지고 만리독행객 해용에게 달려갔다. 그는 두 눈을 감고 전신이 아주 차가웠으며 얼굴에는 은은히 한 겹의 검은 기운을 띠고 있었다.  

此時秦嶺樵夫等人俱都趕了過來,見奚容已然氣若游絲,不禁面面相覷,束手無策。天河釣客沉忖有頃道:“目前只好先將大哥背回客棧,咱們再分頭設法吧。”

이때 진령초부 등 사람들도 모두 급히 다가오가서 해용이 이미 한 줄기 숨결만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서로의 얼굴만 쳐다볼 뿐 속수무책이었다. 천하조객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지금 부득이 대가를 등에 업고 우선 객잔으로 돌아가서 다시 제각기 방법을 강구하세." 

秦嶺樵夫板斧一插,正待俯身背起,突聞一陣腳步聲響,行來了一位藍衫俊美少年,天河釣客怔了怔道:“你可是杜大俠的公子杜君平?”

진령초부가 도끼를 차고 나서 막 등에 업으려는데 돌연 일진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한 명의 남삼 미소년이 걸어왔다. 천하조객은 의아하여 말했다.

"너는 두대협의 공자 두군평이 아니냐?" 

隨即行近奚容身旁道:“奚大俠中的是天癸指,必須及時施救,來人遲則不及。”

곧 해용의 신변으로 다가가더니 말했다.

"해대협이 맞은 것은 천계지입니다. 반드시 시간 내에 사람을 데려와 구해야지 지체되면 늦어버립니다."

天河釣客唉聲一嘆道:“我等俱不明療治之法,急切之間上哪裡去找人呢?”

천하조객이 휴, 탄식하며 말했다.

"우리들은 치료 방법을 알지 못하는데 급박한 이때에 어디가서 사람을 찾느냐?" 

來人徐徐道:“在下略知一點療治之法,請隨我來。”

그 사람은 천천히 말했다.

"제가 조금 치료법을 알고 있으니 나를 따라 오십시오." 

秦嶺樵夫背起奚容道:“是去杜公子你的居處?”

진령초부가 해용을 등에 업고 말했다.

"두공자 자네의 거처로 가는 건가?" 

來人搖頭道:”在下居無定所,到丐幫的行壇去吧,那裡需用各物倒是現成的。”

그 사람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정해놓은 거처가 없습니다. 개방의 행단으로 가면 그곳에 필요한 물건들이 갖추어져 있지요."  

江湖上人俱知丐幫乃是俠義組織,來人一提到丐幫,六君子再不多言,一齊跟著來人往城內奔去,他們因一心只顧著替奚容療傷之事,把剛才拔刀相助的年輕書生也給忘了。

강호상의 사람들은 모두가 개방이 협의의 조직임을 알고 있었다. 이 사람이 개방을 언급하자 육군자는 더 말하지 않고 일제히 그 사람의 뒤를 따라 성 안으로 달려갔다. 


再說杜君平一聞那歌聲,便想到暗中來的是誰,當下顧不得與六君子說話,急向林中奔去。

두군평은 노랫소리를 들었을때 암중에 누군가 왔다는데에 생각이 미쳐 육군자와 이야기할 겨를도 없이 급히 숲 속을 향해 달려갔다.   

可是,當他到達林中之時,歌聲已然停歇,搜查了一陣,也未見人影,翻身正待返回,卻見一個與自己貌像十分相似的藍衫少年,向六君子行去,知是藥中王來到,心中大喜,暗忖道:“奚容這下可得救了。”

그러나 그가 숲 속에 도착했을때 노랫소리는 이미 그쳐버렸다. 주위를 조사해보았으나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아서 몸을 돌려 돌아가려고 할때 자기와 생김새가 매우 비슷한 남삼 소년이 육군자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약중왕이 왔음을 알았다. 속으로 크게 기뻐하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해용이 목숨을 구할 수 있게되었구나.'

杜君平原無對六君子洩露身份之意,只以事在危急,不得不挺身而出,今替身藥中王既已出面,樂得一走了之。

두군평은 원래 육군자에게 신분을 드러낼 생각이 없었지만 일이 위급한지라 부득불 나서려고 했는데 지금 약중왕이 대신 나서자 기꺼이 내버려두었다.

經過這番折衝,天色已近黃昏,杜君平正待覓路回城,只見林中人影一閃,孟紫瓊緩緩由林中行了出來,冷冷道:“站住,我得問問你是何來歷?”

적을 물리치는 동안 하늘은 이미 황혼이 지기 시작하였다. 두군평이 성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고 있는데 숲 속에서 인영이 번쩍하더니 맹자경이 천천히 걸어나오며 냉랭하게 말했다.

"멈춰라. 내가 너의 내력을 한번 물어보아야겠다." 

杜君平見她仍是書生打扮,微微一笑道:“在下一介寒生,哪有什麼來歷。”

두군평은 그녀가 여전히 서생 분장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저는 보잘것 없는 서생이니 무슨 내력이라고 할 것이 있겠소?"  

孟紫瓊哼了一聲道:“看你功夫不弱,絕非沒有來歷之人,還是老實說的好。”

맹자경이 흥, 하더니 말했다.

"너의 무공이 약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절대 내력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杜君平朗笑道:“彼此,彼此,尊駕的功夫更是驚人,何妨先行報個名號。”

두군평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피차일반이오. 귀하의 무공은 사람을 놀라게 하니 먼저 명호를 말해주는 것도 상관없지 않겠소?" 

孟紫瓊身形一飄,挪前了五尺,厲聲道:“你再不說,那可是自找麻煩。”

맹자경이 신형을 날려 오척 앞으로 옮겨오더니 근엄하게 말했다.

"네가 말하지 않으면 스스로 번거로움을 자처하는 것이다." 

杜君平搖了搖頭道:“在下生來就有一種找麻煩的毛病,我不知道你所說的是什麼麻煩。”

두군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태어나면서부터 번거로움을 찾아다니는 결점이 있소. 당신이 말한 것은 어떤 번거로움인지 모르겠구료." 

孟紫瓊大怒,臉上殺機湧現,手臂已暗暗將功力凝聚,只聽林中一陣朗笑,行出一位錦衣公子來,沉聲道:“副盟不用著急,在下先試他幾招,不怕他不現出原形。”

맹자경이 대로하여 얼굴에 살기를 나타내며 이미 팔에 몰래 공력을 모았다. 숲속에서 일진의 낭랑한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한 명의 금의공자가 걸어나와서 침성으로 말했다.

"부맹주께는 서두르실 필요없습니다. 제가 먼저 그의 몇 초를 시험해보면 그가 본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리가 없습니다."

杜君平抬頭見來者竟是任長鯨,不禁大為駭異,暗忖道:“他怎的與孟紫瓊混在一起了?”

두군평은 고개를 들어 오는 사람이 임장경임을 보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어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는 왜 맹자경과 함께 있게 된 것일까?' 

因杜君平已然易容,任長鯨做夢也沒想到是他,一縱身躍到他面前,大喝道:“接招!”劍光一閃而至。

두군평이 역용을 했기 때문에 임장경은 꿈에도 그라는 것을 생각지 못했다. 그대로 몸을 솟구쳐 그의 면전에 이르러 호통쳤다.

"받아랏!" 

검광이 번쩍하더 벌써 몸에 도달했다. 

修羅門的劍術,向以迅快辛辣見稱,杜君平久有所聞,腳下一滑,旁閃三尺,長劍隨手而出,瞬刻之間攻了三劍,用的竟是修羅劍法。他功力深湛,劍上造詣高深,攻出的劍招,威力遠超任長鯨之上。

수라문의 검술은 쾌속하고 신랄하다고 불리운다는 것을 두군평은 들은 지 오래였다. 발끝을 미끄러뜨리며 옆으로 삼척을 피하면서 그 길로 장검이 뽑아져나와 수라검법을 사용하여 순식간에 삼검을 공격했다

任長鯨大吃一驚,疾地收劍後躍,大喝道:“你是本門的什麼人?”

임장경이 깜짝 놀라서 재빨리 검을 거두고 뒤로 뛰어서 물러나더니 소리쳤다.

"당신은 본문의 누구요?" 

杜君平冶冷道:“客卿。”

두군평이 냉랭하게 말했다.

"객경(客卿:다른 나라 출신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 

任長鯨立時面容大變,他雖十分任性,究竟不敢公然做出背叛師門之事,今見對方功夫高出自己,必是本門重要人物,是以遲疑不決,不敢再行出手。

임장경이 표정이 즉시 크게 변했다. 그는 비록 자기 멋대로 하는 성격이었지만 아직은 공공연히 사문을 배반하는 일을 감히 할 수가 없었다. 지금 상대의 무공이 자기보다 높은 것을 보고 필시 본문의 중요 인물이라 머뭇거리게 되었다. 

孟紫瓊何等精細之人,早看出他的神色有異,冷笑一聲道:“怪不得他如此跋扈,原來竟是你們修羅門的人。”

맹자경이 얼마나 꼼꼼한 사람인가? 벌써 그의 신색이 달라진 것을 알아차리고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어쩐지 이같이 날뛴다고 했더니 원래 너희 수라문의 사람이었구나." 

杜君平接道:“尊駕錯了,在下說的是客卿。”

두군평이 이어서 말했다.

"귀하는 틀렸소. 제 말은 객경이란 말이오." 

孟紫瓊哼了一聲道:“不管什麼地位,總算是修羅門的人。”

맹자경이 흥, 하더니 말했다.

"무슨 지위라도 상관없다. 어쨌든 수라문의 사람인 셈이다." 

一轉臉對任長鯨道:“你不是說除了大師兄外,餘人都得聽你的嗎?”

임장경에게 얼굴을 돌리더니 말했다.

"너는 대사형 외에 나머지 사람들은 네 말을 듣는다고 하지 않았느냐?" 

任長鯨一股尷尬之容,半晌方道:“他是客卿,例由島主親自指揮。”

임장경이 난처한 얼굴로 한참만에 말했다.

"그는 객경입니다. 도주가 친히 지휘하는 경우입니다."  

孟紫瓊冷笑道:“你既奈何不了他,那隻有由我來處置他了。”

맹자경이 냉소하며 말했다.

"네가 그를 어찌할 수 없으니 내가 그를 처치해야만 하겠군."  

任長鯨囁嚅言道:“請副盟看在在下的份上,饒過他這一次。”

임장경이 우물거리며 말했다.

"청컨대 부맹주께서는 저의 체면을 보아 그를 이번 한번만 용서해주십시오."

杜君平朗聲笑道:“我可不需人憐憫,有什麼手段讓他使出來。”

두군평이 낭랑한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나는 남의 연민을 받을 수 없소. 무슨 수단이든 있거든 어디 써보시오." 

孟紫瓊勃然色變道:“你是存心找死?”

맹자경이 발끈하여 안색이 변하며 말했다.

"너는 일부러 죽으려느냐?" 

杜君平哈哈朗笑道:“你雖然竊了飄香門的全部絕學,不見得便能奈何在下。”

두군평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비록 표향문의 절학을 모두 훔쳤지만 저를 어찌할 수 있을 거라 보지 않소." 

孟紫瓊心中暗暗驚奇,不知此人究竟是誰,竟似已經識破了自己的底蘊,當下格格一陣尖笑道:“如此說來那是更不能饒你了。”長袖一拂​​,一股柔風直襲面門。

맹자경은 속으로 놀라며 이 자가 도대체 누구인지 몰라 의아해했다. 자기의 내정이 이미 간파당한 듯 하자 즉시 깔깔, 웃으며 말했다.

"그 말 때문에 너를 용서할 수가 없게 되었다." 

긴 소매를 털자 한 줄기 유풍이 곧장 면전으로 덮쳐왔다.   

杜君平手掌一翻,平胸推出,一股巨大潛力湧出,硬把襲來的那縷柔風震散。孟紫瓊冷笑一聲,手掌連拍,瞬刻之間拍出五掌,所取的部位,俱是足以致命的死穴。 杜君平腳下屹立不動,雙掌翻飛,硬撞硬擋把對方五掌接了下來。

두군평이 손바닥을 뒤집어 가슴께에서 밀어내자 한 줄기 거대한 잠력이 솟아나 밀려가더니 그 유풍과 부딪혀 흩어버렸다. 맹자경이 냉소를 치더니 손바닥을 잇달아 후려쳐 순식간에 오장을 쳐냈는데 그 노리는 부위가 모두 치명적인 사혈이었다. 두군평은 다리를 우뚝 세운채 움직이지 않고 쌍장을 오르내리락 하며 상대의 오장을 부딪히고 막고하면서 상대해냈다.  

孟紫瓊怔了怔,突然暴遲五尺喝道:“你師父是誰?這掌法可是他教的?”

맹자경이 넋이 나간 듯 멍해있다가 돌연 오척을 물러나더니 소리쳤다.

"너의 사부는 누구냐? 그 장법은 그가 가르친 것이냐?" 

杜君平知她說的是紅臉老人,心中深悔不該施出奇形八掌,只得含糊其詞地笑道:“功夫自然是出自師門,這還用問嗎?” 

두군평은 그녀가 말한 사람이 홍검노인임을 알고 기형팔장(奇形八掌)을 시출하지 않았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말을 얼버무리며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무공은 자연 사문에서 나온 것인데 물을 필요가 무엇이오?" 

孟紫瓊沉忖半晌,突然一旋身,疾奔而去。孟紫瓊一走,任長鯨深怕對方問到自己,也急閃身奔入林中。

맹자경은 한참 생각에 잠겼다가 돌연 몸을 돌려 달려가버렸다. 맹자경이 가버리자 임장경은 상대가 자기에게 문책할까 두려워 급히 몸을 날려 숲 속으로 사라졌다. 

杜君平心中大是奇異,暗忖:由此看來,她必然極其忌憚他老人家,可是他老人家又為何老是藏著不露面呢?繼又想道:“九九會期已然不遠,只怕一切事情,都要等到那時了斷了。” 

두군평은 마음속으로 이상하여 몰래 중얼거렸다.

'보아하니 그녀는 그 어르신을 매우 꺼리는 것이 분명하구나. 그러나 그 어르신은 또 왜 언제나 숨어있고 얼굴을 내밀지 않는 것일까?' 

계속 생각했다.

'중양절대회가 머지 않았으니 모든 일들은 그때가 되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他本有許多事情,須去丐幫查問,但因已答應修羅王,暫時不露面,只好隱忍著緩緩又回到客寓,這時華燈初上,正是旅店熱鬧之時,倒沒有什麼人留意他的行動。

그는 개방에 가서 알아보고 싶은 일들이 많았으나 수라왕에게 기다리겠다고 대답했기 때문에 잠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부득이 꾹참고 천천히 다시 객우로 돌아갔다. 이때는 화려한 등불이 내걸리고 객점이 한창 바쁠 시간이라 아무도 그의 행동을 주의하는 사람이 없었다.  

回至房中,略坐了一會,便轉向修羅王房中,只見修羅王正在洗臉,看樣子也是剛才回來,當下笑了笑道:“晚輩今天又遇見那撫琴的人了。”

방에 돌아오자 잠시 앉았다가 수라왕의 방으로 향했다. 수라왕이 막 세수를 하고 있었는데 그 모양을 보니 지금 막 돌아온 것 같아 즉시 웃으며 말했다.

"후배는 오늘 또 그 금을 타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修羅王哈哈笑道:“我道是誰,原來是他。”

수라왕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나는 누굴까 생각했었는데 원래 그였다." 

杜君平大驚道:“伯伯認識他?”

두군평이 크게 놀라 말했다.

"백부님은 그를 아십니까?" 

修羅王點頭道:“不錯,此人自號'神機',一出江湖便鋒芒畢露,曾於一日之間,連敗華山、崑崙、武當、峨嵋等四派高手,並單劍入嵩山,要求與少林派高手印證。”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 그는 스스로 신기(神機)라 불르며 강호에 출도하자 자기 능력을 드러내려 하였지. 하룻새에 화산, 곤륜, 무당, 아미 등 네 파의 고수를 연패시키고 검 한 자루만으로 숭산에 들어가 소림파 고수들과 인증(印證)하기를 요구했지." 

杜君平輕喟一聲道:“此人如此狂妄,縱具才華,終不能成大事。” 

두군평은 가볍게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그 사람이 그와 같이 오만방자하니 설령 재능을 갖추었더라도 결국 큰일을 이루지는 못할 것입니다."  

修羅王點頭道:“賢侄所見極是,當時少林掌門人乃是玄通大師,他傳諭門下弟子,不得與他動手,那神機書生也不為已甚,復又要求與玄通大師盤道。”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현질의 소견이 옳네. 당시 소림장문인은 현통대사(玄通大師)였는데 그는 문하제자들에게 그와 겨루지 말도록 명하였다. 신기서생도 지나치게 굴지않고 현통대사와 반도(盤道:구술 대련?)할 것을 요구하였다."

杜君平笑道:“佛門中人,畢生深研佛經佛典,他簡直是班門弄斧。”

두군평이 웃으며 말했다.

"불문에 몸담은 사람은 평생 불경과 불전을 연구하는데 그는 그야말로 공자 앞에서 문자쓰는 격이군요." 

修羅王喟然嘆道:“那倒未必見得,當時玄通大師無法再推辭,便著經堂首座慧覺上人接待,二人盤道兩晝夜,神機書生口若懸河,滔滔不絕,慧覺上人大為折服,自願甘拜下風,他才揚長下山而去。”頓了頓又道:“此人的用心不問可知,他是在求揚名立萬,故不久便聲名大噪。” 

수라왕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반드시 그렇다고는 할 수 없다. 당시 현통대사는 또 거절할 수 없어 경당(經堂)의 수좌 혜각상인(慧覺上人)으로 하여금 상대하게 하였다. 두 사람은 주야로 반도를 했는데 신기서생은 청산유수처럼 끊임없이 이어졌다. 혜각상인은 크게 탄복하여 스스로 자기가 못함을 인정하였다. 그는 자기의 재주를 떨치고 산을 내려갔다." 

멈추었다가 또 말했다.

"그 사람의 의도는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는 이름을 만방에 날리고자 했는데 오래지 않아 명성을 크게 떨쳤다."

杜君平搖搖頭道:“用這手段獵取聲名,在下不敢佩服,他是太過心切了。”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런 수단으로 얻은 명성에 저는 감히 승복할 수 없습니다. 그는 너무나 마음이 절실했군요."

修羅王點頭道:”正是如此,當時江湖之上,聲望極隆的,首推乾坤雙絕,那神機書生自不量力,竟遊說各派,倡天下一家之議,要求各派武學交流,融於一爐,俾使中原武學大放光彩。”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바로 그렇다. 당시 강호상에는 명망이 극히 두터운 사람들중 첫째로 건곤쌍절을 꼽았다. 그 신기서생은 자기의 역량이 안되자 각 파를 돌며 각 파의 무학을 서로 교류시켜 하나로 녹여서 중원 무학이 크게 빛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杜君平接道:“此議倒也不差,如各派之人俱能放棄門戶之見,再不秘技自珍,倒是武林一大福音呢!”

두군평이 이어서 말했다.

"그 주장은 나쁘지 않군요. 만약 각 파의 사람들이 모두 문파가 달라서 생긴 편견을 버리고 자신들의 비기(秘技)를 감추지 않는다면 오히려 무림의 크나큰 복일 것입니다!"

修羅王點頭道:“當時他鋒芒甚盛,而且來歷不明,各派不願開罪,口頭俱敷衍答應他,叫他邀請乾坤雙絕與老朽等人共同署名發起,神機書生信以為真,首先找到鐵髯蒼龍肖大俠,肖大俠不僅沒答應,且斥他想法大過天真,神機書生一怒之下,要求動手印證,二人互對三掌,神機書生不敵肖大俠的少陽神功,被震得口噴鮮血,退出了肖寓。”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시에 그의 재간이 자못 왕성하고 게다가 내력이 불분명해서 각 파에서는 미움을 사길 원하지 않아 구두로 모두 형식적으로 대답하고 그에게 건곤쌍절과 이 늙은이 등을 초청하여 공동서명하여 발기토록 했다. 신기서생은 사실이라고 믿고 첫번째로 철염창룡 소대협을 찾아갔다. 소대협은 승낙하지 않을 뿐 아니라 너무 순진한 생각을 한다며 나무랐다. 신기서생은 홧김에 겨루어 인증할 것을 요구했다. 두 사람은 서로 삼장을 겨루었으나 신기서생은 소대협의 소양신공(少陽神功)에 상대가 되지 못했다. 내부가 흔들려 입에서 선혈을 토하고 자신의 거처로 물러났다."

杜君平忍不住插言道:“這是他自找苦吃,人家既不願意署名,何故強人所難。”

두군평이 참지 못하여 끼어들며 말했다.

"그것은 그가 고생을 자초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이미 서명을 원하지 않는데 왜 곤란한 일을 강요합니까."  

修羅王微微一笑道:“此人倒是有點怪脾氣,在肖大俠那裡碰壁後,又找到了令尊杜大使,要求印證劍法,二人就在室內以手代劍,比劃了幾下,神機書生立即認輸退出。”

수라왕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 사람은 좀 괴상한 성격이었다. 그곳에서 소대협이란 벽에 부딪힌 후 또 영존 두대협을 찾아가서 검법을 인증할 것을 요구했다. 두 사람은 실내에서 검을 대신하여 손짓으로 몇 초를 나누었는데 신기서생은 즉시 패배를 인정하고 물러났다."

杜君平微微一嘆道:“他操之過急了,一個江湖上藉藉無名之人,要想做這樣大事,談何容易。”

두군평은 가늘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는 일처리가 너무 조급했습니다. 일개 강호상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 그처럼 큰 일을 하고 싶어도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修羅王立起身來,在房中踱了二匝,徐徐言道:“他此番重出江湖,只怕與天地盟之事大有關連,所謂來者不善,善者不來。”

수라왕이 일어서서 방 안을 두 바퀴 돌더니 서서히 입을 열었다.

"그가 이번에 다시 강호에 나온 것은 천지맹과 크게 관련이 있는 것 같구나. 소위 오는 사람은 선하지 않고 선한 사람은 오지 않는다는 것이지."

杜君平突然想起一事道:“伯伯以歌音與琴音相抗,可曾試出深淺?”

두군평이 돌연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른듯 말했다.

"백부님은 노랫소리로 금음에 대항해보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修羅王搖頭一嘆道:“此人自號神機,隱伏了十多年,他若沒有練成驚人之技,也不會重出江湖了。”頓了頓又道:“他那零音只是隨手撫弄,並未盡全力,老夫哪能一下便試出深淺。”

수라왕이 고개를 저으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 사람은 스스로 신기라고 부르며 십 년간 엎드려 숨어지냈는데 그가 만약 사람을 놀라게 하는 절기를 연마하지 않았다면 강호에 다시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멈추었다 다시 또 말했다.

"그의 그 금음은 손가는 대로 연주했을 뿐이고 절대 전력을 다하지 않았을 것이다. 노부가 어디 시험해볼 수 있겠느냐."

杜君平又道:“伯伯料想他九九會期會不會出面?”

두군평이 또 말했다.

"백부님은 그가 중양절대회에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하십니까?" 

修羅王沉忖有頃道:“老夫猜想不但九九會期他會出現,同時我還想到,三十六個盟友中,可能就有不少他的人,因為天地盟的肇始,就是由於他的奔走而起的。”

수라왕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노부는 그가 중양절대회만 얼굴을 드러내지는 않으리라 추측한다. 동시에 나는 그가 천지맹의 시초부터 이리뛰고 저리뛰고 해왔기 때문에 삼십육개 맹우들 중에 그의 사람들이 적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杜君平想了想道:“這樣說來,他對天地盟是絕不會死心的了。”

두군평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러고보면 그는 천지맹을 절대 단념하지 않았었군요."  

修羅王嘆道:“所以我說天地盟的一切問題根源,可能就出在此人身上。”

수라왕이 탄식하며 말했다.

"내 말은 천지맹의 모든 문제의 근원은 그 사람의 신상에서 비롯되었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杜君平驀地跳起身來道:“這樣說來盟主與幾位副盟中毒之事,也與他有關?”

두군평이 갑자기 벌떡 일어서더니 말했다.

"그러면 맹주와 몇 분의 부맹주가 중독된 일도 그와 관련이 있겠군요?" 

修羅王道:“你且稍安毋燥,老夫所以不以真面目示人,更不令傳出功力已復的消息,便為追查此事根源。”

수라왕이 말했다.

"너는 진정하고 조급해 하지 말거라. 노부는 그래서 그 일의 근원을 조사하기 위해 진면목을 남에게 보이지 않고 공력을 회복했다는 소식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說著立起身來道:“走吧,此刻秦淮河上正是熱鬧之時,咱們找金鳳姑娘喝幾杯去吧。”

말을 마치고 일어서더니 말했다.

"가자. 지금 진회하는 한창 붐빌 시간이다. 우리는 금봉낭자에게 한 잔 하러 가자."

杜君平那有心情去尋花問柳,當下搖了搖頭道:“晚輩心情不佳,伯伯一人去吧。”

두군평은 화류계를 드나들 마음이 없어 즉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후배는 기분이 좋지 않으니 백부님 혼자 가시지요."  

修羅王一拉他衣袖道:“無論如何你得陪伯伯去走走。”

수라왕은 그의 옷소매를 잡고 말했다.

"어찌 되었든 간에 너는 백부를 모시고 가야 할 것 아니냐. 가자." 

杜君平無奈,只得點頭應允,二人緩步行至河畔,只見金鳳的飛鳳號正在河中緩緩行駛,離岸約有三四丈之遙,​​修羅王招手喊道:“餵!快把船靠岸,有客人來了。” 

두군평은 어쩔 도리가 없어 부득이 고개를 끄덕이며 응낙하였다. 두 사람이 느린 걸음으로 강변에 이르자 금봉의 비봉호가 강 위에서 천천히 가고 있었는데 강 언덕에서 약 삼사 장 떨어져 있었다. 수라왕이 손짓해 부르며 소리쳤다.

"여보시오! 손님이 왔으니 속히 배를 물가에 대시오."

他的聲音雖不大,船上操舟之人卻聽得清清楚楚,一驚之下連連搖手道:“今晚不行,改天再來賞光吧。”

그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배를 조종하는 사람들은 똑똑히 들었다. 깜짝 놀라 연신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오늘 밤은 안됩니다. 다음에 다시 왕림해 주십시오."  

修羅王把腿一抬,身形忽地平飛出去,不遠不近,輕輕落在甲板之上。杜君平暗中一提氣,雙臂往後一劃,一個魚鷹入水之勢,頭前腳後,身如箭發,也飄然落到了船上。

수라왕이 다리를 한번 들어올리자 신형이 갑자기 수평으로 날아가더니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가볍게 갑판 위에 떨어져 내렸다.  두군평은 암중으로 진기를 끌어올려서 두 팔을 뒤로 한번 젓자 머리가 앞으로 다리를 뒤로 한 채 한마리 어응(魚鷹)이 입수하는 자세로 마치 쏘아진 화살처럼 날아가 표연히 배 위에 내렸다.

只見艙門開處,行出一個綠衣使女,對二人福了福道:“姑娘請二位入內待茶。”

선창 문이 열려져 있었는데 한 명의 녹의시녀가 나오더니 두 사람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공손히 절하며 말했다.

"낭자가 두 분은 안으로 들어오셔서 차를 드시라고 하십니다." 

修羅王哈哈道:“這還像話,哪有客人來了,避而不見之理。”

수라왕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말하니 무슨 손님이 와 있어서 피하며 만나지 않는 것이로군."

說著跨步入艙,只見艙內赫然坐著一位黑袍老者。杜君平認得他是關外黑風怪張炎,心裡不由一動。

말을 하고 뚜벅뚜벅 선창 안으로 걸어들어가니 선실 안에 한 명의 흑포노인이 보였다. 두군평은 그가 관외의 흑풍괴 장염임을 알아보고 마음이 절로 움직였다. 

金鳳笑吟吟地立起道:“只因已然有客,是以不便接持,兩位休怪。”

금봉이 방그레 웃으며 일어서더니 말했다.

"손님이 계시기때문에 접대를 하지 못하오니 두 분은 나무라지 마십시오." 

修羅王微微笑道:“倒是老夫孟浪了,告辭。”

수라왕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

"오히려 노부가 경솔했네. 이만 가보겠네." 

金鳳急攔道:“既來之則安之,此位張老先生亦是常客,就請一處坐吧。”

금봉이 급히 만류하며 말했다.

"기왕 오셨는데 편안히 계십시오. 이분 장선생도 단골손님이시니 같이 합석하시지요." 

黑袍老者亦起身拱手道:“四海之內皆兄弟也,既是逢場作戲,何分彼此。”

흑포노인도 일어서서 공수하며 말했다.

"사해 안이 모두 형제 아니겠소. 기회가 되어 같이 자리를 하게 되었으니 어찌 이편 저편 나누겠소?" 

修羅王大笑道:“好,好,今晚就由老夫作東如何?”

수라왕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좋소이다. 오늘 노부가 주인 노릇을 해서 안될 게 있겠소?"

彼此就坐後,黑袍老者徐徐道:“老先生尊姓大名,你好像不是金陵人士?”

서로 자리에 앉은후, 흑포노인이 서서히 입을 열었다.

"노선생은 금릉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존성대명이 어떻게 되시오?" 

修羅王道:“兄弟姓郭,燕京人氏。”又指著杜君平道:“此位是我世侄杜樸。”

수라왕이 말했다.

"형제는 곽가요. 연경 출신이오." 

또 두군평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사람은 나의 세질 두박이오."

黑袍老者自報姓名道,“兄弟張炎,乃是關外人士,久聞江南魚米之鄉,是以前來觀光一番。”修羅王微微一笑道:“原來如此。”

흑포노인은 자기의 성명을 말했다.

"형제는 장염이며 관외 사람이오. 강남이 살기 좋은 곳으로 소문이 나서 한번 관광을 왔소이다." 

수라왕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원래 그러셨구료." 

張炎又問道:“郭先生功夫卓絕,想是武林中人,但不知技宗何派?”

장염이 또 물었다.

"곽선생은 무공이 탁월하니 무림인으로 생각되는데 어디 문파이신지요?"  

修羅王笑道:“老朽這點功夫,乃是護院的師父們教的,哪裡談得上門派。”

수라왕이 웃으며 말했다.

"늙은이의 약간의 무공은 원래 호원(護院) 사부들이 가르쳐준 것인데 어디 문파라고 말할 수 있겠소?"

張炎大笑道:“郭先生太以自謙了,不是兄弟當面恭維,就以你剛才上船時所顯露的那一手,就算一派掌門人,也不過如此。”隨把目光轉向杜君平道:“尤其這位小哥,小小年紀,便有如此成就,更是難得。”

장염이 대소하며 말했다.

"곽선생은 너무 겸손하십니다. 형제가 마주보며 아첨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막 당신이 배에 오를 때 보여준 그 한 수는 일파 장문인도 그렇게 할 수 없소." 

곧 이어 시선을 두군평에게 돌리며 말했다.   

"더우기 이 분 소형제는 어린 나이에 그같은 성취를 이루었으니 더욱 드문 일이오."

修羅王笑了笑道:“這樣說來張兄是武林人了。”

수라왕이 웃으며 말했다.

"그 말씀은 장형도 무림인이라는 것이구료." 

張炎點頭道:“實不相瞞,兄弟果是武林中人。”頓了頓又道:“兄弟有句不入耳的話,不知當說不當說?“

장염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형제는 무림인이 맞습니다." 

잠시 멈추었다 또 말했다.

"형제가 듣기 싫은 소리를 몇 마디 해도 될런지 모르겠소?"  

修羅王心裡一動道:“但說不妨。”

수라왕은 마음이 동하여 말했다.

"괜찮소."

張炎端起酒杯呷了一口道:“郭兄與杜公子均具一身功夫,於此刻來到金陵,定然是有所為而來。”

장염을 술잔을 들어 쭉 들이키더니 말했다.

"곽형과 두공자는 모두 일신에 무공을 지니고 지금 금릉에 오셨는데 틀림없이 할 일이 있어 오셨을 것이오." 

修羅王大笑道:“不錯,秦淮河上笙歌處處,足令老夫留戀忘返,若說是有所為而來,那就是為了這個。”

수라왕이 대소하며 말했다.

"그렇소. 진회하에 노래소리가 가득하니 노부가 차마 떠나지 못하고 돌아가는 것을 잊게 하기에 충분하구료. 만약 할 일이 있어 왔다고 한다면 이것일 게요."  

張炎正容道:“真人面前不說假話,近日金陵城內風雲萬變,二位適於此刻來到,不嫌太巧了一點嗎?”

장염이 표정을 가다듬고 말했다.

"진실한 사람 면전에서 거짓말을 할 수 없지요. 근일 금릉성 안에는 풍운이 일고 있는데 두 분은 때맞춰 이때 오셨으니 너무 공교롭다는 의심을 사지 않겠소?"

修羅王亦把麵色一整道:“如此說來,張兄倒是有所為而來的了,兄弟願聞其詳。”

수라왕도 안색을 정히 하며 말했다.

"그렇게 말한다면 장형이야말로 일이 있어 오신 것이군요. 형제는 자세한 것을 듣기를 원하오."

張炎略事沉吟道:“三代以下,未有不好名者,尤其我輩武林人,二位既具一身驚世駭俗的武功,難道不想有一番作為?” 

장염이 약간 침음하더니 말했다.

"삼대가 지나면 좋지않은 이름조차 남지 않는다 했는데 더우기 우리 같은 무림인이야. 두 분은 이미 일신에 경세적인 무공을 갖추고 계신데 설마 한번 큰 일을 해볼 생각이 없으시겠습니까?" 

杜君平故作迫不及待地插言道:“請恕我等愚昧,何不把話再說明白些?”

두군평이 고의로 일각도 지체할 수 없다는듯 끼어들며 말했다.

"저희가 어리석음을 용서하시오. 좀 분명히 알아듣게 말씀해주시겠소?"

張炎道:“當今武林之中,有個天地盟,二位可曾聽說過?”

장염이 말했다.

"당금 무림에는 천지맹이라는 것이 있는데 두 분은 들어보신 적 있소?" 

修羅王笑道:“我們除了知道少林寺有個達摩祖師、武當派有個三豐真人,是極受人崇拜的人外,什麼事也不知道。”

수라왕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들은 소림사에는 달마조사(達摩祖師), 무당파에는 삼풍진인(三豐真人)이 극히 숭배를 받는다는 것만 알지 그 외는 아무 것도 알지 못하오."

張炎暗暗點頭,又道:“二位不常在江湖走動,自然不知了,天地盟乃是三十六個門派組成,選出一個盟主,對江湖黑白二道,具有生殺之權,地位甚是崇高,想那達摩與三豐聲名雖響,不過一派祖師而已,哪及得上盟主,現在盟主感到範圍仍小,已然擴大範圍,黑白二道各門各派俱都可入盟,理陸續加盟的門派,已超出一百以上,一俟重九日來到,便可正式成立。”頓了頓又道:“二位如有意加盟,不妨隨意用個門派之名,申請加入,之後再請盟主派個職司,其地位便超出門派之上了。”

장염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또 말했다.

"두 분은 늘 강호를 다니지 않으시니 당연히 모르겠지요. 천지맹은 원래 삼십육개 문파로 조직되었으며 한 명의 맹주를 선출하여 강호 흑백 양도에 대해 살리고 죽이는 권한을 가지며 지위가 매우 숭고하다오. 달마와 삼풍의 명성이 비록 크지만 일파의 사조일 뿐이니 어디를 봐서 맹주에 미칠 수 있겠소이까. 현재 맹주께서는 범위가 여전히 적다고 느끼시어 흑백양도의 모든 문파가 가맹할 수 있도록 범위가 크게 확대되어 이미 일백 개를 넘어섰소. 기다렸다 중양절이 되면 정식으로 성립될 것이오." 

멈추었다 또 말했다.

"두 분이 만약 가맹할 뜻이 있으시다면 문파의 이름을 마음대로 적어서 가입 신청을 해도 무방하오. 그 후에 다시 맹주께서 직무를 맡기실 때 그 지위는 문파를 초월하게 될 것이오."

杜君平極為興奮地道:“那真是太好了,不知準不准我們加入?”

두군평이 아주 흥분하여 말했다.

"그것 정말 좋군요. 우리가 가입해도 될까요?" 

修羅王冷笑道:“談何容易,你也不想想咱們爺兒是塊什麼料。”

수라왕이 냉소하며 말했다.

"말이야 쉽지. 우리같은 남자들이 무슨 재목이 되겠는가 하는 생각은 들지 않느냐?" 

杜君平只覺一盆冷水淋頭,大失所望,雙手一攤,低頭默不作聲。

두군평은 찬물을 뒤집어 쓴듯 크게 실망하여 두 손을 축 늘어뜨리고 고개를 숙인채 말이 없었다. 

張炎見他滿面懊喪之容,微微一笑道:“杜公子你不用難過,倘你用中原各派之名,自是不能,如用邊陲之地,小幫小派之名,哪個去查究許多。”

장염은 그의 만면에 낙심한 표정을 보더니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두공자, 당신은 괴로워 할 필요없소. 만약 자네가 중원의 유명한 문파의 이름을 쓴다면 안되겠지만 변경의 작은 방파의 이름을 쓴다면 누가 가서 이것저것 조사하겠는가?"  

修羅王接道:“就算能行,沒有人引薦亦是枉然。​​”  

수라왕이 이어서 말했다.

"설령 그래도 된다고 하더라도 추천인이 없으니 역시 헛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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