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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三十一回 恩怨了斷(은원료단) -完-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혈검단심(血劍丹心)

第三十一回 恩怨了斷(은원료단) -完-

알타쵸 2016. 9. 5. 12:04

第三十一回 恩怨了斷(은원의 막이 내리다)





 


飄香谷主唉聲一嘆道:“孩子,你且退下,今晚之事非你能辦得了的。”

표향곡주가 휴, 탄식하더니 말했다.

"얘야, 너는 물러나거라. 오늘 밤의 일은 네가 분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杜君平想了想,終於退了下去,靜立於一旁。

두군평은 생각하더니 결국 물러나서 한 쪽에 조용히 섰다. 

飄香谷主望了真假肖錚一跟,忽地一飄身伸手將先來的肖錚抓住,道:“薛姑婆,你守住盟主。”

표향곡주는 진짜와 가짜 소정을 한 번 바라보더니 갑자기 몸을 표홀히 날리며 손을 뻗어 먼저 온 소정을 손으로 잡고 말했다.

"설고파, 당신은 맹주를 지키시오."

薛姑婆應聲將朱拐一橫,守護在肖錚身旁。 

설고파는 대답하더니 지팡이를 가로로 들고 소정의 신변을 지켰다. 

飄香谷主一指後來的肖錚,扭頭對杜君幹道:“平兒,此人便是毒害你先父之人,你過來先攻他一陣試試如何?”

표향곡주는 나중에 온 소정을 가리키며 두군평에게 고개를 돌려 말했다.

"평아, 그 사람이 너의 선부를 독해(毒害​)한 사람이다. 네가 건너와서 그에게 먼저 공격하여 시험해보는 것이 어떠냐?" 

杜君平應聲躍出,劈面朝假的肖錚胸前大穴攻去。假肖錚嘿嘿兩聲冷笑,雙掌一翻,硬碰硬地接下了他一招。

두군평은 대답하고 뛰쳐나가 가짜 소정을 향해 가슴 앞의 대혈을 공격해갔다. 가짜 소정은 흐흐, 두번 냉소하더니 쌍장을 뒤집더니 그의 일초를 맞받아갔다. 

杜君平此刻掌上內力何等雄渾,一掌之勁猶如巨斧開山,直壓了下來,二掌接實,“蓬”的一聲巨響,假肖錚身不由主地退後一步,杜君平亦覺手臂一麻,身子連晃了兩晃。

두군평의 지금 장상의 공력이 얼마나 웅혼한가? 일장의 힘이 마치 거대한 도끼로 산을 쪼개는 듯 그대로 눌러갔다. 두 장이 부딪히자 펑, 하는 소리가 나며 가짜 소정의 몸은 자기도 모르게 한 걸음 물러났다. 두군평 역시 팔이 시큰하며 몸이 두어 번 흔들거렸다.

假肖錚似乎不願與杜君平敵對,倏地一飄身,徑朝薛姑婆身鍘的肖錚撲去。

가짜 소정은 마치 두군평과 대적하기를 원하지 않는 듯 갑자기 몸을 날려 설고파 곁에 있던 소정을 향해 덮쳐갔다.  

薛姑婆大喝一聲:“回去!”朱拐一掄,迎著假肖錚當頭砸下。

설고파가 대갈일성했다.

"돌아가랏!" 

지팡이를 휘두르며 가짜 소정의 머리를 후려쳐 갔다. 

突地,紅影直閃,朱拐巳為孟紫瓊抓住,輕輕一送,喝道:“沒有你的事,站一邊兒去。”

갑자기 홍영(紅影​)이 번쩍이더니 붉은 지팡이는 이미 맹자경에게 움켜잡혔다. 가볍게 밀어보내더니 소리쳤다.

"네 일이 아니니 한 쪽에 가 서있거라." 

薛姑婆踉蹌退了二步,抬頭見是孟紫瓊,立刻如斗敗了公雞似的,翻著白眼道:“二姑娘,您為何幫著外人?”

설고파는 비틀거리며 두 걸음 물러났다. 고개를 들어보니 맹자경인지라 즉각 싸움에서 진 수탉처럼 눈을 흘기며 말했다.

"이(二)낭자, 당신은 무엇 때문에 외인을 도우시오?"  

孟紫瓊哼了一聲道:“叫你不用管,就是不用管,與我站一邊去。”

맹자경이 흥, 하더니 말했다.

"너에게 관여하지 말라하면 상관하지 말아라. 빨리 한 쪽으로 비켜서거라." 

這時兩個肖錚已然接上了手。

이때 두 명의 소정은 이미 손을 쓰기 시작했다. 

飄香谷主唉聲一嘆,邁步上前,沉喝道:“都與我住手!”

표향곡주는 휴, 탄식하더니 앞으로 발걸음을 내딛으며 침갈했다.

"모두 속히 손을 멈추시오!" 

上官麗卿飄身上前道:“你若是覺得技癢本座可以陪你走上幾招。”

翠柚一拂,迎麵點來。

상관려경이 몸을 날려 앞으로 와서 말했다.

"당신이 만약 솜씨를 뽐내고 싶어 몸이 근질거린다면 본좌가 몇 초를 상대해 줄 수 있소." 

취수(翠柚​)를 털어내어 얼굴을 향해 찍어왔다. 

飄香谷主挪身一閃,喝道:“且慢,今晚之事,不是倚仗著武功可以弄清楚的,咱們必須先把真假肖錚弄明白。”

표향곡주가 몸을 옆으로 옮겨 피하더니 소리쳤다.

"잠깐. 오늘 밤의 일은 무공으로 밝혀낼 수는 없소. 우리는 반드시 먼저 진짜와 가짜 소정을 분명히 알아야하오."

上官麗卿冷笑道:“誰有那麼多的閒工夫與你打嘴皮官司,接招。”

상관려경이 냉소하며 말했다.

"누가 당신과 입으로만 하는 논쟁을 하고 있을 시간이 있겠는가? 받아랏." 

長袖一抖,又是一招攻來。飄香谷主見她攻出的勢子十分凌厲,不敢大意,只得發招還手。二人瞬即糾纏一處。

긴 소매를 털어내며 또 일초를 공격해 왔다. 표향곡주는 그녀가 공격하는 기세가 몹시 무서운 것을 보고 감히 소홀히 못하여 손을 써서 반격할 수 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순식간에 한데 뒤얽혔다. 

假肖錚攻了肖錚幾招後,突然停手不攻,對他招了招手道:“有膽子就跟隨我來。”言畢,撤身往後疾奔而去。

가짜 소정은 소정을 몇 초 공격한 후 돌연 손을 멈추더니 손짓하여 그를 불러서 말했다.

"담이 있다면 나를 따라 오거라." 

말을 마치고 물러서더니 뒤쪽으로 질풍같이 달려갔다. 

肖錚一心要把假肖錚擒獲,當下縱身便跟著他疾奔而去。假肖錚身法甚快,只幾個起落,已閃入一堆岩石之後。

소정은 꼭 가짜 소정을 잡고 싶은 마음에 즉시 몸을 날려 그의 뒤를 따라서 달려갔다. 가짜 소정의 신법은 극히 빨랐다. 단지 몇 번 오르락내리락 하더니 한 더미의 바위 뒤로 피해서 들어갔다. 

肖錚怒極,大喝道:“我就不信你能逃上天去。”

소정은 극도로 노하여 대갈했다.

"나는 네가 하늘로 솟구쳐 도망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縱身亦往岩石後衝去。

몸을 날려 역시 바위 뒤로 쫓아갔다. 

驀地裡,岩石堆後湧出了一批黑衣人來,當先一人舉掌便朝肖錚攻去。肖掙怒氣勃勃地舉掌一封,砰的一聲,震得黑衣人踉蹌連退兩步,黑衣人自知不敵往斜裡一閃。

갑자기 바위 더미 뒤에서 한 무리의 흑의인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앞장 선 사람은 장을 들어 소정을 향해 공격했다.  

소정은 노기등등하여 장을 들어 막았다. 펑, 하더니 흑의인은 비틀거리며 연달아 두 걸음 물러났다. 흑의인은 적수가 안됨을 알고 비스듬히 피했다. 

而第二黑衣人已拳風虎虎,直襲肖錚面門。肖錚來不及封架,側身一讓,黑衣人一拳落空,竟不敢再攻,也往側面閃退,跟著第三個黑衣人雙掌帶著一股急風,又兜胸攻到。

두번째 흑의인의 억센 권풍이 곧장 소정의 얼굴을 습격해왔다. 소정이 막을 틈이 없어 옆으로 피하자 흑의인의 권풍을 허공을 쳤다. 감히 더 공격하지 않고 그도 옆으로 피해 물러났다. 뒤이어 세번째 흑의인의 쌍권이 한 줄기 세찬 바람을 동반하며 가슴을 둘러싸며 공격해왔다.   

如此多人攻出一招,肖錚雖攻力深厚,亦覺吃力,一撤身指著神機羽士道:“彼此約定不得攜帶幫手,你為何領來……”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일 초를 공격하자 소정이 비록 공력이 심후하나 역시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신형을 물리더니 신기우사를 가리키며 말했다.

"부하들을 데려오지 않기로 피차간에 약속을 했는데 너는 무엇 때문에 데리고 왔..." 

神機羽士對黑衣人輕嘯一聲,作了一個手勢,著他們站著不要動。那批人倒也聽話,一個個聽言不動,竟沒人開聲說話。肖錚暗數,恰是四九三十六人,每人的面孔均為黑布包沒,只留兩眼在外,充滿了陰森與神秘。

신기우사가 흑의인에게 나직이 휘파람을 불며 손짓을 하자 그들은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 사람들은 말을 잘 들어 한 사람도 움직이거나 소리내어 말하지 않았다. 소정이 속으로 세어보니 도합 서른 여섯 명이고 모두가 얼굴에 두 눈만 남기고 검은 천을 쓰고 있었는데 음산하고 신비함이 충만했다.

神機羽士容那批黑衣人排好,這才徐徐言道:“這些人乃是盟主座下的三十六玄天使者,他們每人均有一身精湛的武功,並擅演'天罡陣法',不遇強敵,絕不輕易施展。”

신기우사는 흑의인들을 잘 줄세워 놓고 그제서야 서서히 말했다.

"이자들은 원래 맹주 바로 아래의 삼십육 현천사자(玄天使者​)요. 그들은 각자가 똑같이 일신에 정심한 무공과 더불어 강적을 만나지 않으면 절대 가벼이 시전하지 않는 천강진법(天罡陣法​)을 펼치는데 뛰어나오."   

肖錚怒極而笑,長笑一聲道:“如此說來,你是要用他們來對付本座了?”

소정이 극히 노하여 장소를 터뜨리더니 말했다.

"그 말대로라면 너는 그들을 써서 본좌를 상대하려는 것이냐?" 

神機羽士道:“本座為了查明真假盟主,不得不借助這座天罡陣法。”

신기우사가 말했다.

"본좌는 진짜와 가짜를 조사하여 밝히기 위해 부득불 이 천강진법의 힘을 빌려야겠소."  

肖錚怒道:“明明方才是假的,你為何讓他走了?”

소정이 노하여 말했다.

"분명히 조금 전의 그자가 가짜다. 너는 무엇 때문에 그가 도망하게 두었느냐?" 

神機羽士道:“這事山人也難作主,待我把他們呼來商量。”

신기우사가 말했다.

"그 일은 산인도 결정하기 어렵소. 내가 그들을 불러 상의할 때까지 기다리시오." 

隨即揚聲道:“都不用打了,請這面來談談吧。”

즉시 소리높여 말했다.

"모두 싸우지 말고 이쪽으로 와서 이야기를 합시다." 

上官麗卿與飄香谷主各出絕學,互攻了十餘招,突聞神機羽士喝叫,立時一撤身與孟紫瓊雙雙退了出來。 

상관려경은 표향곡주와 각자 절학을 펼쳐내어 서로 십여 초를 공격했다. 돌연 신기우사의 외침소리를 듣자 즉시 몸을 물리더니 맹자경과 쌍쌍이 물러나왔다.  

此時飄香谷主的面色十分難看,緩步行近肖錚道:“上官麗卿果是你的同門嗎?”

그때 표향곡주는 안색이 몹시 일그러진 채 느린 걸음으로 소정에게 가까이 가서 말했다.

"상관려경은 정말 당신의 동문인가요?" 

肖錚道:“一言難盡。”

소정이 말했다.

"한 마디로 다하기 어렵소." 

舉步行近上官麗卿道:“愚兄自問並無對不起師妹之處,師妹何故如此恨我?”

발걸음을 옮겨 상관려경에게 다가가 말했다.

"우형이 자문을 해보아도 결코 사매에게 미안한 것이 없는데 사매는 왜 이렇게 나를 미워하느냐?"

上官麗卿冷笑道:“誰恨你來著。”

상관려경이 냉소하며 말했다.

"누가 미워한다고 했어요?" 

肖錚道:“師妹如有意於盟主,應該對愚兄明說,不該使用許多毒謀與卑污手段。”

소정이 말했다.

"사매가 만약 맹주에 뜻이 있다면 응당 우형에게 분명히 말을 해야지 허다한 악독한 음모와 비열한 수단을 쓰지 말았어야 했다." 

上官麗卿冷冷一笑道:“誰稀罕你讓位,老實對你說,你能組天地盟,我照樣也可以組盟,你以為你已盡得師門絕學,我卻認為未必見得。”

상관려경이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누가 당신이 자리를 양보하길 바랜대요? 솔직히 당신에 대해 말하자면, 당신이 천지맹을 조직할 수 있다면 나도 그렇게 맹을 조직할 수 있고, 당신이 이미 사문의 절학을 모두 익혔다고 여긴다면 나도 그렇다고 여겨요." 

肖錚嘆道:“這又何苦呢,愚兄出來主盟,那是事非得已,我可絕無稱雄稱霸之心。”

소정이 탄식하며 말했다.

"그럼 무엇이 아쉬운게냐? 우형이 맹주로 선출된 것은 내가 하고자 한 일이 아니다. 나는 절대 군림하고 제패할 마음이 없다."  

上官麗卿格格笑道:“名位美人俱已獲得,自然是心滿意足了,還有什麼可說的?”

상관려경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지위와 미인을 이미 모두 얻었으니 당연히 마음 속으로 만족해야지 무슨 할 말이 있겠어요?" 

肖錚沉聲道:“師妹怎可信口雌黃,壞人名節?”

소정이 침성으로 말했다.

"사매는 어찌 입에서 나오는대로 함부로 지껄여 사람의 명예와 지조를 무너뜨리느냐?"

上官麗卿亦怒道:“不用說了,你自以為德高望重,我就有辦法讓你聲名狼藉,同時我要眼看著你們痛苦的死在我眼前。”

상관려경 역시 노하여 말했다.

"말할 필요없소. 당신은 스스로 덕이 높고 덕망이 높다고 여기는데 나는 당신을 악명이 자자하게 할 방법이 있소. 동시에 나는 당신들이 내 눈 앞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아야겠소." 

飄唇谷主道:“姑娘無故血口噴人,指斥老身,實是大不應該,你該把事情先行查明才是。”

표향곡주가 말했다.

"낭자가 무고하게 악독한 말로 다른 사람을 중상모략하고 노신을 질책해서는 안되오. 당신이 사정을 먼저 조사하여 밝히고서야 되는 것이오." 

上官麗卿格格笑道:“我且問你,令師妹孟紫瓊她是如何脫離師門的?說來說去還不是為了那個該死的杜飛卿。”

상관려경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묻겠소. 영사매 맹자경 그녀는 어떻게 사문을 떠난 것이오? 자꾸 말하지만 그 빌어먹을 두비경을 위한 것이 아니오?" 

飄香谷主怒道:“你胡說!”

표향곡주가 노하여 말했다.

"허튼 소리!" 

上官麗卿看了孟紫瓊一眼,冷冷道:“這事你既佔上風便該滿足,竟又得隴望蜀,再施狐媚,又把另一位臣服,手段未免太辣。”

상관려경이 맹자경을 흘낏 보고나서 냉랭하게 말했다.

"그 일은 당신이 이미 우위를 점했으니 만족했어야 하는데 뜻밖에 욕심이 끝이 없어 다시 여우처럼 사람을 홀려 또 다른 한 명을 굴복시키고 말았으니 수단이 악랄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소." 

飄香谷主忍不住尖聲喝道:“上官麗卿,你不要欺人太甚。”

표향곡주가 참지 못하여 날카로운 목소리로 호통쳤다.

"상관려경, 사람을 지나치게 업신여기지 말아라."

上官麗卿冷漠地道:“本座句句實言,那杜飛卿若不是情場失意,怎會悄然南下,買醉秦淮,難道他就不怕風聲傳入心上人之耳內?”

상관려경이 냉막하게 말했다.

"본좌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사실이다. 그 두비경이 만약 애정문제에서 실패하지 않았더라면 어찌 조용히 남하를 했으며 진회에서 술이 취했겠느냐? 설마 그는 소문이 사랑하는 사람의 귀에 들어가는 것을 두려하지 않았을라고?"   (뭔가 앞뒤 연결이,,,)

飄香谷主一腔怒火上沖,已耐不住性子,舉手一掌劈去。

표향곡주는 가슴에 노화가 치솟아 성질을 참지 못하고 손을 들어 일장을 쪼개어갔다. 

上官麗卿一挪身,哼了聲道:“杜飛卿在秦淮河遇害,不問可知,那是有人主使,因為他遇害之後,多情的美人亦傳言死亡,實際明眼之人一望而知,她是在為自己掩飾避嫌。”

상관려경이 몸을 옮기더니 흥, 하며 말했다.

"두비경이 진회에서 해를 당한 것은 다른 사람이 시킨 것임을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그가 해를 당한 후 다정한 미인 역시 죽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 혜안을 가진 사람이 한 번만 보아도 알 수 있듯 그녀는 자신을  숨겨서 혐의를 벗으려 했다."

在說幾句話的工夫,飄香谷主已連攻了七八招,上官麗卿為了說話,並未還一招。

몇 마디의 말을 하는 동안 표향곡주는 이미 연달아 칠팔 초를 공격했다. 상관려경은 말하느라 일초도 반격하지 않았다. 

杜君平突往前一趨身,擋在二人中間,大喝道:“請慢動手,把話說明了再打不遲。”

두군평이 갑자기 앞으로 뛰쳐나와 두 사람 중간에서 막더니 크게 소리쳤다.

"잠시 손을 멈추십시오. 분명히 말을 하고 다시 싸워도 늦지 않습니다." 

他這一介入,不問可知,想是受了上官麗卿那一席話的影響。

그가 이렇게 개입한 것은 상관려경의 한 차례 이야기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임은 불문가지(不問可知)였다.

飄香谷主停下慨然一嘆道:“莫非你也相信她的胡言亂語?”

표향곡주가 멈추더니 개탄하며 말했다.

"설마 너도 그녀의 허튼 소리를 믿는 것이냐?" 

杜君平道:“她的話雖難相信,卻也不是全然無因,前輩可有什麼解說嗎?”

두군평이 말했다.

"그녀의 말은 비록 믿기 어렵지만 전혀 근거 없지는 않습니다. 선배님은 설명하실 것이 뭔가 있으십니까?" 

飄香谷主長嘆一聲道:“自你娘死後,令尊確有求鳳之意,並向老身微露口風,但為老身婉拒,想是因此而心灰意懶,南下金陵。”

표향곡주가 길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너의 어머니가 죽은 후부터 영존은 확실히 아내를 구할 뜻이 있었고, 더불어 노신에게 어렴풋이 입 밖으로 흘렸지만 노신이 완곡하게 거절하였다. 이로 인하여 의기소침하여 금릉으로 남하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杜君平又道:“前輩婉拒先父,想是已然接受了肖盟主的求婚了?”

두군평이 또 말했다.

"선배께서 완곡하게 선부를 거절하신 것은 이미 소맹주의 구혼을 받아서였습니까?" 

上官麗卿在旁冷笑道:“江湖上誰個不知,杜飛卿與她姊妹二人感情都極好,就算求婚被拒,他仍可向小的去求,何況小的愛心至今不移。”

상관려경이 옆에서 냉소하며 말했다.

"강호상에 누가 그것을 모르겠느냐. 두비경은 그녀 자매 두 사람과 감정이 모두 아주 좋았다. 설령 구혼해서 거절 당해도 그는 여전히 작은 동생에게 가서 구혼할 수 있었다. 하물며 동생의 애정은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았지."  

杜君平聽後心中大是惱怒,上一輩的愛恨糾紛,作一個晚輩的怎弄得清,但是此事關係他父親的慘死,卻又不能不問。飄香谷主心情痛苦已極,有許多話,對方可以暢欲言,她當著一些晚輩之面,就很不好措詞。

두군평은 듣고 나자 마음 속으로 크게 화가 났다. 윗대 어른들의 애정과 원한으로 인한 분규를 일개 후배된 사람이 어찌 분명히 알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 일이 그의 부친의 참혹한 죽음과 관계되어 또 관여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표향곡주의 심정은 몹시 고통스러웠다. 할 말이 많아 상대에게 시원하게 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이런 후배 앞에서 적당한 말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上官麗卿心中十分得意,冷冷又道:“你為破壞師妹與杜飛卿的好事,竟不惜虛情假意,大施狐媚,使杜飛卿拜倒石榴裙下,等到孟姑娘一怒脫離師門,瞬即便與杜飛卿疏遠,而投入另一人懷抱,此人究竟是誰,自用不著我來說。”

상관려령은 속으로 득의하여 냉랭하게 또 말했다.

"당신이 사매와 두비경의 결합을 깨뜨리기 위해 기꺼이 허울뿐인 호의로 여우같이 홀려서 두비경을 치마 아래 푹 빠지게 했소. 맹낭자가 노하여 사문을 떠나버리자 순식간에 두비경과 소원해져서 다른 사람의 품에 뛰어 들었는데 그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가는 내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오."

又道:“本座乃是鐵髯蒼龍肖錚的師妹,自幼青梅竹馬,一塊長大,先師久就有意令我倆共結連理,不想師兄自與謝紫雲結識後,即把本座置諸腦後。 ”

또 말했다.

"본좌는 원래 철염창룡 소정의 사매로 어려서부터 죽마고우로 함께 자랐소. 선사께서 오래 전부터 우리 두 사람을 맺어주실 생각을 하고 계셨는데 생각지도 않게 사형이 사자운과 사귄 뒤로 본좌는 그의 뇌리에서 뒷전으로 밀려났소."

長長吁了一口氣,又道:“本座亦知這事不可強求,是以並不計較,只是對他所行多種不義,實是難以容忍。”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또 말했다.

"본좌 역시 이 일은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소. 그래서 조금도 따지지 않소. 단지 그가 저지른 여러가지 불의는 실로 용서하기 어렵소."  

她說話的嗓音極大,在場之人自然聽得一清二楚,肖錚原與神機羽士說話,聆聽之下,心中大怒,一趕身衝到她面前,大喝道:“你再胡言亂語,我把你活劈了。”

그녀의 말하는 목소리가 매우 커서 그곳의 사람들은 자연 하나하나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소정은 원래 신기우사와 말하고 있다가 자세히 듣고는 속으로 대로하여 그녀의 앞으로 곧장 들이닥쳐 큰소리로 고함쳤다.

"네가 다시 터무니없는 말을 멋대로 지껄인다면 내가 너를 산 채로 찢어버리겠다."

上官麗卿看了他一眼,冷笑道:“莫非你要殺人滅口不成?”

상관려경이 그를 힐끗 보고는 냉소하며 말했다.

"설마 당신은 살인멸구하려는 것이오?" 

肖錚沒想到她是如此狠毒之人,明明是自己所作,卻都推到旁人身上,由不得人不信,天衣無縫。他雖是一代大俠,平日豪氣乾雲,遇到這事,亦是大感棘手。

소정은 그녀가 이처럼 악독한 사람인지 생각지도 못했다. 분명히 자기가 한 짓을 완전무결하게 다른 사람에게 돌려서 남들이 믿지 않으면 안되도록 했다. 그는 비록 일대대협으로 평상시 호기가 하늘을 찌를 듯 했지만 이런 일을 당하자 역시 속수무책이란 느낌이 들었다. 

孟紫瓊冷笑道:“這件事你雖自認做得乾淨俐落,終難於一手遮天,今晚本盟替天行道,要讓汝等得到應得的報應。”

맹자경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이 일은 당신이 비록 깔끔하게 했다고 스스로 인정하겠지만 결국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기는 어렵소. 오늘 밤 본 맹은 하늘을 대신해 정의를 행하여 당신들이 인과응보를 치르게 하겠소." 

肖錚強壓心頭怒火,暗用傳音對飄香谷主道:“她二人成見已深,解說只是徒費辱舌,看來只有用武功來折服她們了。”

소정이 가슴 속 노화를 억지로 누르며 전음으로 표향곡주에게 말했다.

"두 사람은 선입견이 이미 깊어 설명해도 입만 아프오. 보아하니 무공으로 그녀들을 굴복시켜야 할 것 같소." 

飄香谷主搖頭一嘆,亦用傳音答道:“老身認為罪魁禍首,仍是那神機羽士,此人絕不能饒放了他。”

표향곡주가 고개를 저으며 탄식하더니 역시 전음으로 대답했다.

"노신은 주모자가 바로 그 신기우사라고 여기고 있어요. 이 사람은 절대 그를 용서하고 놓아주지 않을 겁니다." 

肖錚道:“此人道號神機,詭計極多,本座已約了修羅王郭兄與神風堡主乾手神君二處人馬,料他也難逃公道。”

소정이 말했다.

"그 자는 도호(道號​)가 신기라 궤계(詭計​)가 극히 많소. 본좌가 이미 수라왕 곽형과 신풍보주 천수신군 양 측의 사람들을 불렀으니 그도 공도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되오."  

飄香谷主又道:“神機羽士假借天地盟名義,約下了許多黑道門派,以他的為人,決不會棄而不用,而以真實武功來與咱們決勝負。”

표향곡주가 또 말했다.

"신기우사는 천지맹의 명의를 도용하여 허다한 흑도문파를 불렀어요. 그의 사람됨으로는 그들을 이용하지 않고 진실된 무공으로 우리들과 승부를 겨룰 리가 절대 없어요." 

肖錚道:“本座對此已略作安排,谷主請暫忍耐些時。”

소정이 말했다.

"본좌가 그것에 약간 안배를 해두었으니 곡주는 잠시 참으시오."  

上官麗卿與孟紫瓊知他們在蟻語交談,暗中一丟眼色,悄悄往後退去。

상관려경과 맹자경은 그들이 의어(蟻語)로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을 알고 몰래 눈짓하더니 조용히 뒤로 물러났다. 

杜君平一聲大喝道:“站住,事情尚未了結,如何便走?”

두군평이 일성대갈했다.

"멈추시오. 일은 여전히 결말이 안났는데 왜 떠나시오?" 

一飄身把二人去路擋住。上官麗卿冷笑一聲,翠袖往前一拂,一股柔風緩緩往前推去。

몸을 날려 두 사람의 가는 길을 막아섰다. 상관려경이 냉소하더니 취수를 앞으로 털자 한 줄기 부드러운 바람이 앞으로 밀려갔다. 

肖錚見她出手便施辣手,心裡一急,沉喝道:“平兒小心。”

소정이 그녀의 악랄한 수단을 펼쳐 출수하는 것을 보자 마음 속으로 초조하여 침갈했다.

"평아, 조심하거라."

杜君平近年來,不僅功力精進,閱歷亦已大增,當下猛地一凝功,抬手也推出了一股掌勁,朝翠袖推去。

두군평은 요 몇 년사이 공력이 정진되었을 뿐만 아니라 경험 역시 크게 늘었다. 즉시 재빨리 공력을 끌어모아 손을 들어 한 줄기 장경을 취수를 향해 밀어냈다. 

一剛一柔兩股暗勁一觸之下,各自心頭一震,知已遇上了強敵。

강하고 부드러운 두 줄기 암경이 부딪히자 각자 속으로 떨며 강적을 만났음을 알았다. 

孟紫瓊格格笑道:“這叫大水沖了龍王廟,你們叔侄怎麼動起手來了。” 

맹자경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이거야말로 홍수가 용왕묘(龍王廟​)를 덮치는 격이군. 당신들 숙질(叔侄)은 어찌 손찌검을 벌이는 게요."

暗中玉手輕揮,直取杜君平左肋,出招陰毒,了無聲息。杜君平知她為人,早已暗中戒備,腳下一挪,側閃五尺,避了她這一招。可是,上官麗卿與孟紫瓊並非真個要跟他動手,就在他身形一挪之際,腳步一抬,雙雙躍到了神機羽士的身旁。杜君平知已上當,霍地長劍出鞘,朝神機羽士撲了過去。

암중에 옥수를 가볍게 휘둘러 두군평의 왼쪽 옆구리를 취해갔다. 출초가 음독하여 아무런 소리도 기척도 없었다. 두군평은 그녀의 사람됨을 알고 벌써 암중으로 경계하다가 발끝을 옮겨 옆으로 오 척을 비켜 그녀의 그 일초를 피했다.

그러나 상관려경과 맹자경은 결코 진심으로 그와 손을 쓴 것이 아니었다. 그가 신형을 한 옆으로 옮겼을 때 발걸음을 떼어 쌍쌍이 신기우사의 곁으로 몸을 솟구쳤다. 두군평은 속았음을 알자 갑자기 장검을 뽑아 신기우사를 향해 덮쳐갔다. 

神機羽士冷笑道:“不用狗仗人勢,今晚有你們瞧的。”

신기우사가 냉소하며 말했다.

"개가 주인을 믿고 사납게 굴 듯 하지 말아라. 오늘 밤 너희들에게 보여줄 것이 있다." 

口中發出一聲怪嘯。 排立於谷內的三十六個黑衣人,一聞嘯聲,就在谷內穿梭飛舞,迅速的將杜君平與肖錚等人團團包圍於人群之中。 杜君平一見黑衣人各站方位,便知是在排演陣法,立時身形一窒,停步不前。

입에서 한 소리 괴소(怪嘯​)를 발출했다. 줄지어 곡 안에 서 있던 삼십육 명의 흑의인들은 그 휘파람 소리를 듣자 곧 곡 안을 이리저리 어지럽게 날아서 신속하게 두군평과 소정 등을 가운데 두고 겹겹이 둘러쌌다. 두군평은 흑의인들이 각자 점하고 있는 방위를 보고 진법을 펼친 것임을 알았다. 즉시 신형이 막혀서 멈추어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肖錚哼了一聲,對薛姑婆道:“你與平兒守一方,本座與穀主扼守一方,玲姑姐、珍姑娘可在中央隨時填補漏隙。”

소정이 흥, 하더니 설고파에게 말했다.

"당신과 평아가 한 쪽을 지키고, 본좌와 곡주가 한 쪽을 지킨다. 령소저, 진소저는 중앙에서 수시로 빈틈을 메워주시게."

此時四下之黑衣人已愈逼愈近,卻沒有發動攻擊。 肖錚剛才已跟四五個黑衣人交過手,只知道這批人武功俱都不弱。

그때 주위의 흑의인들은 갈수록 가까이 다가왔는데 공격을 개시하지는 않았다. 소정은 조금 전 사오 명의 흑의인을 겪어보았기에 이자들의 무공이 모두 약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杜君平心中十分惱怒,高聲道:“前輩,咱們趁著對方陣勢未發動之前先沖出去吧,免得被她們趁機逃走了。”

두군평은 마음 속으로 몹시 화가 나서 소리 높여 말했다.

"선배님, 그녀들이 이 틈을 타서 달아나지 않도록 우리는 상대가 진세를 발동하기 전에 서둘러 먼저 뚫고 나가시지요."  

肖錚道:“不用急,她們自認已穩操勝算,豈會逃走。”

소정이 말했다.

"서두를 것 없다. 그녀들은 스스로 승산이 있다고 확신하고 있는데 어찌 달아나겠느냐?" 

杜君平又高聲道:“可是……”

두군평이 또 큰 소리로 말했다.

"하오나..." 

說話之間,黑衣人的攻勢已發動,每三人成一組,三支長劍挾著嘶嘶急嘯之聲,直向杜君平胸前襲來。 杜君平大喝一聲,揮劍往外一封,他此刻內力何等精純,三支長劍立被封得直蕩開去,只這一封擋之際,已然覺出,黑衣人劍上所隱含的勁道,十分強勁。

말을 할 사이에 흑의인들의 공세가 이미 발동되었다. 세 사람씩 한 조를 이루어 세 자루의 장검이 쐑쐑, 하는 세찬 바람 소리를 내며 그대로 두군평의 가슴을 습격해왔다. 두군평은 대갈일성하더니 검을 휘들러 밖으로 막아내었다. 그의 지금 내력은 어찌나 정순한지 세 자루의 장검은 막히자 곧장 흔들려 어지러워졌다. 이 한 번의 막음으로 흑의인들의 검에 실린 힘이 매우 강하는다는 것을 이미 알아차렸다.

黑衣人動作輕靈快速,前一排稍沾即走,後面的一組已迅速填補,瞬刻之間,場中人影交錯,劍芒電閃,交織成一片劍山,陣內之人只覺每過一片劍山,壓力便增加一分。

흑의인들의 동작은 가볍고 쾌속했다. 앞의 한 줄이 조금 상대하고 물러나면 뒤쪽의 한 조가 신속하게 메웠다. 순식간에 장중에는 인영이 엇갈리며 번쩍거리는 검망이 한데 어울려 검산이 되었는데 진 안의 사람들은 매번 하나의 검산이 지나갈 때마다 압력이 조금씩 증가하는 것을 느꼈다.

肖錚位列乾坤雙絕,無論武功、閱歷,俱都高人一等,他並非是無力突出陣外,而是要藉這段時間內,看看對方的武功、耐力如何?究竟他們要耍什麼花樣?是故靜立於陣中。

소정은 건곤쌍절의 한 명이라 무공은 물론 경험이 모두 남보다 한 단계 높았다. 결코 진 밖으로 뚫고 나갈 힘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이 잠시 동안의 시간에 상대의 무공과 내구력이 어떠한지, 도대체 그들이 무엇을 하려는 속셈인지 살펴보려 하였다. 그래서 진 안에 조용히 서있었다.

陣外的神機羽士見肖錚等人俱都被黑衣入團團困在劍陣之內,毫無突圍的動靜,不由得意地笑了笑,突地嘬口發出一聲倏長尖銳的怪嘯。 這怪嘯有如軍前擂鼓,火上加油,黑衣人的攻勢陡然加快,但見一片劍芒閃耀,有若巨浪排空,一波一波直湧了上來。

진 밖의 신기우사는 소정 등이 모두 흑의인에게 겹겹의 검진 안에 갇혀서 추호도 돌파하려는 동정이 없자 저절로 득의하여 웃더니 갑자기 입을 깨물고 한 가닥의 길고 날카로운 괴이한 휘파람 소리를 발출했다. 이 괴소(怪嘯​)는 전장의 북소리와 같아 불에 기름을 끼얹듯 흑의인들의 공세가 더욱더 빨라졌다. 한 무더기의 검망이 눈부시게 번쩍이며 마치 높이 치솟은 거대한 파도처럼 한 번, 또 한 번 밀려왔다.

杜君平展開杜門大千劍法,在身前布起一重劍牆,任黑衣人衝刺猛撲,亦無法撼動分毫。 最感吃力的莫過於薛姑婆了,被強猛的攻勢,逼得她怒吼連聲,步步後撤。 阮玲見狀,知她已然不支,急與王珍雙雙躍前,三人協力才算把局勢穩住。

두군평은 두씨 가문의 대천검법을 전개하여 몸 앞에 한 겹의 검장(劍牆)을 쳤는데 흑의인이 온 힘을 다해 사납게 덮쳐와도 조금도 요동하지 않았다. 가장 힘들게 느끼는 사람은 다름 아닌 설고파였다. 강맹한 공세를 받아 노호를 연이어 터뜨리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뒤로 밀려서 물러났다. 완령이 상황을 보다 그녀가 버티지 못할 것을 알고 급히 왕진과 쌍쌍이 앞으로 뛰쳐나갔다. 삼인이 협력해서야 형세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

就在黑衣人陣勢發動到巔峰之際,谷外倏起一聲大喝,兩條人影如飛射入陣中。這聲大喝競似具有無限威力,黑衣人聞聲俱覺心神一振,不自主地停下手來,而來人中的一位黑袍老者,就像一陣旋風在人群中盤旋急轉,所經之處,黑衣人紛紛倒地,不及片刻工夫,三十六人全都躺下了。

흑의인들의 진세가 발동되어 최고점에 이르렀을 바로 그때 곡 밖에서 갑자기 일성대갈이 일더니 두 줄기 인영이 나는 듯 진 안으로 쏘아져 들어왔다. 이 한 소리 호통소리는 무한한 위력을 가진 듯 흑의인들은 그 소리를 듣자 심신이 흔들려 자기도 모르게 손을 멈추었다. 온 사람중의 한 명 흑포노인은 일진의 회오리 바람처럼 군중 속을 빠르게 선회하며 돌았는데 지나간 곳에는 흑의인들이 분분이 땅에 쓰러져 잠깐 동안도 못 되어 삼십육 인 전부 드러눕고 말았다. 

來人中另一個走方郎中打扮之人,也沒閒著,每倒一人,他都在此人嘴裡塞進一顆丹藥。杜君平細看來人,乃是藥中王聞人可,另一位黑袍老者卻是南毒莫懷仁,心中大感驚異。

온 사람중 다른 한 명은 떠돌이 의원 차람의 사람이었는데 그도 쉴 틈 없이 쓰러진 한 사람마다 입 속에 한 알의 단약을 밀어넣었다. 두군평이 온 사람을 자세히 보니 원래 약중왕 문인가였고 다른 한 명 흑포노인은 남독(南毒) 막회인(莫懷仁​​)이었다. 마음 속으로 크게 놀라면서도 이상하다고 느꼈다. 

神機羽士原以為自己精心排成的劍陣,縱不能困住肖錚等人,最低限度也要耗損對方不少的力量,詎料晃眼之間便為來人破去,且動手之人竟是自己引為臂助的南毒,心中頓時大怒,厲聲喝道:“莫懷仁你好大的狗膽!”

원래 신기우사는 자기가 정성을 들여 양성한 검진이 설령 소정 등을 가두어둘 순 없더라도 최소한도 상대방의 적지 않은 힘을 소모시킬 것이라 여겼었다. 어찌 예상이나 했으랴? 눈깜짝할 사이에 누군가 와서 깨뜨려버리고 게다가 손은 쓴 사람은 뜻밖에 자기에게 한 팔의 힘이 되어줄 것이라 여겼던 남독이었다. 

 문득 마음 속으로 대로하여 엄한 목소리로 호통쳤다.

"막회인, 너는 담이 크구나!"

南毒森森笑道:“老夫一時不察,上了你的圈套,幾乎讓我鑄成了大錯,這遭我可覺悟了,再不會上你的當啦。”

남독이 흐흐, 웃으며 말했다.

"노부는 일시 불찰로 너의 올가미에 걸려 하마터면 나는 큰 잘못을 저지를 뻔 했다. 이제 내가 깨달았으니 더 이상 너의 속임수에 당하지 않을 것이다." 

神機羽士哼了一聲道:“你別以為這樣便可討好,當年神風堡之事可是你幹的!”

신기우사가 흥, 하더니 말했다.

"너는 이렇게 하면 잘 보일 것이라 여기지 말아라. 당년 신풍보의 일은 네가 한 짓이 아니더냐!" 

南毒大笑道:“不錯,是假盟主令老夫幹的,今晚正是老夫補過之時。”

남독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 가짜 맹주의 영으로 노부가 한 것이다. 오늘 밤이 바로 노부가 잘못을 만회할 때다." 

神機羽土厲笑道:“你別在做夢了,旁人或可不問,可是那修羅王會放過你嗎?”

신기우사가 엄하게 웃더니 말했다.

"너는 꿈꾸지 말아라. 다른 사람은 혹시 추궁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 수라왕이 너를 놓아줄 것 같으냐?" 

南毒並不理會,身如風車似地在人群中亂轉,不一會黑衣人俱都坐了起來。

남독은 아랑곳 하지 않으며 몸을 마치 풍차처럼 땅 위의 군중들 속을 어지럽게 돌았다. 얼마 되지않아 흑의인들은 모두 일어나 앉았다. 

聞人可大喝道:“諸位身中之毒雖解,但不可勞動,快一邊去運息,用本身真元逼出餘毒。”

문인가가 크게 소리쳤다.

"여러분들 몸 속의 독은 비록 해독되었지만 힘을 써서 움직여서는 안되오. 속히 한 쪽으로 가서 운기조식하여 본신의 진원으로 여독을 몰아내시오." 

黑衣人個個如夢初醒,竟不知是怎麼回事!

흑의인들은 꿈에서 막 깨어난 듯 어떻게 된 일인지 알지 못했다. 

南毒亦喝道:“時機迫促,還不快離開這裡等待何時?”

남독 역시 소리쳤다.

"시간이 촉박하오. 빨리 떠나지 않고 언제까지 여기서 기다릴 것이오?" 

黑衣人這才一個個從地上爬起,往山谷外行去。

흑의인들은 그제서야 한 사람씩 땅에서 기어서 일어나더니 곡 밖으로 걸어갔다.

飄香谷主對薛姑婆道:“這批同道此刻身體十分衰弱,你與公孫大俠負責守護他們。”

표향곡주가 설고파에게 말했다.

"이들 동도들은 지금 신체가 매우 쇠약하니 당신과 공손대협은 책임지고 그들을 지켜주시오." 

薛站婆應聲跟著黑衣人行去。

설고파가 대답하더니 흑의인을 뒤따라 갔다. 

南毒對藥中王一拱手道:“兄弟事已辦完,恕我不再參與這場是非了。”

남독이 약중왕에게 공수하며 말했다.

"형제는 이미 일을 완수하였소. 내가 더 이상 이곳 시비에 참여하지 못함을 용서하시오." 

聞人可拱手還禮道:“莫老一諾千金,兄弟十分感激。”

문인가가 공수하여 답례하더니 말했다.

"막노(莫老​), 한번 약속은 천금과 같소. 형제는 십분 감격하오." 

南毒一語不發,身形躍起,疾奔而去。 肖錚不知他與藥中王之間有何承諾,心中甚感奇異。 杜君平想起那晚雙方比毒之事,不禁恍然大悟。

남독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신형을 솟구쳐 빠르게 달려서 가버렸다. 소정은 그와 약중왕 간에 무슨 약속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여 속으로 매우 기이하게 느꼈다.  두군평은 그날 밤 쌍방이 독을 겨룬 일을 떠올리더니 자기도 모르게 문득 깨달았다. 

飄香谷主深恨對方居心狠毒,臉上泛起一片怒容,舉步上前道:“神機羽士,你不惜費盡心機,挑起這場紛爭,現尚有何話說?”

표향곡주는 상대방이 악독한 마음을 먹고 있는 것에 깊이 증오하며 얼굴에 노한 기색을 띠고 걸음을 앞으로 옮겨 말했다.

"신기우사, 당신은 심기를 아끼없이 다 써가며 이 한바탕의 분쟁을 야기했는데 아직도 할 말이 있소?"

神機羽士哈哈笑道:“你不用著急,早晚咱們得分出一個是非曲直來。”

신기우사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서두르지 마시오. 조만간 우리는 시비곡직(是非曲直​)을 가려낼 수 있을 것이오." 

肖錚道:“肖某承各位抬愛,推我為盟主,自問一生所作所為,俱可質諸天地鬼神,不想你心懷叵測,包藏禍心,竟圖一舉將四大副盟主毒殺,總算皇天有眼,沒能讓你得手,今晚該是你受報應之時。”

소정이 말했다.

"소모는 여러 사람들의 애호를 받았고 그들은 나를 맹주로 추대했었다. 일생동안 저지른 것들을 자문해보고 천지신명에게도 물어보았다. 네가 다른 속셈이 있어 못된 생각을 품고 일거에 사대 부맹주를 독살을 기도할 줄은 생각지도 못하였다. 하늘이 지켜보는데 어찌 네 마음대로 되겠느냐. 오늘 밤은 네가 마땅히 응분의 보답을 받을 때이다."

神機羽士微微笑道:“山人行事向不喜先談是非,反正世間事成則為王,敗則為寇,你是真盟主也好,假盟主也罷,到得靈山便是真佛。”

신기우사가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산인은 일을 행할 때 먼저 시비를 논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소. 어차피 인간세상에서 일을 성공시키면 왕이 되는 것이고 실패하면 도적이 되는 것이오. 당신이 진짜 맹주라도 좋고 가짜 맹주라도 좋소. 영산(靈山​)에 도착하면 부처가 되는 것이오."

肖錚素知此人城府深沉,當下打定擒賊先擒王的主意,施出龍騰八式的“龍禦九天”,​凌空朝神機羽土撲去。

소정은 본디 이 사람이 속셈이 깊다는 것을 알았다. 즉시 도둑은 우두머리부터 잡는다는 생각으로 용등팔식의 용어구천(龍禦九天​)을 시출하여 허공에서 신기우사를 향해 덮쳐갔다.

上官麗卿格格笑道:“好一式龍禦九天。”

상관려경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멋진 용어구천 일식이군." 

人隨聲起,衣袖飄飄,迎著肖錚的身形凌空而起。

말을 내뱉자마자 소매를 나부끼며 허공에서 소정의 신형을 맞이해갔다. 

雙方用的俱是凌空搏擊之術,恍若巨鳥一般,一觸之下,各自一個盤旋,又復落回地面。

쌍방이 사용하는 것은 모두 공중에서의 박격지술(搏擊之術​)이었다. 마치 거대한 새처럼 한 번 맞부딪히자 각자 하나의 회오리바람을 타고 다시 지면으로 떨어졌다. 

肖錚道:“你這又何苦呢?”

소정이 말했다.

"너는 또 왜이러느냐?" 

上官麗卿冷笑道:“你自以為武功蓋世,今晚咱們不妨先分一下高低。”

상관려경이 냉소하며 말했다.

"당신은 스스로 무공이 개세적(蓋世​的)이라 여기니 오늘밤 우리는 먼저 고하를 가려봅시다." 

肖錚唉聲一嘆,道:“師妹何故要護著他?”

소정이 휴, 탄식하더니 말했다.

"사매는 왜 그를 지키주려 하느냐?" 

上官麗卿道:“你又為何樂於為謝紫雲效死?”

상관려경이 말했다.

"당신은 또 무엇 때문에 사자운을 위해 기꺼이 죽으려 하시오?" 

肖錚怒道:“你這是什麼話?”

소정이 노하여 말했다.

"너는 그게 무슨 말이냐?" 

神機羽士朗聲笑道:“若是你們心地果而光明,就請一試山人的天魔舞。”

신기우사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만약 당신들이 마음 속으로 과연 떳떳하다면 이 산인의 천마무(天魔舞)를 한번 들어보시오."  

言畢,一陣鼓樂之聲已然傳入耳內,跟著山後湧出了一隊長髮披肩,手舞彩帶的裸體女郎來。 這隊女郎為數不下三四十人,一路輕歌曼舞,繞谷而行,行動似是極有節奏。

말이 끌나자 일진의 연주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뒤이어 산 뒤에서 한 무리의 긴 머리카락을 어깨에 걸치고 손에 오색 비단 끈을 흔들며 나체의 여랑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 여랑들은 숫자가 삼사십 인이 안되어 보였고 줄곧 경쾌한 노래와 우아한 춤으로 골짜기를 돌아오고 있었는데 행동이 노랫소리와 아주 잘 맞아떨어져 보였다.   

飄香谷主見多識廣,立時吩咐阮玲姊妹道:“此種天魔舞,極是厲害,汝等務必留意。”

표향곡주는 견식이 아주 넓어 즉시 완령자매에게 분부하여 말했다.

"이런 천마무는 극히 무서운 것이다. 너희들은 반드시 주의하여야 한다." 

杜君平道:“管他們什麼玩意,待晚輩前去製服她們。”

두군평이 말했다.

"그까짓 것들 후배가 앞으로 가서 그녀들을 제압하겠습니다." 

飄香谷主道:“不可造次。”

표향곡주가 말했다.

"경솔해서는 안된다."

那群裸女郎一入谷內,鼓樂立變,短促急驟,恍如一陣驟雨傾盆而下,谷中的女郎,也隨那鼓樂急驟的旋律,飄飛起舞,頓時繞成了一個大圈,把肖錚等人圍在中央。

그 나체 여랑들이 곡 안으로 들어오자 즉시 연주소리가 짧고 빠르게 변하여 마치 한바탕 소나기가 쏟아지는 듯 했다. 곡 안의 여랑들은 연주소리의 빠른 선율에 따라 나풀거리며 춤을 추면서 순식간에 하나의 커다란 우리를 형성하여 소정 등을 가운데 놓고 둘러쌌다.

杜君平拔劍出鞘道:“此時若不將她們趕散,不知以後還要弄些什麼花樣來!”

두군평이 검을 뽑더니 말했다.

"지금 그녀들을 흩어지게 하지 않으면 이후에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지 알 수 없습니다!" 

就這兩句話的工夫,場中的情勢又變,不知什麼時候,鼓樂之中已夾雜了琴音。

이 두 마디의 말을 하는 사이에 장중의 정세는 또 변했다. 언제인지도 모르게 연주소리 가운데 금음이 섞여들었다. 

飄香谷主心裡一動,舉目看去,只見先前的那位假肖錚,正盤坐於亂石之上,緩緩撥弄著琴弦,不由一怔道:“不好,只怕他們又要用魔音了。”

표향곡주는 마음이 동하여 눈을 들어 보니 이전의 그 가짜 소정이 돌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천천히 금현을 튕기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절로 멍해져서 말했다.

"좋지 않다. 그들은 또 마음(魔音​)을 쓰려 하는 것 같다."  

話剛說完,心裡突然一陣飄蕩,不由一懍,立刻收斂心神,不敢再言語。

말이 끝나자마자 마음 속이 돌연 출렁거려 절로 가슴이 서늘해졌다. 즉각 심신을 가다듬고 감히 더 말하지 않았다.   

魔音厲害之處,便是能隨每個人的心理的幻變,肖錚苦戀著謝紫雲,這份情意雖只是暗藏於深心,未敢吐露,此刻被琴音一擾,竟砰然心動起來。 總算他功候甚深,一覺出不對,立時閉上雙目,咬牙守護心神。

마음이 무서운 것은 각 개인의 심리를 마음대로 변환시킬 수 있다는데 있다. 소정이 사자운을 힘들게 잊지 못하는 이런 정은 비록 마음 속 깊이 묻어 두고 감히 털어놓지 않았지만 지금 금음에 어지럽힘을 당하자 쿵, 하며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어쨌든 그의 공력은 매우 깊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자 즉시 두 눈을 감고 이를 악물고 심신을 보호했다. 

杜君平自幼長於憂患,一出江湖,便耿耿於父仇,從來沒空去想其他之事,是以心懷坦蕩,一塵不染,看著那些瘋狂起舞的裸女,心中大為厭惡,驀地大喝一聲,揚掌擊出,一股強勁的掌力,猶如巨浪排空,直向人群撞去。 但見人影紛飛,頓時沖開一個缺口。肖錚與謝紫雲俱是夙具慧根之人,杜君平無意中的一聲大喝,猶如當頭棒喝,頓令二人警覺,俱都暗叫慚愧不已。

두군평은 어려서부터 고난 속에서 자랐다. 강호에 일단 나서자 부친의 원수에 마음을 졸여왔기에 지금까지 다른 일을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마음 속에 거리낄 것이 없고 세속에 물들지 않았다. 이들 미친 듯 춤추고 있는 나녀들을 보자 마음 속에 몹시 혐오감이 들었다. 

갑자기 대갈일성하더니 장을 들어 한 줄기 강경(強勁​)한 장력을 격출하여 마치 허공에 솟구치는 거대한 파도와 같이 그대로 그 무리들을 향해 부딪혀갔다. 인영이 분분히 날더니 갑자기 하나의 빈틈이 벌어졌다. 소정과 사자운은 모두 평소에 타고난 총기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두군평이 무의식중에 지른 일성대갈은 마치 죽비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두 사람을 각성하게 하여 속으로 부끄러워해 마지 않았다.

神機羽士冷眼旁觀,早已看在眼裡,當下沉聲喝道:“取琴來!”

차가운 시선으로 지켜보던 신기우사가 이미 보고는 즉시 침성으로 소리쳤다.

"금을 가져오너라!"

山後應聲行來二個青衣小廝,一個懷抱寶劍,一個捧著古琴,神機羽士接過古琴,輕輕撫弄了一下,杜君平立感心神震盪,暗叫:“糟了,若讓他二琴合奏,勢將難以抗拒。”

산 뒤에서 대답소리가 나더니 두 명의 하인이 나왔는데 한 명은 보검을 품에 안고 한 명은 고금을 받쳐들고 있었다. 신기우사가 고금을 넘겨받아 가볍게 튕기자 두군평은 즉시 심신이 진탕(震盪​)되는 것을 느껴 속으로 외쳤다.

'안좋다. 만약 그 두 금이 합주를 하게 내버려면 대항하기 어려워진다.'

當下身形一躍,直趨人群。

즉시 신형을 솟구쳐 곧장 군중 속으로 나아갔다.

別看那婆娑起舞,一絲不掛的裸體女郎,原來俱都是身懷上乘武功之人,杜君平一落人群之內,驀覺一陣寒風拂面,十餘根彩帶,靈蛇​​般地捲了過來。 杜君平猛一提勁,大喝一聲,揮掌擊出,一股勁疾的掌風直入人群,震得彩帶飄飛,登時發出一片驚呼之聲。

한들거리며 춤추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 여랑을 보지 않았다. 원래 모두 일신상에 상승무공을 갖춘 사람들이었다. 두군평이 군중들 안에 떨어져 내리자 갑자기 일진의 한풍이 얼굴을 때려왔는데 십여 개의 비단끈이 영사(靈蛇​​)처럼 휩쓸어 왔다. 

두군평 맹렬하게 공력을 끌어올려 대갈일성하며 장을 휘둘러 격출하자 한 줄기 사나운 장풍이 군중들 사이로 곧장 밀려들어가 오색 비단끈을 날려버리자 즉시 놀람에 찬 외침이 터져나왔다.

只是那批裸體女郎乃是久經訓練,一經覺察有人衝入,舞步立變,但覺陰風匝地而起,似乎滿眼俱是昂頭吐舌的蛇,同時耳際亦響起一陣難以忍受的怪音。 杜君平咬牙切齒,猛一提功,揮掌急沖,可是,那陣陣如波濤洶湧的琴音,一經入耳,功力竟然無法提聚,不由大為震駭。

하지만 그들 나체 여랑들은 원래 오랫동안 훈련을 거쳐서 일단 다른 사람의 침입을 알아차리자 무보(舞步​)가 즉시 변화했다. 음풍(陰風​)이 온 땅에 가득퍼지며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마치 고개를 쳐들고 혀를 내민 뱀 뿐인듯 했다. 동시에 귀에는 참기 힘든 일진의 괴음(怪音​)이 들려왔다.

두군평은 이를 갈며 맹렬히 공력을 끌어올려 장을 휘드르며 빠르게 부딪혀갔다. 그러나 이따금씩 거센 파도 같은 금음이 일단 귀에 들리면 공력을 끌어모을 수가 없어 저절로 깜짝 놀랐다.  

肖錚眼看杜君平涉險衝入陣中,不由大急,顧不得真元受損,急聚功力,振臂一聲大喝,此聲大喝乃是他畢生功力所聚,聲若雷鳴,直震得山鳴谷應,四下俱起迴聲。 藥中王就趨琴音稍頓之際,急沖入陣,一拉杜君平,翻身躍回。

소정은 두군평이 위험을 무릅쓰고 진으로 뚫고 들어가는 것을 보고 절로 다급해져 진원이 손상되는 것을 돌볼 틈도 없이 급히 공력을 모아 팔을 휘두르며 일성대갈했다. 이 외침 소리는 원래 그의 필생의 공력을 모은 것으로 벼락치는 듯한 소리가 산을 뒤흔들어 골짜기 주위에 메아리쳤다.  약중왕이 금음이 조금 멈춘 사이에 진으로 재빨리 들어가 두군평을 잡아 몸을 날려 돌아왔다. 

飄香谷主與阮玲姊妹,俱是精通音律之人,雖無破解魔音之法,卻有自保之能,是以在雙琴合奏之下,井未覺出怎樣。倒是肖錚、聞人可、杜君平等三人,既須以神功護住心神,又須防禦裸體女郎的突襲,是以感到十分吃力。

표향곡주와 완령자매는 모두 음률에 정통한 사람들이라 비록 금음을 파해할 수는 없었지만 스스로를 지킬 수는 있었다. 그러나 쌍금이 합주를 하면 어떨지 아직 알지 못했다. 도리어 소정, 문인가, 두군평 등 삼인은 신공으로 심신을 보호해야 하고 또 나체 여랑의 습격을 막아야 했기에 매우 힘이 들었다.

神機羽士處心積慮,要把肖錚等人一網打盡,佈置十分周密,只是沒有想到修羅王與千手神君俱不曾來到,而且連與肖錚寸步不離的銀面摩勒于謙也沒有來到。 神機羽士生性多疑,他本可以此刻發動全力進攻,卻又擔心自己精疲力盡之時,修羅王和千手神君兩處人馬來到,那時縱已將谷內之人心脈震斷,自己亦難逃毒手。

신기우사는 여러모로 궁리하여 소정 등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매우 주도면밀하게 안배하였다. 하지만 수라왕과 천수신군이 모두 도착하지 않았고 게다가 소정에게서 촌보도 떨어지지 않던 은면마륵 우겸까지도 나타나지 않는데에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었다. 

신기우사는 천성이 의심이 많았다. 그는 본디 지금 전력을 다해 공격하면 자기가 기진맥진하였을 때 수라왕과 천수신군 양 쪽의 인마들이 도착할까 걱정되었다. 그때는 설령 곡 안의 사람들을 심맥을 끊어놓는다 하더라도 자기 역시 독수를 피하기 어렵다. 

上官麗卿可不知他的心意,見他似未盡全力,不禁皺眉道:“你是怎麼啦?”

상관려경이 그의 생각을 알지 못하고 그가 전력을 다하지 않는 듯 보여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당신은 어찌된 거요?"  

神機羽士全神貫注撫琴,未便答話,只把頭搖了兩搖。

신기우사는 온 정신을 금을 연주하는데 쏟아붓고 있어 대답을 하지 않고 단지 고개를 두어 번 흔들었다. 

孟紫瓊道:“夜長夢多,你不快動手,等會那老禿驢來到,可又是麻煩事呢!”

맹자경이 말했다.

"밤이 길면 꿈이 많아지는 법. 당신이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그 늙은 대머리중이 도착하여 일이 또 번거롭게 될 것이오!" 

上官麗卿笑道:“那倒不用擔心,谷內的那些棵女,讓老和尚見了,說不定要走火入魔呢!”

상관려경이 웃으며 말했다.

"그것은 걱정할 필요없어요. 곡 안의 나녀들을 노화상에게 보이면 아마도 주화입마에 빠질 거예요!" 

二人只顧嘮叨說話,倒把神機羽士的心神分去不少。 是以琴音威力在無形中便減去了。

두 사람이 단지 잔소리하는 데에만 정신을 파는 바람에 거꾸로 신기우사의 심신이 적지않게 분산되었다. 그래서 금음의 위력이 알게모르게 감소되었다. 

飄香谷主用傳音對肖錚道:“神機羽士的魔音並未盡全力,此刻破去魔陣固是時機,但極可能引起他全力進攻,不知盟主作何處置?”

표향곡주가 전음으로 소정에게 말했다.

"신기우사의 마음은 결코 전력을 다하는 것이 아니니 지금이야말로 마진을 깨뜨리고 나갈 때입니다. 하지만 그가 전력을 다해 공격하게 만들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맹주는 어떻게 처리하겠습니까?" 

肖錚亦用傳音道:“本座所擔心的是阮玲姊妹,她們既能挺得住,咱們再耐些時候,修羅王與千手神君遲遲未到,必是外面的事尚未辦妥,待那些黑道門派之人打發走後,神機羽士便難逃公道了。”

소정 역시 전음으로 말했다.

"본좌가 걱정하는 바는 완령자매요. 그 아이들이 기왕 버틸수 있으니 우리는 좀 더 참읍시다. 수라왕과 천수신군의 도착이 지체되는 것은 필시 외부의 일이 아직 잘 처리되지 않았기 때문이오. 그들 흑도문파의 사람들을 쫓아내버린 후에 신기우사는 공도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오."  

飄香谷主此刻才知肖錚所以不即刻反擊,乃是伏有這一步棋,於是便不再言語了。

표향곡주는 그때서야 비로소 소정이 즉각 반격하지 않았던 것은 원래 한 걸음 내딛기 위해 웅크리고 있는 것임을 알고는 더 말하지 않았다. 

神機羽士乃是主持全局之人,但因南毒的倒戈,失去了使毒的主腦人物,心中不無懊惱。 雖然他另有毒謀,卻又因修羅王與千手神君二個勁敵未露面,亦不免患得患失,故始終無法將心神集中。

신기우사는 원래 전체 국면을 주지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남독이 창을 거꾸로 돌려 배반하는 바람에 독을 사용하는 수뇌인물을 잃고 말아서 속으로 고민이 없지 않았다. 비록 그는 다른 독계가 있지만 수라왕과 천수신군 두 명의 강적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이유로 시종 심신을 집중할 수가 없었다.  

上官麗卿對孟紫瓊道:“羽士為恐無力對付修羅王與千手神君,至今不肯用全力,不如咱們入陣去,先把他們制服,然後再合力對付修羅王等人。”

상관려경이 맹자경에게 말했다.

"우사는 수라왕과 천수신군을 대적할 힘이 없을까 두려워 지금까지 전력을 기울이기를 원치 않으니 우리가 진에 들어가 먼저 그들을 제압하는 것이 낫겠어요. 그런 연후에 다시 힘을 합쳐 수라왕 등을 상대합시다."

孟紫瓊沉忖有頃道:“咱們若是此刻動手,勝負各半,而這些苗女便無法用上了。”

맹자경이 잠시 곰곰히 생각하더니 말했다.

"우리가 만약 지금 손을 쓰면 이기고 지는 것은 반반이오. 그리고 그 묘녀(苗女)들을 이용할 수가 없어요."

上官麗卿猛地省悟道:“北妖自誇她有絕招,為何至今不見前來?”

상관려경이 갑자기 깨닫고 말해다.

"북요는 자기한테 묘책이 있다고 과시하더니 무엇 때문에 지금까지 오지 않는 걸까요?" 

孟紫瓊道:“照理該來了。”

맹자경이 말했다.

"일이 끝나면 오겠지요."

說話之間,谷口突起一陣吹竹之聲,只見北妖裸露著兩臂,領著一隊裸體苗女,載歌載舞,行進谷來,這些苗女裝束打扮與先前來的又不同了,每人右手執著一把藍汪汪的苗刀,左臂挽著一條昂頭吐舌的長蛇。

말하는 도중에 곡 입구에서 일진의 대나무 피리소리가 일더니 북요가 양 어깨를 드러낸 채로 한 무리의 나체 묘녀를 데리고 노래하고 춤추며 곡으로 들어왔다. 이들 묘녀는 차림새는 먼저 번에 왔던 여랑들과 다르지 않았는데 각자 오른 손에 날이 시퍼런 묘도(苗刀​)를 들고 있었고 왼쪽 어깨에는 고개를 쳐들고 혀를 낼름거니는 길다란 뱀을 데리고 있었다.   

上官麗卿見了不由大喜,急對神機羽士道:“北妖來啦,”

상관려경이 보더니 크게 기뻐하며 급히 신기우사에게 말했다.

"북요가 왔군요."

神機羽士面露獰笑,突然用手在琴上一抹,那悠悠蕩蕩的音調,已一變為急劇短促的殺伐之音。 前後二隊裸女,隨著音調犬牙交錯,往來奔馳,瞬間融成一片。北妖口吹竹峭,和著琴聲,居中指揮。

신기우사는 얼굴에 흉악한 미소를 띠더니 돌연 금 위를 손으로 문지르자 느긋하던 음조가 한 순간 짧고 빠른 살벌한 음으로 급격히 바뀌었다. 앞뒤로 온 두 무리의 나녀들은 음조를 따라 들쭉날쭉 왔다갔다 빠르게 움직이더니 순식간에 하나로 융화되었다. 북요가 입으로 대나무 피리를 불며 금성(琴聲​)과 함께 중간에서 지휘를 하였다.  

被困的肖錚與杜君平,耳聆琴音,只覺心房跳動突然加快,情緒大感不安,丹田的一口真氣似要渙散一般,不由暗吃一驚。

갇혀 있는 소정과 두군평은 금음을 듣자 심장이 더욱 빨리 뛰고 정서가 몹시 불안해지며 단전의 진기가 흩어지는 것처럼 느껴져 자기도 모르게 깜짝 놀랐다. 

先前那批裸女,只不過是以色惑亂對方,北妖一至,情勢立變,輪番前進,右手苗刀一揮,幻出一片碧熒熒的刀光,隨即左臂往前一遞,執著蛇尾攻向人身。

앞에 왔던 그 나녀 무리는 단지 욕정으로 상대를 유혹하는데 불과했다면 북요가 오자 정세가 급변했다. 돌아가며 앞으로 나와 우수의 묘도를 휘두르는데 한 조각의 푸른 빛이 번쩍이는 도광이 어지럽게 발산되며 왼쪽 어깨를 앞으로 내밀며 뱀꼬리를 쥐고 사람을 향해 공격했다.  

苗女手中之蛇,每條長達三尺,加上手臂足有四尺多長,每排六人,分三路攻擊,不論有無得手,都是一擊便走,跟著第二路緊接又到,輪番不息,有如車輪一般。肖鋅等人一面要抗拒魔音,一面又要分心應付裸女的攻擊,自是大感吃力。

묘녀의 수중에 있는 뱀은 길이가 삼 척에 달하고 삼 척의 팔 길이를 더하자 더욱 길어졌다. 여섯 명씩 줄지어 세 조로 나누어 공격하는데 목적을 이루었든 말든 모두 한 번 공격하고 물러나면 두번째 조가 바로 이어 공격하는 식으로 차륜전법과 같이 쉬지않고 돌아가며 공격하였다. 소정 등은 한편으로는 마음에 대항하면서 한편으로는 또 나녀의 공격에 대응해야 해서 당연히 몹시 힘들었다.

聞人可對杜君平道:“快運劍為我擋一擋,老夫先擺治這些蛇兒再說。”

문인가가 두군평에게 말했다.

"속히 나를 검으로 막아다오. 노부가 먼저 이 뱀들부터 처치하고 보자꾸나."

杜君平手上一緊,劍光暴長,將聞人可掩沒於劍芒之內。 聞人可從藥囊取出一個小布袋,用千里火將布袋燃著,立有一股濃烈雄黃氣味散佈開來,瞬刻散佈全穀。

두군평이 손을 재빠르게 놀리자 검광이 뻗어나가더니 문인가를 검망 속에 가두었다. 문인가는 약주머니에서 한 개의 작은 포대를 꺼내 천리화(千里火)로 포대를 태웠다. 즉시 한 줄기 짙은 웅황(雄黃​) 냄새가 퍼지기 시작더니 순식간에 곡 안에 가득 찼다.

那布袋是多種藥物混合製成,一經燃著,苗女手中毒蛇,立即收起紅舌。蜷曲一團,再不肯舒展噬人了。 迫得那些苗女們不得不將臂上長蛇趕緊收入囊內。 毒蛇顧慮一去,群雄精神不由一振。

그 포대는 여러가지 약물을 혼합하여 만든 것으로 일단 태우자 묘녀의 수중에 있던 독사들이 즉시 붉은 혓바닥을 집어넣고는 잔뜩 웅크려서 다시는 몸을 뻗어 사람을 물려고 하지를 않았다. 그렇게 되자 그들 묘녀는 부득불 어깨 위의 뱀을 서둘러 주머니 안으로 집어넣었다. 독사를 신경써야 했던 것이 사라지자 군웅들은 정신이 절로 진작되었다. 

神機羽士見北妖竟無法惑亂群雄,臉上殺機頓現,暗暗對上官麗卿一呶嘴。 上官麗卿知他要施展最後煞手,突地一聲清嘯,北妖及眾裸女聞聲如流水般迅速後退,晃眼已盡行退出了谷去。

신기우사는 뜻밖에 북요가 군웅들을 홀리지 못하는 것을 보자 얼굴에 살기를 나타내며 몰래 상관려경에게 무어라고 얘기했다. 상관려경은 그가 최후의 살수를 시전하려는 것임을 알았다. 갑자기 맑은 휘파람 소리가 났다. 북요 및 많은 나녀들은 그 소리를 듣자 흐르는 물처럼 신속하게 뒤로 물러나서 눈깜빡할 사이에 모두 곡에서 물러나 떠나버렸다.

杜君平大感奇異道:“她們為何要撤了?”

두군평은 크게 기이하게 느껴 말했다.

"그녀들은 무엇 때문에 철수하는 걸까요?"  

肖錚沉聲喝道:“神機羽士就要施展七煞魔音了,快把真氣凝聚,不要分神。”

소정이 침성으로 소리쳤다.

"신기우사는 칠살마음(七煞魔音​)을 시전하려한다. 속히 진기를 끌어모으고 한눈 팔지 말아라." 

肖錚話音才落,神機羽士攻勢已然發動,但聽鏗鏘一陣長鳴,琴音大變,剎那心頭如遭千斤重錘急撞,震得心頭亂跳。

소정의 말소리가 떨어지자 신기우사의 공세는 이미 발동되었다. 뚱땅거리며 일진의 긴 울림이 들리더니 금음이 크게 변했다. 찰나지간에 가슴이 천근 무게의 추에 부딪힌듯 흔들리며 어지럽게 뛰었다. 

杜君平因心有旁鶩,首當其衝,只覺五腑內一陣翻騰,一口鮮血衝口而出,尚幸他內力甚深,趕緊一吸丹田之氣,硬把上湧的血氣壓制,跟著澄神凝慮,做起運息的功來。

두군평은  마음이 딴 데 가있었기 때문에 제일 먼저 공격을 받았다. 오장육부가 뒤집어지는 느낌을 받고 한 입의 선혈이 입으로 치밀어 올라 흘러나왔다. 아직 다행인 것은 그의 내력이 심후하여 서둘러 한 번 들여마시며 단전의 기로 치미는 혈기를 억지로 누르며 정신을 맑게 하고 생각을 집중하여 운기조식을 시작했다.

只是那琴音猶如狂瀾怒浪,一波一波直湧了過來,一陣急似一陣。 飄香谷主師徒雖然精通音律,此時亦感難於忍受,飄香谷主為恐愛徒真元受損,趕緊伸手把阮玲姊妹點了暈穴。 神機羽士滿腹殺機,把全神均注入琴音之內,以圖一擊將肖錚等人心脈震斷。 

그런데 그 금음은 마치 거대한 성난 파도처럼 한 번씩 밀려오는데  그 간격이 매우 짧았다. 표향곡주 사도는 비록 음률에 정통했지만 지금은 역시 참기 어려움을 느꼈다. 표향곡주는 사랑하는 제자들의 진원(真元​)이 손상을 입을까 두려워 서둘러 손을 뻗어 완령자매의 훈혈(暈穴​)을 점했다. 신기우사는 살기등등하여 온 정신을 금음에 쏟아부어 이 일격으로 소정 등의 심맥(心脈​)을 끊어놓으려했다. 

詎料,一聲“阿彌陀佛!”傳了過來,這聲佛號乃是運用佛門獅子吼功力發出,立將琴音掩蓋了。 一位老和尚與一位欣長老者,在岩後飄然而來,直趨神機羽士,欣長老者手一抬,一道金光直取神機羽士膝上古琴。

누가 예상이나 했으랴? "아미타불!"하는 일성이 들려왔다. 이 불호 소리는 원래 불문의 사자후(獅子吼​) 공력을 운용하여 발출한 것으로 즉시 금음을 뒤덮어버렸다. 한 명의 노화상과 한 명의 호리호리하고 키가 큰 노인이 바위 뒤에서 나와서 그대로 신기우사에게 나아갔다. 호리호리한 노인이 손을 들어올리자 한 가닥의 금광이 그대로 신기우사 무릎 위의 고금(古琴​)을 취해갔다.

神機羽士已然與魔音相合,老和尚這一聲大吼,使他心神大感震撼,急睜目看時,膝上的古琴已為那道金光擊落於地。 這具古琴得自一座山洞,珍貴無比,神機羽士平日愛逾性命,視同拱璧,一被擊落,立即飛撲搶取。

신기우사는 이미 마음과 한덩이가 되어 있었는데 노화상의 이 일성대후(一聲大吼​)는 그의 심신을 크게 흔들어놓았다. 급히 눈을 뜨고 보니 무릎 위의 고금이 그 금광에 맞아 땅에 떨어졌다.  이 고금은 어느 동굴에서 얻은 것인데 진귀하기 비할 데 없어 신기우사는 평소에 생명처럼 아끼고 보배처럼 여겼었다. 이렇게 맞아서 떨어지자 즉각 나는 듯 덮치며 집어갔다.  

可是發出暗器之人乃是千手神君,他被譽為江湖上使用暗器之第一高手,以一顆金蓮子擊落古琴後,雙手齊揮,已連續發出四五種暗器。 神機羽士聽風辨位,已然覺出身後襲來的暗器,勁力極強,儘管心愛古琴,亦不敢不閃避,衝出的身形一窒,就勢往側裡挪開五尺。

그러나 암기를 발출한 사람은 원래 천수신군이었다. 그는 강호상에서 암기를 사용하는 데 있어 제일고수로 명예를 얻었었다. 한 알의 금련자(金蓮子)로 고금을 쳐 떨어뜨린 후에 두 손을 일제히 휘둘러 너댓 종류의 암기를 연속으로 발출했다. 

신기우사가 바람소리를 듣고 방향을 가려냈으나 이미 나중에 습격해오는 암기가 힘이 극히 강한 것을 알아차리고 비록 고금을 진심으로 아끼지만 감히 피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고금을 집으려던 것이 저지당하는 김에 옆으로 오 척을 옮겨갔다.

但聽轟然一聲,古琴已為一顆霹靂彈擊中,頓時四分五裂,和著沙石漫天飛揚。 神機羽士雖躲過了暗器,卻把古琴失去,不禁勃然大怒,虎吼一聲,翻身便朝千手神君撲去,他因失去了古琴,以致心痛得失去了往日的沉鷙。

쾅,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고금은 이미 한 알의 벽력탄(霹靂彈​)에 맞아 즉시 사분오열(四分五裂​)되어 모래와 돌맹이와 함께 하늘로 날아올랐다. 신기우사는 비록 암기는 피했지만 고금을 잃게되자 절로 벌컥 화를 내며 한 소리 호통소리와 함께 몸을 날려 천수신군을 향해 덮쳐갔다. 그는 고금을 잃었기 때문에 비통한 마음이 되어 지난 날의 침착함을 잃어버렸다.

千手神君哈哈大笑道:“你素常只憑著一點陰謀詭計,躲在暗中作祟,今晚老夫倒要伸量你一下真實的功夫。”

천수신군이 하하, 대소하며 말했다.

"너는 항상 단지 한 점의 음모와 궤계에 의지하여 암중에 숨어 수작을 부렸는데 오늘 밤 노부가 진실된 무공으로 너를 한번 가늠해보겠다." 

神機羽士滿腔怒火,出手便是辣著,倏忽之間攻出了七式,招招取的都是致命要穴。

신기우사는 가슴 가득 노화가 치밀어 출수가 악랄하였다. 삽시간에 칠식을 공격해내었는데 초식마다 치명적인 요혈을 취했다.

千手神君一面揮掌,一面又道:“你一心要在泰山造成一場大殺劫,只是天不從人願,你所請來的那些門派,他們都已走啦。”

천수신군이 한편으로는 장을 휘두르면서 또 말했다.

"너는 한마음으로 태산에서 한바탕 대살겁을 조성하려 했지만 하늘은 사람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 네가 불러왔던 그 문파들, 그들은 모두 이미 떠났다." 

神機羽士對千手神君猛攻了七八招,自忖自己武功方面縱能取勝,亦不是三二百招可辦得到,何況未必能姓,是以就趁千手神君說話分神之際,霍地往回一撤。

신기우사는 천수신군에게 칠팔 초를 맹공하고는 자기가 무공방면으로 설령 이길 수 있다 하더라도 역시 이삼백 초가 되기 전에는 안된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더군다나 반드시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천수신군이 말하느라 정신을 팔고 있는 틈을 타서 갑자기 원래 있던 데로 물러났다. 

此時肖錚與飄香谷主俱已奔了過來,上官麗卿與孟紫瓊撤劍迎了上去,神機羽士沉聲道:“此刻尚不是決勝負之時,二位請暫忍耐。”

그때 소정과 표향곡주가 모두 달려오고 있었는데 상관려경과 맹자경이 검을 들고 맞이해갔다. 신기우사가 침성으로 말했다.

"지금은 아직 승부를 결정지을 때가 아니니 두 분은 잠시 참으시오." 

上官麗卿看了他一眼,緩緩納劍歸鞘,轉身朝谷後行去。 肖錚身如箭發,直向假肖錚撫琴處撲去,假肖錚似知琴音已無法奏效,霍地騰身而起,迎著急沖而來的肖錚攻去。

상관려경이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천천히 검을 검집에 도로 꽂고 뒤돌아서 골자끼 뒤를 향해 걸어갔다. 소정이 화살처럼 가짜 소정이 금을 타던 곳을 향해 덮쳐갔다. 가짜 소정은 금음이 효과가 없음을 아는 듯 갑자기 몸을 솟구쳐 일어나더니 빠르게 부딪쳐 오는 소정을 맞이하여 공격해갔다.   

二人一言不發,立即打成一片。

두 사람은 한 마디 말도 없이 즉각 한덩어리가 되어 싸웠다.

神機羽士唉聲一嘆,對孟紫瓊一呶嘴,急步朝谷後行去。

신기우사는 휴, 탄식하고는 맹자경에게 뭐라고 지껄이더니 빠른 걸음으로 골짜기 뒤를 향해 걸어갔다. 

飄香谷主沉聲喝道:“站住!今天若不把事情弄個明白,絕不容汝等離開此谷。”

표향곡주가 침성으로 소리쳤다.

"멈춰라! 오늘 일을 확실히 하기 전에는 절대 너희들이 이 골짜기를 떠나게 하지 않겠다."

孟紫瓊與神機羽士充耳不聞,反而腳步突然加快,迅即隱入谷後。 飄香谷主哼了一聲,舉步便追。

맹자경과 신기우사는 듣고도 못들은 체하며 오히려 걸음을 더 빨리 하여 신속히 골짜기 뒤로 숨어들어갔다. 표향곡주는 흥, 하더니 걸음을 옮겨 추격했다. 

突聞谷內響起一片喊殺之聲,回頭一看,只見北妖所率領的苗女,重又衝進谷來。 恰巧先前南毒所救下的那批黑衣人,身上的餘毒已然排出,個個怒憤填膺,由薛姑婆領頭,齊向谷內衝來,與北妖所率領的苗女碰個正著,雙方立時展開一場驚心動魄的群毆。

돌연 곡 안에 죽여라, 하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북요가 묘녀들을 이끌고 다시 곡으로 나왔는데 때마침 이전에 남독에 구함을 받았던 그 흑의인들이 몸의 여독이 이미 배출되어 각자 가슴에 분노를 가득 안고 설고파를 따라 일제히 곡 안으로 뚫고 들어와서 북요가 거느린 묘녀들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쌍방은 즉시 한바탕 경천동지할 싸움을 전개하였다. 

飄香谷主眼看谷內血光飛濺,慘叫頻頻,暗暗一嘆,頓著阮玲姊妹,尾隨著神機羽士急追。 聞人可與杜君平急沖而上,亦跟著追去。

곡 안에 사방으로 피가 튀고 처참한 비명소리가 거듭되자 표향곡주는 암암리에 탄식하더니 곧 완령자매를 뒤에 따르게 하고 신기우사를 급히 추격했다. 문인가와 두군평이 급히 뚫고 나와 역시 뒤따라 추격해갔다.

只聽千手神君大喝道:“杜公子!你快去把盟主接替下來,他乃主持全局之人,哪有工夫與人動手。”

천수신군이 크게 소리치는 것이 들렸다.

"두공자! 자네는 속히 가서 맹주와 교대하게. 그는 전체 국면을 주지하는 사람인데 다른 사람과 손을 쓸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 

杜君平應聲一躍而前,到了斗場卻又怔住了,因為二人形像武功俱是一般,實難令人分出誰是肖錚誰是假盟主。 假肖錚與真肖錚拼搏了廿餘招,自知無法取勝,又見杜君平來到,不敢再纏鬥下去,趁機往後一撤身,亦往谷後奔去。

두군평이 대답하고 앞으로 뛰쳐나가 싸움판에 도착하자 멍해졌다. 두 사람의 생김새, 무공이 모두 똑같아 누가 소정이고 누가 가짜 맹주인지 가려내는 것이 실로 어려웠다. 가짜 소정은 진짜 소정과 이십여 초를 사투를 벌였으나 이길 방법이 없음을 스스로 알았다. 두군평이 온 것을 보고 감히 더 얽혀 싸우지 못하여 기회를 틈타서 몸을 뒤로 빼더니 역시 골짜기 뒤로 달려갔다. 

肖錚回頭見是千手神君來到,拱手笑道:“東方兄,久違了。”

소정은 고개를 돌려 천신신군이 온 것을 보고 공수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동방형, 오랜만이오." 

千手神君亦拱手笑道:“真想不到咱們尚有重逢之日。”

천수신군 역시 공수하고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다시 만날 날이 있으리라곤 정말 생각지도 못했소."

肖錚又道:“今晚無論如何,咱們得把這事作個了斷,兄弟受害尚屬小事,可不能再讓他們流毒江湖。”

소정이 또 말했다.

"오늘 밤 어찌됐든 우리는 끝장을 냅시다. 형제가 해를 당한 것은 사소한 일이지만 그들이 강호에 해독을 끼치게 할 수 없소." 

千手神君道:“神機羽士詭計多端,說不定又要施些什麼毒謀,咱們快跟上去吧。”

천수신군이 말했다.

"신기우사는 간계가 많으니 아마 또 무슨 악독한 음모를 펼치려 할 것이오. 우리 속히 뒤따라 갑시다." 

幾人相偕奔入谷後,放眼一看,到處俱是嵯峨怪石,一堆堆有若諸葛的八陣圖,神機羽士、假肖錚、上官麗卿、孟紫瓊四人一排立在一堆亂石之上。

몇 사람이 함께 골짜기 뒤로 달려 들어가니 도처에 험준한 괴석(怪石​)이 보이는데 한 무더기 한 무더기가 제갈공명의 팔진도(八陣圖​)와 같았다. 신기우사, 가짜 소정, 상관려경, 맹자경 네 사람은 한 줄로 한 무더기의 돌 위에 한 줄로 서있었다.  

飄香谷主率著阮玲姊妹,就在四人對面立著,肖錚略一打量,朗聲笑道:“羽士選的這地方不錯啊,倘若四下用火攻,那是一個也跑不了。”

표향곡주는 완령자매를 거느리고 네 사람을 마주보고 서있었다. 소정이 대략 살펴보고는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우사가 고른 이곳은 괜찮군. 만약 사방에서 화공(火攻​)을 쓴다면 한 명도 달아날지 못하겠구려." 

神機羽士哼了一聲道:“你不用以小人之心,度君子之腹,山人豈屑用那鬼蜮伎倆。”

신기우사가 흥, 하더니 말했다.

"당신은 소인의 마음으로 군자의 마음 속을 재려하지 마시오. 산인이 그런 흉계를 쓸 만한 가치도 없소."

上官麗卿接道:“今晚之事勝者為強,咱們用不著口角爭雄,乾脆以真實武功決勝負。”

상관려경이 이어서 말했다.

"오늘 밤의 일은 이긴 자가 강한 것이오. 우리는 입씨름만 하지 말고 진실된 무공으로 승부를 겨뤄봅시다." 

千手神君哈哈笑道:“老夫已有十餘年沒與人動手,武學生疏,恐已不堪一擊。”

천수신군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노부는 이미 십여 년을 다른 사람과 손을 쓰지 않아 무학이 생소하니 일격도 감당 못할 것 같소." 

孟紫瓊冷笑道:“在神風堡時本座念你武功已失,不忍傷你,想不到竟上了你的大當。”

맹자경이 냉소하며 말했다.

"신풍보에 있을 때 본좌는 네가 무공을 이미 잃었다고 생각해서 차마 너를 해치지 못했는데 뜻밖에도 너에게 크게 속았구나."

千手神君笑道:“這不是你的慈悲,而是欲借用老夫這塊活招牌以遂汝等陰謀,可惜人算不如天算,你絕沒想到這幾個老鬼的武功俱都恢復了。

천수신군이 웃으며 말했다.

"그건 당신의 자비가 아니라 노부의 이름을 빌려 너희들의 음모를 이루려는 것이었지. 애석하게도 사람의 노력은 운보다 못하다. 너는 이 늙은 귀신의 무공이 모두 회복되었을 줄은 절대 생각 못했을 것이다." 

神機羽士面含詭笑,始終立著沒說話。

신기우사가 묘하게 웃으며 시종 말 없이 서있었다. 

肖錚一指假肖錚喝道:“你究竟是什麼人,竟敢冒用本座之名。”

소정이 가짜 소정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감히 본좌의 이름을 도용한 너는 도대체 누구냐?  

上官麗卿微微一笑道:“反正你已是快死的人,就說與你聽也不要緊,她是我的門下,她叫璇姑。”

상관려경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쨌든 당신은 이미 죽을 사람이니 당신에게 들려주어도 괜찮겠지. 그녀는 나의 문하요. 선고(璇姑​)라고 하오." 

跟著一伸手撕去假肖錚的面幕,露出一張潔白如玉的嬌豔面孔,赫然是個女的。 那女郎索興將身上的長袍亦脫下來,裡面是一身白綾勁裝,群雄見後無不愕然。

뒤이어 손을 뻗어 가짜 소정의 면막을 뜯어내어 옥같이 새하얗고 아름다운 얼굴을 드러나게 했다. 놀랍게도 여자였다. 그 여랑은 재미가 있는지 몸에 걸쳤던 장포도 벗었는데 안에는 흰 비단 경장차림이었다. 군웅들이 보고나서 놀라지 않는 자가 없었다. 

杜君平道:“這姑娘我見過,原來竟是她,若知是她,我可不會輕易放手。”

두군평이 말했다.

"이 낭자는 제가 본 적이 있습니다. 원래 그녀였군요. 만약 그녀인줄 알았다면 제가 쉽게 놓아주었을 리 없습니다."  

女郎冷笑道:“那天若知是你,我也不會容你活到現在。”

여랑이 냉소하며 말했다.

"그날 만약 너인줄 알았다면 나도 너를 지금까지 살려두지 않았을 것이다." 

杜君平怒道:“要見真章此刻動手也不晚。”

두군평이 말했다.

"솜씨를 보고자 한다면 지금 손을 써도 늦지 않다."

女郎突然撤劍道:“撤出你的劍來,姑娘今晚要讓你死而無怨。”

여랑이 돌연 검을 뽑더니 말했다.

"검을 뽑아라. 낭자가 오늘 밤 너를 원없이 죽여주겠다."  

神機羽士沉聲喝道:“且慢,放著許多長輩在此,哪有你說話的份兒。”

신기우사가 침성으로 소리쳤다.

"잠깐만. 많은 어른들을 이곳에 두고 네가 무슨 말할 자격이 있느냐."

女郎偷瞥了上官麗卿一眼,低頭不敢再說話。

여랑은 상관려경을 훔쳐보더니 고개를 숙이고 감히 더 말하지 않았다. 

肖錚默察眼前情勢,自己這面無論在人數與武功方面,俱佔絕大優勢,只是想起恩師僅此一女,心中委實不忍下手,是以遲遲難於委決。飄香谷主與肖錚是同一心意,裡了孟紫瓊一眼,突然一聲長嘆。

소정이 묵묵히 눈 앞의 정세를 살펴보니 자기 쪽이 사람 수는 물론이거니와 무공 방면에서도 모두 절대 우세를 점하고 있었다. 다만 은사에게는 겨우 이 딸 하나 뿐임을 떠올리고 심중으로 확실히 차마 손을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질질 끌며 결정을 하지 못했다. 표향곡주도 소정과 같은 생각이었다. 맹자경을 보고는 돌연 긴 탄식을 터뜨렸다.

聞人可深悉二人心意,驀地一回頭,對著杜君平沉聲道:“你爹之死,明著是奪命羅剎所下的毒,但罪魁禍首乃是神機羽士,怎的還不動手?”

문인가는 두 사람의 마음을 잘 알고 갑자기 고개를 돌려 두군평에게 침성으로 말했다.

"네 아버지의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분명히 탈명나찰이 쓴 독이었지만 재난을 일으킨 주모자는 원래 신기우사다. 왜 손을 쓰지 않느냐?"

杜君平只覺一股怨忿之氣,直衝上來,撤劍在手,仰天悲呼道:“爹爹英靈不遠,孩兒今晚要仗此血劍,手刃元兇,為你報仇雪恨了。” 

두군평은 한 줄기 원한과 분노가 치솟아 오르는 것을 느껴 검을 뽑아들고 하늘을 우러러 비통하게 부르짖었다.

"아버님의 영령이시여. 이 아들이 오늘 밤 이 혈검으로 원흉을 베어 당신의 원한을 갚으려 합니다."

神機羽士哈哈一陣狂笑道:“別得意太早,只怕未必見得。”

신기우사가 하하, 하며 일진의 광소를 터뜨리더니 말했다.

"반드시 그리 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으니 너무 일찍 득의해 하지 말아라."  

驀地雙袖往外一抖,波,波二聲爆響,身前陡起一片濃煙,迅速將所立石堆掩沒。

갑자기 두 소매를 밖으로 털었내었다. 팍, 팍, 두 번의 폭음이 들리더니 몸 앞에 돌연 짙은 연기가 일고 신속히 서있던 돌무더기에 숨어버렸다.  

肖錚不知他所用的是何毒物,當下一聲沉喝道:“決退!”

소정은 그가 쓴 것이 무슨 독물일지도 몰라 즉시 침갈했다.

"빨리 물러나시오!" 

群雄聞聲紛紛躍退,展目一看,神機羽士等人已踪跡不見,只留下縷縷青煙,隨風飄蕩。

군웅들이 그 말을 듣고 분분히 뛰어서 물러나 둘러보니 신기우사 등은 이미 종적이 보이지 않았다. 뭉게뭉게 피어나는 푸른 연기는 바람을 따라 흩날리고 있었다. 

聞人可道:“不好,咱們上當了。”

문인가가 말해다.

"틀렸소. 우리는 속았소." 

話猶未了,四下響起一陣嗚嗚號角之聲,跟著崖上湧出一批黑衣人來,每人手中均拿著強弓火箭,居高臨下,颼,颼,萬箭齊發,眾人頓成眾矢之的,只是谷內寸草不生,火箭著地,只不過燃起海碗大小的一團火球,並不發生多少危害,是以心中驚疑不定,不知對方尚有何手段。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사방에서 삑삑, 하는 호각 소리가 나더니 뒤이어 절벽 위에서 한 무리의 흑의인들이 쏟아져 나왔다. 각자 손에 강궁(強弓)과 화전(火箭​​)을 들고 높은 곳에서 아래쪽으로 씽, 씽, 하며 일제히 화살을 쏘아대자 중인들은 곧 뭇화살의 표적이 되었다. 다만 곡 안은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불모지인지라 화전이 땅에 닿자 크고 작은 불덩어리만 타오르는데 그쳐 결코 다소간의 위해(危害​)를 일으키지는 않았다. 그래서 마음 속으로 상대방에게 어떤 수단이 아직 있는지 알지 못해 불안했다.   

千手神君大喝道:“咱們分散上沖,先趕散那些弓箭手再尋神機羽士不遲。”

천수신군이 크게 소리쳤다.

"우리는 분산해서 뚫고 올라갑시다. 우선 활을 쏘는 자들을 쫓아내고 다시 신기우사를 찾아도 늦지 않을 것이오." 

飄香谷主心思縝密,突然高叫道:“留意,這谷內只怕埋有炸藥。”

표향곡주는 생각이 치밀해서 돌연 소리높여 외쳤다.

"주의하시오. 이 곡 안에 폭약이 묻혀 있는 것 같소."  

此時谷內已響起一片嘶嘶之聲,正是火藥引線的燃燒之聲,而且為數極多。

그때 곡 안에서는 이미 쉿쉿, 하는 소리가 터져나오는 것이 화약의 도화선이 타들어 가는 소리였다. 게다가 그 수가 극히 많았다.  

肖錚怒髮衝冠,厲喝道:“此人如此狠毒,萬萬容他不得。”

소정이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엄하게 소리쳤다.

"그자들이 이처럼 악독하다니 결코 용서할 수 없다."  

騰身往崖上急沖。

신형을 뽑아올려 절벽 위로 급히 솟구쳤다. 

但聽轟隆一聲震天爆響炸開來,剎時煙霧迷漫,碎石猶如雨點般四下飛舞,緊跟著又是幾聲大爆響,暗埋在谷內的炸藥一齊爆炸,谷內群雄俱淹沒於菸火亂石之中。

쾅, 하는 하늘을 뒤흔드는 폭발소리가 터져나오더니 찰나지간에 연기가 자욱하고 부서진 돌들이 마치 빗방울처럼 사방으로 날았다. 곧이어 또 몇 번의 큰 폭음이 있었고 몰래 곡 안에 묻어 두었던 폭약이 일제히 폭발했다. 곡 안의 군웅들은 모두 불기둥과 어지럽게 나는 돌덩이 속에 파묻혔다.

杜君平身中了幾枚亂石,耳際卻隱隱傳來阮玲姊妹的悲呼聲,遂顧不得傷痛,冒煙直衝了過去,只見阮玲為一塊巨石壓倒,王珍亦滿臉血污,正自拼命推那巨石,當下運足功力,大喝一聲,將巨石往上一托,推至一旁。

두군평은 몇 개의 돌에 맞았다. 귀에 은은하게 들려오는 완령자매의 비명소리에 곧바로 상처를 돌볼 겨를도 없이 연기 속을 뚫고 건너갔다. 완령은 하나의 커다란 바위에 깔려 있고 왕진 역시 얼굴에 피가 가득한 채로 그 커다란 바위를 밀어내려고 온 힘을 다하고 있었다. 즉시 공력을 운공하여 대갈일성 하더니 거석을 위로 받쳐올려 한 쪽으로 밀어냈다. 

王珍撲上前將阮玲扶起道:“玲姊,傷勢如何?”

왕진이 덮치듯 앞으로 가서 완령을 부축해 일으키며 말했다.

"령언니, 상세가 어떠세요?" 

阮玲咬牙強忍道:“左腿已折,但不致送命。”

완령이 이를 악물고 억지로 참으며 말했다.

"왼쪽 다리가 부러졌지만 죽지는 않을 것이다."

杜君平目睹她一臉痛苦之容,大生憐惜,道:“玲姊既已無法行走,我背你衝上崖去。”

두군평은 그녀의 고통에 찬 얼굴을 보고 안타깝고 가련한 마음이 생겨 말했다.

"완누님은 걸을 수 없으니 제가 당신을 업고 절벽을 올라가겠소." 

阮玲搖手道:“我還能掙扎。”

완령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나는 아직 버틸 수 있어요."

緊接著又道:“衝上崖去太危險了,神機羽士他們所立亂石之下,必有地道可通,咱們快去瞧瞧。”

곧바로 또 말했다.

"절벽으로 올라가는 건 아주 위험해요. 신기우사 그들이 서 있던 돌무더기 아래에 필시 지하도가 통하고 있을 거예요. 속히 가서 살펴봅시다." 

杜君平恍然道:“此話大是有理。”

두군평이 문득 깨닫고서는 말했다.

"그 말이 아주 일리가 있소." 

將阮玲往背上一背,大步朝神機羽士所立亂石奔去,到達石下,果見下面有一洞穴,遂揚聲大叫:“各位前輩請這面來。”

완령을 등에 업고 큰 걸음으로 신기우사가 서있던 돌무더기로 달려갔다. 돌 아래 도착하니 과연 아랫쪽에 하나의 동굴이 있어 곧 큰 소리로 외쳤다.

"여러 선배님들, 이쪽으로 오십시오." 

無奈谷內的爆炸聲,大過他的嗓音,因此沒有人能聽到他的喊叫。

유감스럽게도 곡 안의 폭발소리가 그의 목소리보다 더 컸다. 이로 인해 아무도 그의 외침을 들을 수 없었다.

王珍皺眉道:“他們只怕都衝上崖擊了,咱們如能出谷尚趕得及去接應。”

왕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들은 모두 절벽 위로 올라가 싸우는 듯 하니 우리가 만약 출곡하게 되면 서둘러 가서 접응할 수 있을 거예요." 

杜君平深覺有理,遂當先往洞內行去,入內才知果是一條長長隧道,於是從懷中取出千里火來燃著,摸索前行,走了約有里許,隧道突然漸漸朝上,一蹬一蹬舖有石級。

두군평은 일리가 있다고 느껴 앞장 서서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서자 과연 한 가닥의 긴 굴임을 알게 되었다. 품 속에서 천리화를 꺼내어 불을 붙이고 더듬어 가며 앞으로 나아갔다. 약 일 리 넘게 걷자 굴이 점점 위로 향하고 한 칸 한 칸 돌계단이 깔려있었다.

看看已至出口,阮玲突然輕聲道:“快把我放下,神機羽士極可能派人守在洞口。”

출구에 이르렀다고 생각되자 완령이 돌연 나직이 말했다.

"어서 나를 내려놓으세요. 신기우사가 동굴 출구에 사람을 보내어 지키게 했을 가능성이 아주 커요." 

杜君平放下了阮玲,吩咐王珍道:“珍妹,你在此守著玲姐,待我先出去看看。”

두군평이 완령을 내려놓고 왕진에게 분부했다.

"진매, 너는 여기서 령언니를 지켜라. 내가 먼저 나가서 살펴보마." 

說著一掌護胸,一掌前探,呼地躍出洞來借星光一看,洞外靜的出奇,不見一個人影,遂又返回地道,招呼阮玲姊妹出來。

말을 하고 일장으로 가슴을 보호하며 일장은 앞으로 내밀어 휙, 하니 동굴을 뛰쳐나가 별빛을 빌어 살펴보았다. 동굴 밖은 유달리 조용하고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 곧 다시 지하도로 들어와 완령자매를 불러서 나오게 했다. 

阮玲打量了四下形勢,道:“咱們快上去,神機羽士等人必在岩石上截擊。”

완령이 사방의 형세를 가늠해보더니 말했다.

"빨리 올라갑시다. 신기우사 등은 필시 바위 위에서 싸우고 있을 거예요." 

杜君平亦覺有理,遂由王珍背了阮玲,疾往岩上奔去,遠遠便見崖上人影晃動,已展開了兇猛的搏鬥。 杜君平一急之下,腳步加快,直趨岩上,只見飄香谷主亂髮披肩,身上傷痕處處,在一群玄衣人的圍攻下,已是岌岌可危。 肖錚亦是一身灼傷,右臂已軟軟垂下,只用一隻左臂在與孟紫瓊動手。上官麗卿滿面殺機,正朝藥中王進逼。 璇姑劍勢如虹把薛姑婆緊緊圈住。 卻不見神機羽士與千手神君。

두군평 역시 그러리라 느끼고 왕진이 완령을 업게 하고 바위 위로 달려갔다. 멀리 절벽 위에서 사람 그림자가 번뜩였다. 이미 흉맹한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두군평은 급해져서 걸음을 더욱 빨리하여 곧장 바위 위로 나아갔다. 

표향곡주는 산발이 되어 머리카락을 어깨까지 늘어뜨리고 몸에는 여기저기 상처를 입은 채 현의인들에게 둘러싸여 공격을 받고 있었는데 매우 아슬아슬하였다. 소정 역시 몸에 화상을 입고 오른팔을 힘없이 축 내린 채 왼팔로만 맹자경과 싸우고 있었다.  상관려경은 만면에 살기를 띠우고 약중왕을 향해 몰아가고 있었다. 선고(璇姑​)는 무지개 같은 검세로 설고파를 단단히 가두어두고 있었다. 신기우사와 천수신군은 보이지 않았다. 

杜君平大喝一聲,揮劍朝孟紫瓊攻去。

두군평이 대갈일성하며 검을 휘들러 맹자경을 향해 공격해갔다. 

孟紫瓊見他來到,似是大感意外,哼了一聲道:“你居然沒死?”

맹자경이 그가 온 것을 보더니 마치 크게 의외라고 느낀 듯 흥, 하더니 말했다.

"너는 뜻밖에 죽지 않았구나?"  

杜君平怒忿填膺,大喝道:“你等手段如此歹毒,斷不得好死!”

두군평이 분노가 가슴 가득 차서 크게 호통쳤다.

"당신들의 수단이 이처럼 악독하니 제 명에 죽지 못할 것이오."  

手上長劍一緊,將大千劍法施開,展開了一掄急攻。 孟紫瓊細察他的音容舉止,無不酷似神劍杜飛卿,頓時百感交集,倏地展開飄香步法,一連幾個飄閃,脫出了劍光之外。

손에 든 장검을 단단히 쥐고 대천검법을 시전하여 재빠른 공격을 전개하였다. 맹자경이 그의 목소리와 얼굴, 행동을 자세히 살피니 신검 두비경과 닮지 않은 데가 없어 문득 만감이 교차하였다. 갑자기 표향보법을 전개하여 연달아 몇 번 피하더니 검광 밖으로 벗어났다.    

杜君平怒吼道:“你還想走嗎?”舉步便待追去。

두군평이 노하여 소리쳤다.

"당신은 달아나려고 생각하는 것이오?" 

걸음을 옮겨 추격하려했다.  

肖錚嘆道:“不用追了,快去接應謝谷主要緊。”

소정이 탄식하며 말했다.

"뒤쫓을 필요없다. 어서 가서 사곡주를 거드는 것이 시급하다." 

杜君平一抖長劍沖了過去,劍芒展處,立有二個玄衣人橫屍地下。 眾玄衣人見來勢十分兇猛,紛紛捨了飄香谷主,朝他攻來。 杜君平一面展開杜門劍法,左掌也不閒著,不時以渾厚掌勁,雜在劍影中擊出。 這場拼殺,端的兇猛絕倫,但見劍芒過處,血雨紛飛,一片狂呼慘叫之聲。

두군평이 장검을 떨치며 무찔러갔다. 검망이 펼쳐지는 곳에 즉시 두 명의 현의인이 죽어서 땅에 쓰러졌다. 현의인들은 공세가 매우 흉맹한 것을 보고 분분히 표향곡주를 버리고 그를 향해 공격해왔다. 두군평은 두씨 검법을 전개하는 한편 왼손도 놀리지 않고 수시로 웅후한 장경으로 검영에 섞어 격출했다. 이 한바탕 목숨을 건 싸움은 흉험하기 그지 없어 검망이 지나가는 곳에 혈우가 뿌려지며 참혹한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飄香谷主身上多處火藥灼傷,步履艱難,搖搖欲墜,端賴—一口真氣支持,一經脫離包圍,不禁長吁了一口氣,正待取出百花仙釀,驀覺薛姑婆情勢危殆,顧不得身上傷痛,飄身上前,喝道:“薛姑婆,你且退下。”

표향곡주는 몸의 여러 곳에 화약에 다친 화상을 입어 걷기도 힘들어 비틀거리며 쓰러질 듯 했다. 한 모금 진기에 의지해 지탱하며 일단 포위를 벗어나자 자기도 모르게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막 백화선양을 꺼내려다가 갑자기 설고파의 정세가 위태로운 것을 발견하고 몸의 상처를 돌보지 않고 몸을 날려 앞으로 나가며 소리쳤다.

"설고파, 당신은 물러서시오."

薛姑婆聞言,奮力擊出二拐,撤身便退,卻見谷主滿身傷痕,不禁大為失驚,來不及喘息,朱拐一掄,虎吼一聲,又撲了上去。

설고파가 그 말을 듣고 힘껏 지팡이를 두 번 격출하더니 몸을 물렸다. 곡주가 전신에 상처를 입은 것을 보더니 저도 모르게 크게 놀라서 한숨 돌릴 겨를도 없이 지팡이를 휘두르며 노성을 지르면서 또 덮쳐갔다. 

飄香谷主唉聲一嘆道:“這又何苦呢。”

표향곡주가 휴, 탄식하며 말했다.

"또 무슨 그럴 필요가 있는가?" 

上官麗卿原與藥中王動手,突見飄香谷主,頓覺新仇舊恨一齊湧上心頭,一飄身躍至飄香谷主身前,冷厲地道:“謝紫雲,咱們這筆帳也該好好算一算了。”

상관려경은 원래 약중왕과 싸우고 있었는데 표향곡주를 보자 돌연 옛 원한과 새로운 원한이 일제히 가슴에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끼고 몸을 날려 표향곡주의 앞에 이르러 냉엄하게 말했다.

"사자운, 우리의 빚도 실컷 계산하자꾸나."

飄香谷主一嘆道:“姑娘,你誤會了,你們所猜想的那些事,俱非事實。”

표향곡주가 탄식하더니 말했다.

"낭자, 당신은 오해한거요. 당신들이 추측하는 그 일은 모두 사실이 아니오." 

上官麗卿冷笑道:“不用多說了,反正你我勢不兩立,有你便沒我,有我便沒你。”

상관려경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여러말 할 필요없다. 어쨌든 당신과 나는 세불양립(勢不兩立​)이니 당신이 나를 죽이든지 내가 당신을 죽이든지 해야 한다."  

肖錚正自調息運功,耳聞上官麗卿口出惡聲,趕了過來,沉聲道:“師妹,怎的至今仍執迷不悟,你上了神機羽士的當了。”

소정이 막 운기조식을 하려다가 상관려경의 입에서 욕설이 터져나오는 것을 듣자 서둘러 건너와 침성으로 말했다.

"사매, 왜 지금까지 잘못을 깨닫지 못하느냐? 너는 신기우사에게 속은 것이다."  

上官麗卿厲聲道:“神機羽土雖然稍嫌奸猾,但總比你這人面獸心之人好得多。”

상관려경이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신기우사가 비록 조금 간교하지만 당신 같은 인면수심(人面獸心​)인 사람보다 나은 점이 많소." 

肖錚長嘆道:“這些事並非三二語便能說清,現元凶神機羽士已然乘機逃走,你又何苦執迷不悟呢?”

소정이 장탄식하더니 말했다.

"이 일들은 결코 두세 마디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원래 원흉인 신기우사는 이미 기회를 틈 타 달아났는데 너는 무엇이 아쉬워 깨닫지 못하느냐?" 

上官麗卿仰面笑道:“你別做夢了,泰山四周已然布下了天羅地網,你等今晚插翅難逃。”

상관려경이 앙천대소하며 말했다.

"당신은 꿈도 꾸지 마시오. 태산 사방은 이미 천라지망(天羅地網​)이 펼쳐져 당신들은 오늘 밤 날개가 있어도 달아나기 어렵소." 

肖錚哈哈笑道:“你可曾想到四大副盟尚有二位沒有露面麼?愚兄已然派出銀面摩勒于謙,會同修羅王掃蕩各處的餘孽,只怕不久便該來了。”

소정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너는 사대 부맹주가 아직 두 명이 나타나지 않은 것을 생각해보았느냐? 우형은 이미 은면마륵 우겸을 보내 수라왕과 회동하여 각처의 남은 잔당들을 소탕하라고 하였으니 오래지 않아 올 것이다." 

上官麗卿心頭一懍,嘴上仍然強橫道:“你等即使有後援,但眼前之勢,已難逃我的劍下。”

상관려경은 가슴이 떨렸으나 입으로는 여전히 사납게 말했다.

"당신들에게 설령 후원자들이 있더라도 눈 앞의 정세로는 나의 검 아래 달아나기 어렵소." 

孟紫瓊此時行了過來道:“不用與他多說了,咱們每個人對付一個,早早打發他們上路吧。”

맹자경이 이때 건너와서 말했다.

"그와 여러 말할 것 없소. 우리는 한 사람이 한 사람씩 상대하여 일찌감치 그들을 황천길로 보내버립시다."

飄香谷主想不到這種言語竟出自師妹之口,心中甚是難受,嘆了一口氣道:“師妹,難道你竟毫無一點同門之誼麼?”

표향곡주는 이런 말이 사매의 입에서 나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해서 마음이 아파 한숨을 쉬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사매, 설마 너는 추호도 사문의 정의가 없느냐?"   

孟紫瓊冷笑道:“當年你若稍有同門之誼,我也不會如此這般光景了。”

맹자경이 냉소하며 말했다.

"그 당시 당신이 만약 동문의 정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나도 지금과 같은 이런 광경을 보이지 않을 것이오." 

那面杜君平因知肖錚與飄香谷主俱已身負重傷,是以抱定速決心理,盡出一身功夫,手下毫不容情,晃眼已連傷六七人,那批玄衣人雖是神機羽士的死黨,但見杜君平來勢如此勇猛,竟亦不敢再行進逼。 杜君平心掛師父手臂受傷,身形一躍,趕到肖錚的身旁。

저쪽의 두군평은 소정과 표향곡주가 모두 몸에 중상을 입은 것을 알았기 때문에 마음 속으로 속전속결하기로 결심하였다. 일신 무공을 모조리 펼쳐내며 손에 조금도 사정을 두지 않자 눈깜빡할 사이에 연달아 육칠 인을 부상입혔다. 그 현의인들은 비록 신기우사의 사당(死黨​)이었지만 두군평의 공세가 이처럼 용맹한 것을 보자 감히 더이상 다가와 덤비지 못하였다. 두군평은 사부의 팔에 입은 부상이 마음에 걸려 신형을 솟구치더니 서둘러 소정의 곁에 이르렀다. 

肖錚看了他一眼道:“這裡沒你的事,快去追查神機羽士的下落。”

소정이 그를 힐끗 보더니 말했다. 

"여기에는 네가 할 일이 없으니 속히 가서 신기우사의 소재를 찾아보거라."

杜君平遲疑道:“你老人家的傷勢如何?”

두군평이 머뭇거리며 말했다.

"어르신의 상세는 어떠십니까?" 

肖錚面現不悅之容道:“這點外傷礙不了事。”

소정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 정도 외상은 아무런 지장없다."

杜君平抬頭朝璇姑望去,只見她一臉兇戾之容,正自猛攻薛姑婆,不禁怒道:“薛姑婆你且歇著,容我來對付她。”

두군평이 고개를 들어 선고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흉악한 얼굴을 하고 설고파에게 맹공을 퍼붓고 있는 것을 보자 참지 못하고 노성을 질렀다.

"설고파, 당신은 좀 쉬시고 내가 그녀를 상대하게 해주십시오." 

挺劍躍前,把璇姑的攻招接了下來。

검을 곧추잡고 앞으로 뛰쳐나가 선고의 공격해오는 초식을 받아냈다. 

璇姑哼了一聲道:“我正要找你呢,今晚咱們不分勝負決不住手。”

선고가 흥, 하더니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내가 너를 찾으려 했었다. 오늘 밤 우리는 승부를 가리기 전에는 손을 멈추지 말도록 하자." 

雙方俱知對方武功極強,是以出招十分小心,晃眼已互攻了五六招。 肖錚目睹二人各以本門的武功搶攻,心中十分感慨,情不自禁地唉聲一嘆。

쌍방은 모두 상대방의 무공이 극히 강다하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출초가 매우 조심스러웠다. 눈깜빡할 사이에 서로 오륙 초를 공격했다. 소정은 두 사람이 각자 본문의 무공으로 앞다투어 공격하는 것을 보자 마음 속으로 몹시 개탄스러워 절로 휴, 하는 탄식을 금할 수 없었다.

上官麗卿冷笑道:“這少年想是你調理出來的,且看二人哪個強些?”

상관려경이 냉소하며 말했다.

"이 청년은 당신이 키워낸 것 같은데 보기에 두 사람중 누가 좀 더 강하오?" 

肖錚嘆道:“愚兄委實不忍見此同室操戈之事。”

소정이 탄식하며 말했다.

"우형은 정말이지 집안 사람끼리 싸우는 것은 참고 볼 수가 없구나."  

上官麗卿微哂道:“用不著虛情假意,你我同門之情早已不存。”

상관려경이 비웃으며 말했다.

"가식적인 말은 하지 마시오. 당신과 나의 동문의 정은 진작에 존재하지 않소." 

就在這時,于謙疾奔而至肖錚面前,見他們衣衫不整,遍體傷痕,不由一怔。

바로 이때, 우겸이 질풍같이 달려와 소정의 면전에 이르렀다. 그의 의삼이 흐트러지고 곳곳에 상처를 입은 듯 보여 절로 멍해졌다. 

肖錚沉聲道:“于謙,事情怎樣了?”

소정이 침성으로 말했다.

"우겸, 일은 어떻게 되었느냐?" 

于謙答道:“各路英豪已在修羅王與少林、武當二派掌門人開導下,離開了泰山。”

우겸이 대답했다.

"각지의 영웅호걸들은 수라왕과 소림, 무당 이파의 장문인의 설득에 이미 태산을 떠났습니다." 

肖錚又道:“可曾見著神機羽士?”

소정이 또 말했다.

"신기우사는 보았느냐?" 

于謙道:“據修羅門下傳報,他已和北妖西怪一同逃離泰山了。”

우겸이 말했다.

"수라문하의 보고에 의하면 그는 이미 북요, 서괴와 함께 태산에서 도망쳤다고 합니다." 

肖錚一嘆道:“此人不除,勢將又起風波。”

소정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자가 제거되지 않았으니 또 풍파를 일으키겠구나." 

就在這時,修羅王已率領群雄奔了上來,望著肖錚拱手致歉道:“兄弟遲來了一步,致令盟主負傷,實是罪該萬死。”

바로 이때 수라왕이 군웅들을 이끌고 달려와서 소정을 바라보며 공수하더니 사죄의 말을 했다.

"형제가 한 발 늦게 와서 맹주께서 부상을 입게 되었으니 실로 그 죄는 만 번 죽어 마땅하오."   

肖錚道:“兄弟一時不察,誤中他的奸計,總算命不該絕。”

소정이 말했다.

"형제가 일시 불찰로 적의 간계에 당했지만 목숨은 끊어지지 않은 셈이오."

修羅王瞥了上官麗卿與孟紫瓊一眼,對肖錚道:“此二位想是令師妹與飄香谷主的師妹了?”

수라왕이 상관려경과 맹자경을 힐끗 쳐다보더니 소정에게 말했다.

"이 두 분은 영사매와 표향곡주의 사매인듯 하오만?" 

肖錚點了點頭,臉上呈現一片愁容。

소정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얼굴에 한 조각 근심을 떠올렸다.

修羅王一嘆道:“自古多情空遣恨,可嘆世人俱不能勘破此關,以致招來許多是非麻煩。”

수라왕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자고로 다정(多情​)은 쓸데없이 한을 남긴다 했소. 유감스럽게도 세상 사람들은 모두 그 관문을 넘지 못하여 허다한 시비와 말썽을 초래하는 것이지요."  

肖錚接道:“總歸是兄弟無能,此番事了,決定辭去盟主,再不過問江湖之事了。”

소정이 이어서 말했다.

"결국 형제가 무능했소. 이번 일이 끝나면 맹주를 사직하고 떠나서 다시는 강호의 일에 관여하지 않기로 결정했소."  

修羅王道:“此刻不是談論公務之時,兄弟已與千手神君聯名傳告盟友,明日重行集會,商談整頓本盟之事。”

수라왕이 말했다.

"지금은 공무를 논의할 때가 아니오. 형제는 이미 천수신군과 연명(聯名​)하여 맹우들에게 알렸소. 내일 다시 대회를 소집하여 본 맹의 일을 상의하기로 정하였소." 

話音一頓又道:“神機羽士善於利用人與人之間的矛盾,他知飄香谷主與孟女俠之間,因杜大俠之事,生有誤會,竟暗中將杜大俠害死,豈知令師妹禀性剛強,對肖兄亦有難於解說的誤會,竟唆使她冒名肖兄,做出許多天怒人怨之事,一方固是可破壞肖兄的名譽,二來藉此廣結黑道人物,妄想稱霸稱尊,可嘆許多同道,竟不知不覺附入其彀中!”

멈추었다 또 말했다.

"신기우사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모순점을 이용하기를 좋아했소. 그는 표향곡주와 맹여협 사이에 두대협의 일로 인해 오해가 생긴 것을 알고 암중으로 두대협을 살해하였소. 영사매의 품성이 강직하여 소형에 대해 역시 설명하기 힘든 오해가 있음을 알고 그녀로 하여금 소형의 이름을 사칭하도록 교사하여 허다한 천인공노할 일을 저질렀소. 한편으로는 소형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두번째로는 흑도인물들과 인연을 넓혀 무림을 독패하려는 망상을 했던 것인데 유감스럽게도 많은 동도들이 부지불식간에 그 올가미에 걸려들고 말았소이다."  

上官麗卿道:“你滿嘴胡說。”

상관려경이 말했다.

"온통 헛소리 뿐이군." 

修羅王笑了笑道:“苦海無邊,回頭是岸,人孰無過,知過能改,善莫大焉。”

수라왕이 웃으며 말했다.

"고해(苦海​)는 끝이 없지만 고개만 돌리면 피안(彼岸​)이라오. 사람은 누구나 과오가 없는 사람이 없지만 잘못을 알고 고칠 수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것이 있겠소?" 

孟紫瓊哼了一聲道:“你不用倚老賣老,在此說教,本座心如鐵石,向不信那些詭言惑眾之語。”

맹자경이 흥, 하더니 말했다.

"당신은 여기서 설교하며 늙은 티를 내어 대접받으려 하지 마시오. 본좌의 마음은 철석과 같아 이렇게 대중을 현혹시키는 말은 믿지 않소."

就在這時,倏聞杜君平一聲大喝,嗆啷一聲將璇姑手中的長劍震落。璇姑驚呼一聲,撤身暴退。

바로 이때 갑자기 두군평이 일성대갈하더니 창, 하며 선고 수중의 장검을 떨어뜨렸다. 선고는 놀람에 찬 외침을 지르더니 거칠게 물러났다.

上官麗卿倏地一聲震喝道:“不用打了,隨我走。”身形躍起,往崖下疾奔而去。

상관려경이 갑자기 떨리는 음성으로 소리쳤다.

"싸울 필요없다. 나를 따라 오너라." 

신형을 솟구치더니 절벽 아래로 달려갔다. 

璇姑見師父走了,連劍也不拾,跟隨奔去。杜君平並未追趕,緩步朝肖錚行來。

선고는 사부가 달아나는 것을 보자 검조차 주워들지 않고 뒤따라 달려갔다. 두군평은 결코 뒤쫓지 않고 천천히 소정을 향해 걸어갔다. 

孟紫瓊見大勢已去,反手將髮髻拉開,縱聲一陣格格狂笑,揮劍將一頭青絲割下,往地下一扔,跟著手臂一抖,長劍竟被震斷成二截,扔去劍柄,轉身朝崖下狂奔而去。 飄香谷主聞她那充滿悲憤的笑聲,知她心中十分悲痛,不自覺地流下兩行清淚來。

맹자경은 대세가 이미 기울었음을 보더니 손으로 머리를 풀어내리고 깔깔, 하며 광소를 터뜨리고는 검을 휘둘러 머리카락 한 쪽을 잘라내어 땅에 던졌다. 뒤이어 팔을 떨쳐내어 장검을 부러뜨린 후 검자루를 던져버리고 몸을 돌려 절벽 아래를 향해 미친 듯 달려갔다.  표향곡주는 그녀의 비분이 가득한 웃음소리를 듣자 그녀의 마음이 몹시 비통함을 알고 자기도 모르게 두 줄기의 눈물을 흘렸다.

修羅王道:“今晚總算禍害已除,人人無恙,可喜可賀。”

수라왕이 말했다.

"오늘 밤 화근이 없어진 셈이고 사람들이 별 탈이 없으니 다행이오."  

只聽崖下一人接口道:“元兇在逃,未來隱憂正多,怎說禍害已除?”

절벽 아래에서 누군가 대꾸하는 말소리가 들렸다.

"원흉이 달아났으니 미래의 보이지 않는 걱정거리가 많은데 어찌 화근이 제거되었다 말씀하시오?"  

修羅王聽出是千手神君的嗓音,哈哈笑道:“你外號千手神君,如何眼睜睜地任令那魔頭逃去?”

수라왕은 천수신군의 목소리임을 알아차리고 하하, 웃으며 말했다.

"당신의 외호가 천수신군인데 무엇 때문에 눈을 빤히 뜨고 그 마두를 달아나게 하였소?" 

只見人影連閃,千手神君、華山三鶴、妙手書生、青衫劍客以及祁連山主、雪嶺居士等人已上崖來。

인영이 연이어 번쩍하더니 천수신군, 화산삼학, 묘수서생, 청삼검객 및 기련산주, 설령거사 등의 사람들이 절벽으로 올라왔다. 

千手神君搶前兩步,朝肖錚拱手道:“請恕兄弟擅專,已傳下鬼頭令判,著令丐幫追查神機羽士的下落,日內必有消息。”

천수신군이 두 걸음 앞으로 먼저 나서더니 소정에게 공수하며 말했다.

"형제가 멋대로 귀두령판을 전한 것을 용서하시오. 개방으로 하여금 신기우사의 소재를 조사하도록 하였으니 수 일내로 필시 소식이 있을 게요."

肖錚忙拱手還禮道:“東方兄處置得宜,兄弟十分感激,何言擅專二字。”

소정이 급히 공수하여 답례하며 말했다.

"멋대로 했다니 그 무슨 말씀이시오. 동방형이 처리를 잘 하셨으니 형제는 몹시 감격하오." 

千手神君道:“盟主太客氣了。”肖錚一聲長嘆又道:“兄弟自覺無能,愧對朋友,更兼身中火毒,必須擇地養傷,會盟之事,要偏勞東方兄與郭兄了。”

천수신군이 말했다.

"맹주께선 너무 겸손하시오." 

소정이 장탄식 하더니 또 말했다.

"형제는 무능하여 친구들에게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소. 또한 몸에 화독(火毒​)을 입어 적당한 곳을 찾아 요상을 해야 하니 맹의 대회는 동방형과 곽형이 수고를 해주시오." 

修羅王道:“兄弟忝為副盟,此乃理所當然之事,盟主只管請便。”

수라왕이 말했다.

"형제가 부끄럽게도 부맹주이니 그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맹주께서는 얼마든지 편하신대로 하시구료." 

肖錚一個羅圈揖,莊容道:“盟友們大部分都在這裡了,兄弟決從此刻起,辭去盟主之責,再不過問天地盟之事。”千手神君道:“江湖禍患未已,天地盟任重道遠,盟主怎可輕卸肩?”

소정이 돌아가며 한번씩 포권을 하여 읍하더니 장엄한 얼굴로 말했다.

"맹우들 대부분이 이곳에 있으니 형제는 지금부터 맹주의 직책을 사임하고 천지맹의 일에 다시 관여하지 않기로 결정했소."

천수신군이 말했다.

"강호에 환난이 아직 그치지 않아 천지맹의 책임이 무겁고 갈 길이 먼데 맹주께서는 어찌 어깨의 짐을 내려놓으려 하시오?"

華山三鶴、青衫劍客等人亦齊聲道:“往日的誤會今已大白,盟主正該大展經倫,為武林同道造福,豈可中途撤身?”

화산삼학, 청사검객 등 역시 일제히 말했다.

"지난 날의 오해는 이제 밝혀졌으니 맹주께서는 마땅히 무림동도의 복됨을 위해 경륜을 펼치셔야 합니다. 어찌 중도에서 물러나실 수 있겠습니까?" 

肖錚長嘆一聲道:“長江後浪推前浪,兄弟自覺老朽無能,豈可再戀盟主之位,務盼各位體諒區區的苦衷。”

소정이 장탄식하더니 말했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치는 법이오. 형제는 무능한 늙은이임을 스스로 알고 있는데 어찌 맹주의 자리에 더 연연하겠소? 여러분께서는 보잘 것 없는 나의 고충을 이해해주시기를 바라오." 

修羅王已聽出他話中之意,對千手神君丟了一個眼色,又對杜君平呶了呶嘴,朗聲笑道:“盟主既已決心退隱,兄弟也不便強留,明日大會盟友之時,兄弟自有道理。”

수라왕은 그의 의중을 알아차리고 천수신군에게 한번 눈짓하며 또 두군평을 향해 입을 삐죽내밀더니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맹주께서 이미 은퇴를 결심하셨으니 형제도 더 억지로 붙잡지는 않겠소. 내일 맹우대회에서 형제가 방법이 있소."

肖錚似乎心意已了,招手叫過于謙道:“咱們這就走吧。”

소정은 마치 마음이 다한 듯 우겸을 손짓해서 불러 말했다. 

"우리는 지금 떠나도록 하자."  

又把杜君平叫到跟前,正容吩咐道:“你父仇未報,前途艱險正多,諸事務必聽從幾位前輩的指導,好自為之,莫負為師一番苦心。”杜君平心中甚覺茫然,唯唯聽命。

또 두군평을 앞으로 불러 표정을 가다듬고 분부했다.

"네 부친의 원수는 아직 갚지 못했고 앞길은 힘들고 위험한 일이 많을 것이다. 모든 일은 반드시 몇 분 선배들의 지도를 잘 듣고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여 사부의 고심을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 

두군평은 마음 속으로 몹시 어쩔줄 몰라하며 그저 예예, 하고 명을 들었다. 

此時藥中王聞人可已將阮玲的腿傷包紮,由王珍扶著行了過來。

그때 약중왕 문인가가 완령의 다친 다리를 싸매어 왕진으로 하여금 부축하게 하여 건너왔다. 

肖錚見後,似乎突又想起了什麼,隨對聞人可道:“兄弟已決心退隱,尚有幾樁未了之事,意欲請兄台代勞,尚望不可推辭。”

소정이 보더니 돌연 무언가 생각난 듯이 문인가에게 말했다.

"형제는 이미 은퇴를 결심했네만 아직 몇 가지 해결이 안된 일이 있어 형이 대신 해주시기를 부탁드리려 하니 거절하지 마시기를 바라오."  

聞人可望了阮玲一眼,冷笑道:“你把事情推得一干二淨,都叫旁人代勞,未免太不近人情。”

문인가가 완령을 한번 바라보더니 냉소하며 말했다.

"당신은 일을 모조리 다른 사람에게 미루어 대신 하게 하니 인지상정에 어긋난다고 하지 않을 수 없소."  

肖錚輕籲一聲道:“兄台哪知兄弟此刻苦衷,自經此次變故後,兄弟已無顏再見江湖同道了。”

소정이 나직이 휴, 하더니 말했다.

"형이 형제의 지금 고충을 어찌 알겠소. 이번 변고를 겪고나니 형제는 이미 강호동도들에게 낯을 들 수가 없소." 

說著竟不待聞人可回答,偕同于謙飄然躍下岩去。

말을 하고나서 문인가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우겸과 함께 표연히 바위 아래로 뛰어내려갔다. 

杜君平呆呆立著,心中甚是感慨,只覺師父的言語中,充滿了傷感,知道他心中所受的刺激甚深,一則此事起因於男女之間的愛恨紛爭,而且對方的首腦人物又是他師門中人,且是學藝時青梅竹馬之交,真叫他有口難辯。

두군평은 멍하니 서서 마음 속으로 매우 감개무량함을 느꼈다. 사부의 말에 비애가 가득 차 있음을 느끼고는 그의 마음 속에 받은 충격이 몹시 크다는 것을 알았다. 첫째로 그 일은 남녀간의 애정과 원한으로 야기된 분쟁이고 게다가 상대방의 수뇌인물 또한 그와 함께 무예를 배웠던 죽마고우였던 사문의 사람이었으니 정말 그는 유구무언이었던 것이다.   

飄香谷主見肖錚行去,幾度欲言又止,終於未發一語,只是臉上表情似哭非哭,似笑非笑,不斷抽搐,極是難看。 要知飄香谷主在江湖上,享譽極隆,歷代谷主,均不得論嫁娶,謝紫雲天生麗質,國色天香,邂逅乾坤雙絕後,彼此過從甚密,以致江湖上謠言極多,更不幸的是杜飛卿於肖錚當選盟主以後,竟突然中毒死去,於是有心之人便乘機添枝加葉,把謠言傳得更是有聲有色。

표향곡주는 소정이 떠나는 것을 보며 몇 번 말을 하려다가 말더니 끝내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다만 얼굴의 표정은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아닌 것이 끊임없이 실룩거리며 몹시 일그러져 있었다. 표향곡주는 강호상에서 극히 두터운 명성을 누려왔다. 역대 곡주는 매 한가지로 시집가는 것을 논하지 못하였다. 사자운은 빼어난 자질을 타고났고 매우 아름다웠는데 건곤쌍절을 만난 이후 서로 깊이 교제하여 강호상에 뜬소문들이 많이 생겼다. 불행히도 소정이 맹주에 당선된 이후 두비경이 독에 당해 죽게되자 그 기회를 틈타 누군가에 의해 없던 내용이 덧붙여져 헛소문이 더욱 그럴 듯하게 전해지게 되었다. 

謝紫云自問清白,究竟難堵那悠悠眾口,此番泰山之會,自己的同門師妹,更明白指出此事,確令她心中痛苦已極。 如說是謝紫雲對乾坤雙絕,並無一絲情感,那也是欺人之談,不過君子之交發乎情而止於禮,絕無一絲暖昧卻是事實。 此刻見肖錚萬念俱灰,雄心盡失,當眾退出江湖,心中自是十分難受。 她知肖錚乃是極其剛強之人,若不是所受刺激極深,絕不致悄然退出江湖,也惟有她才能體念出對方內心的沉痛,本想上前勸慰一番,但又自覺人言可畏,竟不敢造次。

사자운은 스스로 결백했지만 어쨌든 수 많은 입을 막기는 어려웠다. 이번 태산 대회에서 자기의 사문 사매가 그 일을 분명히 집어내자 확실히 그녀의 마음 속 고통이 더욱 심해지게 하였다. 만약 사자운이 건곤쌍절에게 결코 한 오라기의 정감도 없었다고 한다면 그것도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군자의 사귐은 정을 불러 일으키더라도 예로써 그치는 것이니 절대 조금도 애매한 것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지금 소정이 모든 의욕을 상실하고 웅심을 잃어버려 대중 앞에서 강호를 물러나겠다고 하는 것을 보자 몹시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소정이 원래 극히 굳센 사람이라 만약 큰 충격을 받지 않았더라면 절대 조용히 강호를 떠날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임을 알았다. 상대의 침통한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서야 앞으로 나아가 위로를 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또 사람들의 뒷말이 무서워 감히 그러지를 못했다.

場中之人,正自感懷之際,一位白眉者和尚,飄然行上岩來,對著飄香谷主雙手合什,口宣佛號道:“施主別來無恙?”

장중의 사람들이 감회에 젖어있을 때 한 명의 백미화상이 표연히 바위에 올라왔다. 표향곡주에게 합장을 하고 불호를 외더니 말했다.

"시주는 별고 없으셨습니까?"

飄香谷主一見那老和尚,鼻子一酸,熱淚奪眶而出,悲聲道:“師兄……”

표향곡주가 노화상을 보더니 코가 시큰해지고 뜨거운 눈물을 왈칵 쏟으며 비통하게 말했다.

"사형..." 

老和尚低宣了一聲佛號道:“孟施主自感罪孽深重,已然皈依我佛,痛贖前行,谷主不用難過了。”

노화상은 나직이 불호를 외더니 말했다.

"맹시주는 스스로 죄업이 무겁고 깊은 것을 알고 이미 우리 부처님께 귀의하였다오. 앞으로 뼈저리게 속죄할 것이니 곡주께서는 괴로워하실 필요없소이다."  

飄香谷主道:“小妹自感有違祖師遺訓,此番回谷,亦當面壁十年謝罪。”

표향곡주가 말했다.

"소매는 사조의 유훈을 어겼으니 이번에 곡으로 돌아가면 십 년간 면벽으로 사죄를 하겠습니다." 

老和尚低宣了一聲佛號道:“那倒用不著,咱們走吧!”

노화상이 나직이 불호를 외더니 말했다.

"그러시겠다면 어쩔 수 없지요, 우리 갑시다!" 

飄香谷主點了點頭,轉身對修羅王等福了福道:“妾身自感門規不整,愧對同道,不敢再居副盟,伏乞諸君見諒。”

표향곡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돌려 수라왕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첩신이 문규를 바로 다스리지 못하여 동도들께 부끄럽습니다. 감히 부맹주를 더 맡지 못하니 엎드려 여러분들의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修羅王神色一整道:“谷主不必自責,這事不能怪你的。”

수라왕이 신색을 정히 하며 말했다.

"곡주는 자책하실 필요없소. 이 일은 당신을 탓할 수 없소." 

飄香谷主唉聲一嘆,繞緩往前行去。 阮玲腿骨折斷,剛剛上藥接好,由王珍扶著,緩緩而行。

표향곡주는 휴, 하며 탄식하더니 천천히 앞으로 걸어서 떠나갔다. 완령은 다리뼈가 부러져 지금 막 약을 쓰고 잘 이어놓아서 왕진의 부축을 받아 천천히 걸어갔다.   

那王珍見杜君平呆呆立著,未發一語,心中大是不樂,嬌聲招呼道:“平哥,泰山事了之後,務必來趟飄香谷啊。”

왕진은 두군평이 멍하니 서있는 것을 보고 한 마디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교성으로 소리쳤다.

"평오빠, 태산의 일이 끝나면 꼭 표향곡으로 한번 오세요." 

杜君平行前幾步道:“玲姊腿傷未癒,途中多加珍重。”

두군평이 앞으로 몇 발자국 걸어가며 말했다.

"령누님의 다리 상처가 아직 낫지 않았으니 도중에 더욱 몸조심하거라."

阮玲嫣然一笑道:“我可不是閨閣千金,些微傷勢還能挺得住。”

완령이 생긋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규방의 따님도 아니니 이 정도 사소한 상처쯤이야 버틸 수 있어요."  

杜君平從認識她交往以來,就沒有見過今晚這般嬌媚,不禁一呆。

두군평은 그녀를 알고 사귄 이래로 오늘 밤과 같은 이런 애교를 본 적이 없어 절로 멍해졌다.  

阮玲見他呆呆看著自己,臉上一熱道:“不用送了,泰山事了可別忘了來飄香谷。”

완령이 그가 멍하니 자기를 쳐다보는 것을 보자 얼굴이 뜨거워져 말했다.

"배웅하실 필요없어요. 태산의 일이 끝나면 표향곡에 오는 것을 잊지마세요." 

杜君平才如夢初醒,道:“這個自然,這裡事情一了,小弟一定專程趕來便是。”

두군평이 비로소 꿈에서 깨어난 듯 말했다.

"그건 당연하오. 이곳의 일이 끊나면 소제는 반드시 달려가겠소."  

木然目送阮玲姊妹行去。

멍한 눈으로 완령자매가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修羅王揚聲說道:“諸位同道俱請到中嶽廟歇息,明日咱們重開盟友大會。”

수라왕이 큰 소리로 말했다.

"동도 제위께서는 모두 중악묘로 가서 쉬십시오. 내일 우리는 맹우대회를 다시 엽시다." 

群雄齊聲答應,紛紛行下崖去。

군웅들은 일제히 대답하고 분분히 절벽을 내려갔다. 

千手神君一拍杜君平肩頭笑道:“自今而後,你要身負重任,務必好自為之。”

천수신군이 두군평의 어깨를 두드리더니 웃으며 말했다.

"지금 이후부터 네가 중임을 맡게 될터이니 반드시 스스로 알아서 처리해야 한다." 

杜君平不知他所指何事,含糊點頭道:“謹謝前輩訓誨之言。”千手神君哈哈一陣大笑。

두군평은 그가 가리키는 것이 어떤 일인지 알지 못하여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선배님의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천수신군이 하하, 하며 일진대소를 터뜨렸다. 

華山三鶴正待行來與杜君平敘話,聞千手神君之言,齊聲道:“平兒,快謝過東方前輩。”

화산삼학이 두군평에게 다가와서 말을 걸려다가 천수신군의 그 말을 듣고 일제히 말했다.

"평아, 속히 동방선배님께 감사드려라." 

杜君平素來信服師尊,聞言雖覺茫然,但仍依言對千手神君深深一揖。

두군평은 평소부터 사존(師尊​)을 믿고 따랐다. 그 말을 듣고 망연함을 느꼈지만 여전히 그 말대로 천수신군에게 깊이 읍을 했다. 

只聽暗影中有人噗嗤一笑道:“明天身登盟座之時,可不能再這般愣頭愣腦。”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한 사람이 풉, 하고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

"내일 맹주의 보좌에 올랐을 때도 또다시 그렇게 멍청하면 안돼요." 

杜君平這才會過意來,回頭一看,只見易曉君一臉笑容,朝他行了過來,方待開聲說話。

두군평은 이제서야 의미를 알게되어 고개를 돌려 보았다. 역효군이 웃으며 그를 향해 걸어와 막 말을 하려고 하였다.  

側面突又傳來一陣大笑,只見王宗漢與李俊才並肩行了過來,同聲大笑道:“杜兄,可還記得當年九洲鏢行的舊友?”

측면에서 돌연 일진의 대소가 들려오더니 왕종한과 이준걸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이구동성으로 크게 웃으며 말했다.

"두형, 당시 구주표항의 옛 친구를 기억하시오?" 

提起鏢行,杜君平突又想起厲若花,心中頓覺茫然,不自禁的嘆了一口氣。

표항을 거론하자 두군평은 돌연 여약화를 떠올렸다. 마음 속으로 망연함을 느껴 저도 모르게 탄식을 금할 수 없었다. 

耳際突然傳來藥中王的傳音道:“老朽不能在此久耽,今晚便得回山,切記勿負你師厚望,還有謝谷主的一番苦心……”

귀에 돌연 약중왕의 전음이 들려왔다.

"오늘 밤 산으로 돌아가야 하니 늙은이는 여기서 오래 지체할 수 없다. 네 사부의 간절한 바램을 저버려서는 안된다는 것을 꼭 기억하거라. 또한 사곡주의 한 가지 고심도..." 

杜君平心情突感沉重起來,只覺父仇、師長的寄望,朋友的熱愛、女友們的痴痴深情,一件一件地往身上壓來,大有顧此失彼的感受。

두군평은 마음이 돌연 침중해지는 것을 느꼈다. 부친의 원수, 스승과 어른들이 거는 기대, 친구들의 뜨거운 우정, 여자친구들의 깊은 정, 하나하나가 몸을 눌러와서 하나를 돌보다가 다른 하나를 놓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此際天色已現微明,金色的陽光由遠山背面透射出來,映得漫天金霞燦爛。 杜君平迎著晨風深吸了一口氣,神智頓覺一清,大步趕上眾人,朝中嶽廟行去。 (全書完) 

이때 날은 이미 밝아오고 있었다. 금색의 햇살이 먼 산의 뒤쪽을 뚫고 온 하늘에 금빛 노을을 찬란하게 비추었다. 두군평은 새벽 공기를 한 모금 깊이 들이마시자 신지(神智​)가 곧 맑아지는 것을 느꼈다. 큰 걸음으로 중인들을 따라잡아 중악묘를 향해 걸어갔다.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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